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제약분야 남북협력에 있어 단기적으로는 인도적 의약품 지원과 함께 북한 의약품 정보를 상호교류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제약공장 설립에 이르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지난 1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한라홀에서 개최된 2018 대한약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 '제5차 서리풀 미래약학포럼-약료 및 제약분야 남북협력-'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희귀필수의약품센터 유경숙 차장은 이날 '통일시대를 위한 남·북한 의약품 분야 교류 협력방안'을 발표했다.
유 차장 발표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모든 부문 및 단위에서 과학기술과 생산, 지식과 경제의 일체화를 실현해 경제를 지식의 힘으로 운영, 발전하는 사회주의 지식경제로 일신'과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하고 있다.
보건의료와 관련해 2016년 제7차 당대회를 통해 2020년까지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을 채택해 향후 계획으로 △평균수명과 전염병 예방률 등 보건지표 목표를 선진국 수준으로 상정 △위생방역기관들을 현대화해 예방의학적 원칙 관철 △의사 담당구역제 강화를 통한 의료봉사의 질 개선 △최신 의학과학기술 적극 수용 및 개척 등을 통한 발전 △제약공장 및 의료기구공장 등 현대화 및 생산 보장 등을 수립했다.
유 차장은 "이러한 북한 내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북지원을 계속하는 해외동포에 의하면 2017년 최근까지도 병원에 국가가 공급하는 의약품이 거의 없고, 병원에게 국가가 공급한 의약품은 UN 등이 지원하는 에방주사약이 전부라고 한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산 의약품 신뢰가 낮은데, 이는 약국판매가 활성화되면서 중국 등 수입약에 비해 북한약이 질적인 측면과 함께 포장 등 외형에서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한다"며 "이러한 북한약에 대한 불신으로 동일성분·규격의 북한약보다 20배 이상 고가로 유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차장은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 제약산업은 GMP 인증 교육을 WHO 공동으로 실시하는 등 더욱 적극적으로 현대화와 생산성 증대를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이는 2005년 국제기구의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북한 중단 요구 이후 산업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한 개발협력으로 방향을 전환하려는 정책의 흐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희귀필수약센터는 이러한 배경에서 남북 공동의 의약품 교류협력을 위한 단기, 중장기 방안을 제안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의약품 인도적 지원 재개 및 유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치·군사적 상황 변화에 관계 없이 지속적 인도적 지원이 진행되도록 정부 차원의 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
지원품목은 현재와 다르게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포괄적 규정으로 지원불가 품목을 정하고, 그외 품목을 지원할 것을 제시했다.
북한 의약품 정보의 상호 교류도 언급했다. 현재 북한에 사용되는 약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수요의약품을 교류를 통해 확인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약전, 의약품목록집의 DB 교류 및 공동활용하는 세부 방안을 함께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제약공장 건립 및 설비 현대화 지원과 개발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차관 등 정부지원으로 고도기술 공정 혹은 대규모 제약공장 설립 지원 및 기술이전과 함께 평스공장(평양스위스 합영)과 같은 '합영제약사 건립' 등을 들었다.
또한 의약품 공급 시스템 현대화 관련 사업 모색, 민간단체 중심 제약공장 현대화 지원, 북한 경제특구나 경제 개발구 중 한 곳을 제약산업 특화로 발전하는 방안 모색, 고려약(천연물)에 대한 R&D 협력과 제품 공동개발, 주사기 등 일회용 의료용품 위탁생산 등을 함께 제안했다.
그외에도 제약관련 종사자 의약품 생산품질기준 교육 및 인력교류와 의약품 관련 협정 체결(의약품 제조 품질기준 상호신뢰·인정, 남한 퇴장방지약 위탁생산 모색) 등도 방안으로 제안됐다.
희귀필수의약품센터 윤영미 원장은 "최근 북한과의 관계가 교류로 진전되면서 남한과 다른 양태에 맞춰 지급돼야 할 의약품 상당수는 희귀·필수의약품이 될 것으로 본다"며 "센터도 이에 대비한 여러 고민들을 풀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약학회를 비롯해 유관단체와 북한 의약품 공급과 관리에 포괄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