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서울시약사회장 선거 당시, 사퇴를 놓고 후보자 간 금전 거래가 있었다. 그 돈을 지금의 총회 의장이 전달했다.’
26일 대한약사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재빈 의장과 관련된 이 사건과 관련된 약사회 임원 1명과 지부장 1명도 함께 제소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했다.
관련된 2인은 김종환 현 서울시약사회장과 최두주 현 대한약사회 정책기획실장이다.
그동안 대한약사회 윤리위원회가 약국 불법행위나 개인에 대해 결과 발표도 아닌 제소 문제를 자료 배포까지 하면서 전면적으로 알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조찬휘 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던 최두주 정책기획실장의 제소는 어떤 면(?)에서는 약사사회의 충격을 전하고 있다.
지금 왜, 이 문제가 불거지나
2012년 서울시약사회 선거 당시, 최두주 후보가 중도 포기하면서 이에 대한 대가로 김종환 후보에게 3천만원을 보상금으로 받았고, 이를 문재빈 의장이 전달했다는 것이 이 문제의 핵심 내용이다.
이를 제소한 김모 회원은 “후보매수는 공직선거는 물론 일반민간단체의 선거에서도 매우 엄격한 중죄”라고 전제하고 윤리위원회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 사안은 약사사회에서 소문으로 떠돌다가 수면으로 부상한 것은 지난 7월 18일 임시총회로 전영옥 대의원(성북구약사회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 발언했고, 이번 제소의 근거가 됐다.
당시 전영옥 대의원의 발언은 불신임 안건 등 주요 안건과는 별개의 사안이었고, 이 주장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었다.
3천만원 거래, 그 뒤에는 '동문 선거'
돈 문제가 약사회를 둘러싸고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지금, 3천만원의 거래 배경에는 '동문'이 작용하고 있다.
대한약사회 등 약사회 선거 대해 많은 흔히 '동문 선거'라는 말을 쓰곤 한다. 직접 선거를 치르는 약사회는 대한약사회장을 비롯해, 16개 시도약사회장 및 서울시 지역 약사회장 등 약사회장 선거에 약대 동문들의 입김과 지지가 절대적이다.
동문 입김은 대한약사회장 선거를 비롯, 서울, 경기 등 규모가 큰 약사회(지부)에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서울시약사회장의 선거에도 이 같은 동문 입김이 작용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약사회장 후보자 신분이었던 최두주 후보를 포함해 당시 여의도 모처에서 중앙대 약대 출신 선후배 약사 8명이 모여 최두주 후보의 사퇴가 논의됐다.
이 관계자는 “약사회 선거가 진행 중이었고 (약사회관) 1, 2층의 회장 자리가 같은 학교 출신이 되긴 어려우니, 2층, 즉 대한약사회장을 밀어주고 서울시약사회장은 다른 학교 출신 후보에게 양보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이 오가면서 최두주 후보에게 사퇴를 권하는 자리였다"며 "그 자리에서 최두주 후보가 사퇴를 결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 자리에는 대한약사회장 출신 원로약사부터 당시 대한약사회장 후보였던 조찬휘 회장도 동석해 있었다.
3천만원이 사퇴의 대가인지, 관례적 위로금인지 그 성격은 명확지 않지만, 당시 돈거래가 있었다는 것은 관계자들의 증언으로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문재빈 의장과 김종환 회장, 최두주 실장은 윤리위원회의 조사와 추후 상황을 지켜보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조찬휘 회장의 신축회관 1억원 가계약서 건과 연수교육비 유용 문제로 약사회가 도덕적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회원들은 이번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해 진다.
한편, 대한약사회 윤리위원회(위원장 신성숙)는 오는 28일 소위원회를 열고 이를 논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