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가 일부 군발성 두통 환자들에게서 기존 약물들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통증을 뚜렷이 완화시키는 효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美 일리노이州 시카고 소재 러시(Rush) 의과대학의 로렌스 로빈스 박사는 '아메리칸 저널 오브 페인 매니지먼트' 최신호에 공개한 논문에서 "군발성 두통 환자 10명 중 7명 정도는 보톡스를 주사받은 후 최소한 통증이 일부라도 경감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로빈스 박사는 "물론 보톡스가 군발성 통증에 보이는 효과를 보다 명확히 입증하기 위한 대규모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지만, 적어도 일부 환자들에게 보톡스가 상당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고 피력했다.
다만 보톡스의 군발성 두통 경감 효능이 명확히 입증되더라도 이를 주사받는데 상당한 비용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 치료법으로 보급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리라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주로 남성들에게서 발생하고 있는 군발성 두통(Cluster headaches)은 한쪽 눈 주위에서 갑작스럽게 매우 고통스러운 통증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는 증상이다. 두통 자체는 짧은 시간 동안 나타나지만, 주기적으로 증상이 발생하는 데다 때때로 하루종일 또는 수 일간에 걸쳐 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게다가 군발성 두통을 호소하는 이들 가운데 약 10%는 1년 이상 만성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발성 두통이라는 이름은 이 증상이 수주 또는 수 개월간에 걸쳐 몰려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하루 사이에 8차례나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이틀에 한차례만 발생하기도 한다. 반면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휴지기를 갖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군발성 두통에 주로 사용되어 온 약물들은 항고혈압제 베라파밀(verapamil)과 리튬(lithium), 코르티손(cortisone) 등이 꼽히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군발성 두통 환자들은 기존 약물들로 충분한 통증 경감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로빈스 박사팀은 보톡스 요법이 편두통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잇따랐던 것에 착안해 군발성 두통 환자들을 대상으로 보톡스의 효능을 측정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시험은 28~63세 사이의 남성 8명과 여성 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에게는 최소한 1회 이상 안면이나 관자놀이 부위에 보톡스가 투여됐다.
그 결과 만성적인 두통 증상을 보였던 7명의 환자들 가운데 1명은 뚜렷한(dramatic) 통증완화 효과가 3개월 동안 지속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3명의 환자들도 어느 정도(moderate) 통증이 완회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머지 3명에서는 별다른 통증 경감효과가 눈에 띄지 않았다.
발작적인 군발성 두통 증상을 보였던 환자들의 경우 1명에서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으며, 나머지 환자들도 어느 정도 경감효과를 보였던 것으로 관찰됐다.
부작용은 1명에서 눈꺼풀이 처지는 증상이 12일 동안 나타났으며, 일부에서 양쪽 눈에 작열감이 6일 동안 지속된 정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로빈스 박사는 "효능을 좀 더 확실히 입증하기 위해서는 보톡스를 투여하지 않은 대조그룹과 비교평가하는 방식의 후속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톡스를 장기적으로 사용할 때 안전성 문제도 보다 명확히 입증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