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이오 테크놀로지기업 엔존社(Enzon)의 주가가 12일 13% 뛰어올랐다.
이날 엔존株가 약진한 것은 쉐링푸라우社가 이 회사를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이 흘러나왔기 때문.
CIBC 월드 마켓社의 애널리스트 마라 골드스타인은 유럽에서 열린 한 헬스케어 관련회의에서 발표한 조사보고서를 통해 그 같은 가능성을 제기했다.
딴은 쉐링푸라우와 엔존이라면 이미 C형 간염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돈독한 팀워크를 다졌던 구면(舊面) 관계.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나스닥에서 엔존의 주가는 97센트(6%)가 오른 17.01달러에 마감됐다. 현재 엔조의 시가총액은 7억3,100만달러 규모이다.
그러나 양사 관계자들은 골드스타인의 언급에 대해 입장표명을 유보하는 반응을 보였다.
뉴저지州 브리지워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엔존은 페길化(pegylated) 기술로 주목받아 온 바이오테크 업계의 총아이다. 페길화 테크놀로지란 약물이 혈중에서 보다 오랜 시간 동안 약효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은 약물을 폴리에틸렌 글리콜(polyethylene glycol)이라는 화합물에 결합시켜 용해되지 않고 혈류 속을 순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쉐링푸라우측은 이 기술을 C형 간염 치료제 '인트론 A'(Intron A)에 접목시켜 효과를 끌어올리면서 오랜 시간 동안 효능을 나타내는 장용성 제제化하는데 성공했었다. 이것이 바로 '페그-인트론'(Peg-Intron).
쉐링푸라우는 이와 함께 리바비린(ribavirin; 상품명 '레베트론')이라는 또 다른 C형 간염 치료제로 발매 중이다. 리바비린은 환자들의 50% 이상에서 C형 간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이다.
C형 간염 치료제는 알러지 치료제 '클라리틴' 및 '클라리넥스'에 이어 쉐링푸라우의 매출 2위 거대품목. 올들어서만 현재까지 19억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렸을 정도다.
그러나 월街에서는 쉐링푸라우의 엔존 인수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피력하는 애널리스트들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존社의 아서 히긴스 회장과 절친한 것으로 알려진 한 소식통은 "엄청난 프리미엄이나 쉐링푸라우에서 일정한 역할이 보장되지 않는 한, 히긴스가 회사를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골드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지금 쉐링푸라우는 가까운 시일 내에 간판품목 '클라리틴'이 제네릭 제형들의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주가하락, 이익급감까지 예상될 정도로 불투명한 내년도 전망 등 현안이 산전해 있는 형편임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엔존은 페길化 기술을 사용해 개발한 항암제 '온카스파'(Oncaspar) 등을 발매 중이며, 대표적 항암제로 꼽히는 파클리탁셀에 대해서도 페길化 기술을 응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