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보플라틴(carboplatin) 단독투여법이 난소암에 1차 치료제로 충분한 효용성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즉, 카보플라틴만을 단독투여한 환자그룹의 생존률이 이 약물과 파클리탁셀을 병용투여했을 때와 유의할만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
카보플라틴 단독투여群은 또 병용투여群에 비해 부작용을 수반한 비율이 적어 항암 화학요법을 필요로 하는 난소암 환자들에게 1차 치료약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번에 공개된 연구결과의 요지이다.
영국 런던 소재 가이스병원 피터 하퍼 박사와 호주 시드니大 마틴 H. N. 태터솔 박사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17일자 '란세트'誌 최신호에 공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카보플라틴은 백금착제 항암제의 1세대에 속하는 시스플라틴 보다 신경독성이나 신장독성 등 부작용을 수반하는 비율은 적은 반면 항암효과는 낮은 편으로 알려져 왔던 약물이다.
이와 관련, 시스플라틴과 파클리탁셀을 병용투여하는 방식은 난소암 환자들의 생존률 제고에 최선의 치료법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 두 항암제들을 병용투여할 경우 탈모, 고열, 신경손상 등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해 왔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파클리탁셀과 카보플라틴 병용요법을 선택하는 의사와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연구팀은 카보플라틴 단독투여법과 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 병용투여법, 그리고 시클로포스파미드·독소루비신·시스플라틴 3종 항암제 병용투여법의 효능을 비교평가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지난 1995년부터 올초까지 8개국에서 총 2,074명의 난소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들 항암제들을 투여했던 것.
그 결과 전체적인 생존률은 환자들에게 투여된 약물들의 종류에 관계없이 대동소이한 양상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 기간 중 사망한 환자들은 1,300명 정도였다. 대체로 파클리탁셀과 카보플라틴 병용투여群이 3종 항암제 병용투여群이나 카보플라틴 단독투여群 보다 생존기간이 한달 정도 짧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시험에 깊숙이 관여했던 태터솔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난소암에 파클리탁셀을 반드시 1차 치료제로 사용해야 할 것인지에 의문을 갖게끔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클리탁셀의 효용 자체를 부인하려는 것이 아니라 먼저 카보플라틴 단독투여법을 사용해 보고, 차후에 파클리탁셀과 병용투여법 시도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카보플라틴과 파클리탁셀은 모두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가 각각 '파라플라틴'(Paraplatin) 및 '탁솔'(Taxol) 제품명으로 발매하고 있다.
시스플라틴의 브랜드명은 '플라티놀'(Platinol). '플라티놀'은 가격이 저렴한 제네릭 제형들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오늘날 난소암은 매년 16만5,000여명의 여성들에게서 발생하고, 이 가운데 70% 정도가 진단 후 5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