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약의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제약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현지의 임상시험 연구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시험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연구과정 중 많은 수의 환자들을 용이하게 충원할 수도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임상 3상을 진행하는데 3~5년의 기간이 소요되어 미국과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는 현실은 그다지 문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美 뉴저지州에 소재한 넥스메드社(NexMed)는 최근 중국에서 자사가 특허를 보유 중인 발기부전 치료용 크림에 대한 임상에 착수했다.
그러나 넥스메드측은 이 크림이 결코 중국시장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에서 진행한 임상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토대로 장차 미국에서 2,000만달러를 투자해 착수할 대규모 시험의 뼈대를 짜고,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데 목적이 있다는 것.
이 회사의 조셉 모우 회장은 "미국에서 400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는 예비시험의 경우 중국에서는 20,000달러면 충분하다"며 "메이저 제약기업들과 달리 우리에겐 이 정도의 비용절감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외국계 제약기업들은 중국 내에서 발매를 계획 중인 의약품에 한해 이 나라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었던 것에 비추어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지게 하는 대목인 셈.
중국 의사들의 경우 1인당 환자수가 서구 의사들에 비해 워낙 많아 다양한 질병을 앓는 환자들을 발빠르게 충원할 수 있다는 점도 오늘날 중국을 임상시험국가로 각광받게 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퀸틸社(Quintiles) 중국지사의 닐 퍼거슨 지사장은 "올해 중국 사업부의 실적이 15% 정도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州 샌디에이고 소재 시니웨스트社(Siniwest)도 최근 중국에서 유방암 및 궤양치료제에 대한 예비시험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캔서 테라퓨틱스社(Cancer Therapeutics)는 이미 한 항암제와 관련한 중국내 임상을 종결지었다. 이 회사측은 "복용량과 효능 등에 대해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FDA에 신약허가를 신청할 때 중국에서 진행했던 시험의 결과를 직접 제출하지는 않고 있다.
이에 비해 메이저급 제약기업들의 경우 지금까지는 중국에서 신약의 임상을 진행하는데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해 왔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험의 질 저하와 의약품 불법복제 가능성 등을 우려했기 때문.
피험자 보호 또한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분석이다. 몇 년전에는 중국학자들이 자국환자들을 대규모 DNA연구를 위해 착취했다는 이유로 외국의 한 유전자 치료법 개발팀을 고발했던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 거대 제약기업들 또한 후기단계 임상시험(초기임상 허가에는 복잡한 절차 필요함)을 위주로 중국 내에서 연구에 착수하는 사례가 증가일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로슈社가 글로벌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간염치료제와 항암제의 임상을 중국에서 진행 중에 있는가 하면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도 감염성 질환과 호흡기계 질환 등에 대해서는 중국 내 임상 진행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한편 중국의 환자들은 임상참여에 따른 대가를 직접 현금으로 지불받지는 못하고 있는 형펀이다. 그러나 시험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무료로 진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데다 각종 의약품들 또한 아무런 부담없이 접할 수 있어 오히려 임상시험 참여를 반기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