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과학과 설치 '지양해 달라' 공문에 경희대 고민
교과부 공문 보내…경희대 '이미 선발한 학생 반발 어떻게 하나' 딜레마
임채규 기자 darkangel@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9-11-03 13:31   수정 2009.11.03 14:32

교육과학기술부가 민원이 야기되고, 오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며 '약과학과' 등 보건의료계열 유사학과 설치나 운영을 지양해 달라는 공문을 지난 28일 각 대학에 보냈다.

공문을 통해 교과부는 최근 일부 대학에서 약학대학 내부에 '약과학과'를 설치·운영한 것에 대해 민원이 야기되고 있다고 밝히고, 약학대학 내부에 유사학과를 설치하거나 운영하는 것을 지양해 줄 것을 요청했다.

더불어 최근 대학에서 보건, 의료, 의학, 한방, 한약, 재활 등 보건의료 관련 학과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해 유사학과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같은 유사학과는 향후 국가시험 응시자격 인정여부에 대한 논란과 졸업 후 불법 의료행위나 학생 피해발생의 문제가 예상돼 유사학과 명칭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과부 관계자는 "약과학과 등의 설치나 운영을 지양해 달라는 공문을 모든 대학에 보냈다"고 설명하고 "이미 해당되는 학과를 설치하거나 운영한 경우 혼란이 없도록 자연과학계열 등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학과의 편제는 해당 대학이 학칙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고 밝히고 "편제를 바꾸는 것이 법이나 시행령과 관련된 부분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미 약과학과를 설립하고 신입생을 선발한 경희대는 고민에 빠졌다.

교과부의 공문은 해당 학과의 편제를 바꾸거나 다른 방법적인 대안을 찾으라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해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 또, 학과 편제는 대학이 결정하도록 되어 있어 어떤 형식이든 반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희대 약대 관계자는 "지양해 달라는 공문을 받은 다음 법률전문가 등을 통한 자문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약과학과' 운영에 대해 다른 조치를 취할 경우 학부모들이 가만 있겠느냐"면서 "편제를 만약 자연과학계열로 바꿀 경우 '학생과의 약속을 깼다'며 반발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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