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약가정책을 보는 시각과 국민 혜택
제약 '저가인센티브-동일약가,리베이트 근절-국민 이익 실효성 의문'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9-09-11 06:05   수정 2009.09.17 11:12

제약협회는 오늘(11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복지부의 유통선진화 TF팀 재참여 여부와 제약업계 자율 약가일괄인하, 리베이트 근절방안, 연구개발 고취를 위한 약가제도 등 현안을 논의했다.

이사회는  정부의 유통약가TF팀과 보건복지부장관이 한 날(9일) 다른 장소에서 리베이트 및 약가정책과 관련한 유화적인 발언을 쏟아낸데 대해 제약계가 어떤 카드를 내놓고 접근할 지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됐다.

제약협회는 이 자리에서 복지부가 운영중인 유통 약가선진화 TF회의에 참여키로 방침을 정했다 .

그러나 갈 길은 멀다.

제약협회와 제약사가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 대한 거부반응을 접고,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까. 또 정부는 목표를 일정 부분 수정할 수 있을까.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분위기 흘린 정부

업계는 새로 시작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일단 판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고 논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자는 정부의  입장이 나오기 이전에는 정부가 모양새만 갖춘 후  의도한 대로 진행시킬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지만, '이제는 끝이다'는 분위기에서 밀고 당기기의 여지가 남겨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일단  유통TF팀의 '시장경쟁원리 도입', '실거래가상환제 수정 불가피', '진행속도 조절', '국민 이익 대변' 등 4대 원칙 중 실거래가상환제도 개선과 시장경쟁원리 도입을 제약계와 관련한 핵심으로 보고 있다.

국민이익은 이 두가지가 어떤 방식으로 정해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약가인하 정책 추진 속도 조절론은 정해놓고 몰아붙이며 급박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은 다시 제약쪽으로 넘어왔다는 분석도 많다.

제약계가 어떤 마음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나서 정부를 어떻게 설득시키느냐에 따라 변화(조정)가 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그만큼 부담도 있다는 분석이다.

핵심은 저가구매인센티브제와 동일제제 동일약가다.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핵심이지만, 제약계도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내에서도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양측이 팽팽한 줄다기기만 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 제약계 내에서는  실거래가상환제도는 상품거래시 마진이 인정되지 않는 제도이기 때문에 저가구매인센티브로 개정해야 한다는 정부의 기본 시각에 대해 여전히 반대 기류가 강하다.

제약산업 고사 뿐 아니라 명분과 당위성이 희박하다는 것.

◆저가구매 인센티브는 절대 수용 불가

국내 보건의료체계상 요양기관에서의 수익은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수가로, 낮은 가격에 의약품을 구매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높은 가격에 청구해 얻는 이익은 부당한 이익이라는 게 제약계의 지적이다.

저가구매인센티브는 이런 부당이익을 법적으로 보전해주는 제도하는 것. 이 때문에 복지부가 2002년 2008년 도입을 시도했지만 국회에서 무산됐다는 시각이다.

제약계는 저가구매인센티브제는 실질적으로 약가인하 효과와 리베이트 근절에 대한 실효성이 많지 않고 국민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합병원 및 대형병원의 원내처방(20%)이 원외처방(80%)보다 적은 상황(2008년 현재 EDI 청구약제비 총액 10조 3천억 중 원내는 1조8천억으로 17.1%, 원외는 8조5천억원으로 82.9% 처방) 이기 때문이라는 것.

이 상황에서 요양기관이 1천원인 약제를 저가구입해 구입가대로 청구할 경우, 병원은 원내처방 의약품 20%에 대한 저가구매동기가 발생하나 처방의사는 구매권이 전혀 없고, 의원은 저가구매할 의약품이 거의 없지만 양측 모두 리베이트 필요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약국은 원외처방 약에 대해 저가구매 동기가 있으나 상품명 처방하에서 저가구매권 미약)

특히 병원이 연평균 10%를 저가구매한다고 했을 경우 약가인하 효과가 발생하나 처방의사를 대상으로 한 양성화된 학술지원규모가 폭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1회 조정시마다 약값은 4-5% 인하(평균 병원 할인율 10%, 약국 할인율 3% 적용시)될 수 있으나 리베이트도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1천원 약제를 저가구입해 1천원에 부당청구할 경우도 병원은 이면계약을 통해 저가구매인센티브보다 더 큰 약가마진을 취할 가능성이 높고 병원과 제약사 간 이면계약으로 약가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제약계의 분석이다. 

즉 저가구매인센티브제는 동일제제 동시인하라는 불합리한 약가인하만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렇게 될 경우 약가인하를 피하기 위한 이면계약 등 신종 유통부조리 가능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많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공장 신규투자 포기, 생존을 위한 출혈경쟁과 대량신약 및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생산기지 해외 이전, 불합리한 약가인하를 피하기 위한 고가의약품 시장재편 등 많은 역작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 문제는 환자. 정부에서는 저가구매인센티브를 통해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입원환자의 경우 요양기관이 얻을 수 있는 마진의 액수에 따라 보험약값 본인부담금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며 혼란이 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구매력이 강한 대형병원 경우 본인부담금은 싸질 것이고 구매력이 약한 소형병원의 본인부담금이 커짐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의 양극화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이는 환자들의 약가 불신 및 보험제도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요양기관의 본인부담그 청구에도 많은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제약계가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 시행에 앞서 쌍벌제 등의 법제화와 의사 및 요양기관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없을 경우 리베이트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온 바탕이다.  

업계 한 인사는 "저가구매인센티브는 분명 문제가 있고 정부가 내세우는 시장경쟁과 국민 이익에도 안 맞는다. 종합병원이나 대형병원보다는 의원급에서 원외처방이 많이 나가는 데 의원급은 입찰을 하지 않는다. 정부가 하는 목표 자체는 일부에서 충족될 뿐"이라며 "자칫 국한된 부분의 의약품과 일부 특정기관에 대한 특혜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약가제도 보완통해 얼마든지 문제해결

제약계는 동일제제(성분 함량 제형) 동일약가와 관련해서도  원료합성의약품, 특허 도전 제네릭의약품에 대한 약가우대, 제네릭의약품의 신속한 보험시장진입 유인동기 등을 위해 특허만료의약품(100-80%) 약가우대(72%) 제네릭의약품(68%) 등 현행제도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재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의약품 등재시 제네릭의약품 가격을 오리지날 대비 50-60% 수준으로 하향조정하고, 동일제제 동일가격 원칙에 의해 오리지날도 현행 80%에서 50-60%로 조정한다면 제약사들은 감당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른 관계자는 "지금 약가인하 기전이 몇개 인지도 모른다는 말들이 많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데 외자 제약사들도 특허만료의약품 가격이 더 내려가고 또 다른 약가인하 기전들이 추가되면 국내에서 약을 들여 올 수 없고 활동할 수도 없다는 우려가 많다.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너무 심하게 몰아붙이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저가구매인센티브제 및 동일제제 동일약가 모두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정책이라는 것 때문에 정부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대원칙에는 큰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제약계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이 정부로 갔다는 애기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역으로 제약계로 온 형국이 됐다.  이제는 반대만 할 수 없게 됐는데 자칫 잘못하면 명분과 실리도 다 잃을 수도 있다"며  "제약계도 산업을 아끼고 정책이 바로 서게 하려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오해부분이 있으면 풀어주고 잘못된 정책이 있으면 바꾸어야 한다.정부도 정말로 국민을 위하고 산업을 위하는 정책이라면 귀 귀울이며 정당성과 명분을 갖고 실현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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