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전의 협심증藥 주목
라놀라진, 내년 중반경 허가신청 전망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1-05-28 06:57   
미국에만 환자수가 약 7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협심증은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개발되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일부 환자들은 2~3가지 약물을 병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심한 복부통증으로 인해 심지어 진공청소기로 방을 청소하거나 자신의 배우자와 함께 걷는 일 조차 힘겨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일 정도다.

그러나 美 의사회(AMA)의 주관으로 열린 한 학술회의에서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기전의 협심증 치료제가 기대되는 결과를 나타냈다는 내용이 공개되어 주목되고 있다.

화제의 약물의 이름은 라놀라진(Ranolazine).

펜실베이니아州 필라델피아 소재 템플大 의대에 재직 중인 심장병 전문의 마크 D. 테임즈 박사는 "라놀라진이 기존 치료제들에 수반되는 부작용을 경감시켜 주는 작용도 지니고 있는 새로운 개념의 협심증 치료제"라고 말했다.

이 약물을 개발한 CT 테라퓨틱스社는 2002년 중반경 FDA에 이 약물의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들은 협심증 환자들을 치료할 때 베타차단제·칼슘채널 차단제·질산염 등의 약물들과 함께 협소해진 심장혈관을 확대하는 수술을 병행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약물들은 상당한 부작용을 동반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 예로 베타차단제의 경우 우울증·발기부전·천식 등이 발생할 확률을 증가시키고, 일부 환자들에게서는 발목이나 다리가 부어오르는 증상까지 수반하고 있다.

또 막힌 혈관을 확대하는 우회수술(bypass surgery)을 받았을 경우에도 환자의 4분의 1 정도는 1년 이내에 협심증이 재발하고 있다.

테임즈 박사는 "따라서 라놀라진이 허가를 취득할 경우 베타차단제 등의 약물이나 수술로 효과를 보는 데 실패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놀라진은 한마디로 심장의 연비를 개선시키는 기전으로 작용하는 약물. 즉, 혈류량 감소로 인해 심장이 충분한 양의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면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연료(즉, 지방과 혈당)를 제대로 연소시킬 수 없게 된다.

그런데 라놀라진은 심장이 연료를 좀 더 효율적으로 연소시키도록 도움을 주는 기전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테임즈 박사의 설명이다. 필요로 하는 산소량을 줄이면서 동시에 체내 다른 곳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뜻.

테임즈 박사는 "임상에서 라놀라진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플라시보 투여群에 비해 운동시간이 1분~1분 30초 연장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의 연구팀은 라놀라진과 다른 협심증 치료제들을 병용시키는 방식의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테임즈 박사는 "연구결과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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