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항생제 페니실린을 투여받은 후 알러지 반응이 일어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의 80% 이상이 오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자가진단'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美 미주리大 의대 앨런 R. 살킨드 교수는 '美 의사회誌'(JAMA) 16일자 최근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페니실린 알러지 반응을 보인 전력이 있다고 밝힌 환자들의 의료기록을 검토하고, 피부 알러지 테스트를 실시해 본 결과 이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자신을 알러지 양성반응자로 잘못 이해하고 페니실린 투여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걱정을 붙들어 매더라도 무방한 케이스라는 것이다.
페니실린이나 페니실린類 약물들은 흔히 가장 선호도가 높은 항생제로 꼽히고 있다. 다른 항생제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데다 부작용이나 약물내성을 유발하는 사례도 드물기 때문.
살킨드 교수는 "그러므로 환자가 자신에게 페니실린 알러지가 있다고 말하더라도 의심이 가면 즉석에서 피부테스트를 시행할 것을 의사들에게 권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페니실린을 투여받은 후 1시간이 지나서 호흡곤란 증세를 느꼈다고 말하는 환자라면 확실히 알러지 병력을 지닌 사람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페니실린 처방을 피해야 하겠지만, 투여 후 3일이 지난 뒤에야 두드러기가 나타났다고 말하는 이들은 알러지 양성반응자로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피부테스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살킨드 교수는 "최근 40여년 동안 수행된 14건의 관련 연구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항생제 반응에 대한 기억에 의존해 자신이 페니실린 알러지 병력이 있다고 언급한 환자들의 80~90%는 실제로 피부 알러지 테스트를 행하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즉, 항생제에 의해 유발됐다고 오해하는 증상들은 대체로 항생제를 처방토록 했던 질병 자체에 원인이 있거나 아예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페니실린 투여 후 복통이나 두통이 일어나면 막연히 알러지라고 믿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알러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페니실린 알러지 환자로 분류될 수 있는 이들은 전체 인구의 2~5%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