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을 치료하고 심장마비 재발을 막는데 사용되고 있는 베타차단제 메토프롤롤이 혈관이 막히는 증상의 진전속도를 늦춰 동맥경화와 뇌졸중을 예방해 주는 효과를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메토프롤롤이 동맥경화 발병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웨덴 말뫼大 병원에 재직중인 보 헤드블라트 박사의 연구팀은 3일 발간된 '美 심장협회誌: 서큐레이션' 최근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3년 동안 연구를 진행한 결과 저용량의 메토프롤롤을 꾸준히 복용토록 한 그룹에서 경동맥(頸動脈)을 막는 플라크의 축적량이 40%나 감소하면서 뇌졸중 발생위험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 경동맥이 플라크나 혈전에 의해 막히면 뇌졸중이나 조직손상 등이 발생하게 된다.
헤드블라트 박사팀의 연구는 49~70세 사이의 남·녀 793명을 대상으로 수행됐다. 연구 참여자들은 목 부위 혈관에 플라크가 축적되어 있으나, 중증의 경동맥 질환이 발병했다는 징후는 나타나지 않은 유형에 속하는 이들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플루바스타틴, 메토프롤롤 또는 플라시보를 투여했다. 일부 참여자들에게는 플루바스타틴과 메토프롤롤이 함께 투여됐다. 연구팀은 시험에 착수한 시점과 투약 후 18개월 및 36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각각 초음파를 사용해 참여자들의 동맥 내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메토프롤롤이 경동맥이 막히는 증상이 진전되는 속도를 둔화시켜 주는 효과를 나타냈음이 확인됐다. 메토프롤롤을 투약한 그룹은 또 심장마비와 뇌졸중 발생률, 사망률 등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드블라트 박사는 "뇌졸중 등을 예방하기 위해 메토프롤롤 투약을 권고할 수 있기 위해서는 후속연구를 통한 보완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면서도 연구결과에 크게 고무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美 노스웨스턴大 의대에서 신경학 교수로 재직중이면서 뇌졸중 예방프로그램 책임자를 겸하고 있는 마크 J. 알버트 박사는 "연구결과가 사실이라면 매우 주목되는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베타차단제 투약을 통해 고혈압을 치유하면서 동맥경화와 뇌졸중 발병도 예방할 수 있는 '윈-윈 효과'를 도모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