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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세포치료는 줄기세포나 면역세포 등을 체외에서 배양한 뒤 손상된 부위에 이식해 치료 효과를 유도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식된 세포 생착률, 면역 거부 반응, 대량 생산 어려움 등 여러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외부 세포를 주입하지 않고, 환자 자신의 체내에 존재하는 고유 세포를 자극해 재생을 유도하는 '생체 내 재생(in vivo regeneration)' 전략이 차세대 치료 방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접근 핵심에는 '인공아체세포(Artificial Blastema Cell, ABC)' 기술이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인공아체세포 기반 재생치료 기술개발사업단(단장 허정임)은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인공아체세포 기반 재생치료 기술개발사업단 연구성과 교류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기존 줄기세포 기반 재생치료 한계를 넘어선 차세대 개념인 인공아체세포(ABC) 기술의 가능성이 집중 조명됐다.
아체세포(Blastema)는 도마뱀, 도롱뇽 등 일부 양서류에서 꼬리 등이 잘린 후 재생되는 과정에서 관찰되는 미분화 세포를 말한다. 손상 부위에 형성되는 이 세포는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해 재생을 유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인공아체세포는 자연적 아체세포 개념을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에 적용하기 위한 인공적 접근이다.
특히 이날 행사 패널토론은 인공아체세포 기반 재생치료제 연구개발 전략 및 미래' 라는 주제로 과학자, 임상의, 기술사업화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인공아체세포 기반 재생의료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오갔다. 좌장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장환 책임연구원이 맡았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차혁진 교수,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조인호 단장, 건국대 줄기세포재생공학과 조쌍구 교수, 분당차병원 김민영 재활의학과 교수는 패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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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치료 본질은 생체 내 재생 촉진…ABC가 그 방향을 열어야”
김장환 책임연구원은 "기존 재생의학은 외부 세포를 주입하는 세포치료제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인체 내 고유 세포 재생 능력을 자극하는 생체 내 직접 유도형 접근이 주목받고 있다"며 "ABC는 인체 조직에서도 이와 유사한 재생 기전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ABC는 단순히 새로운 세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생체 내 재생을 촉진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차혁진 교수는 ABC 개념의 과학적 정립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ABC는 고전적인 줄기세포나 유전자치료제와는 다른 접근으로, 인간에게 퇴화된 재생 기전을 다시 활성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글로벌 재생의학 흐름 역시 외부 세포 주입에서 벗어나, 생체 내 잠재 재생 능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현재 ABC와 유사한 개념은 다양한 장기 특이적 재생 모델에서도 적용되고 있으며, 개념 증명(PoC)을 향한 국제적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인호 단장은 이번 인공아체세포 기반 재생치료 기술개발사업단이 단순 기초연구가 아니라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는 임상 지향형 사업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획 단계부터 ABC 팩터 발굴을 전제로 출발한 사업이며, 조기에 해당 팩터를 찾아내 이를 연구자 간에 공유하고 확산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 단장은 "ABC 팩터는 일본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확립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술 핵심 요소인 'OSKM(Oct4, Sox2, Klf4, c-Myc)'과는 달리, 국산 독자적 팩터로 개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OSKM 팩터는 성체 세포를 초기화해 만능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데 사용되는 대표적인 전사인자 조합이다. 세포 전환 과정 중 중간 단계에서 특정 재생 능력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BC 팩터는 손상 부위에서 재생세포 유사 상태를 유도할 수 있는 단백질, 유전자, miRNA 등으로 구성된 재프로그래밍 유도인자를 의미한다.즉, 이러한 팩터의 존재 여부와 세포 내 작용 메커니즘, 안전성, 특이성을 규명하는 것이 ABC 기술 상용화 성공을 좌우할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클리니컬 니즈 명확…ABC 팩터, 세포 및 조직 특이적 접근 필요”
김민영 교수는 임상 현장의 현실을 들어 ABC 기술 실제 적용 가능성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절단 환자를 자주 보지만, 상처 부위에 어떤 팩터를 바른다고 해서 손가락이 재생될 것이라 기대하긴 어렵다"며 "재생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해당 조직과 장기에 맞는 '조직 특이성(tissue specificity)'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재생의학은 기존 약물로 해결되지 않던 난치성 질환, 특히 중추신경계 손상, 유전 질환, 난치암 등에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면서 "ABC 팩터는 환자 체내에 존재하는 내재 재생능력(endogenous regenerative capacity)을 자극하는 접근이므로, 앞으로 더 임상 현장과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쌍구 교수는 ABC 기술 특허 전략과 관련한 산업적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ABC 기술은 기존 OSKM보다 진보된 특허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ABC 팩터는 반드시 '신규성(novelty)'을 갖춘 독자적 인자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해당 팩터를 각 연구자가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총괄-세부 과제가 연계되어 공동으로 검증하는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 교수는 "야마나카 팩터(OSKM)는 이미 세계적으로 범용화돼 있기 때문에, 동일한 인자를 활용해서는 지적재산권 확보에 한계가 있다"라며 "사업단이 존재 의미가 있으려면 반드시 새로운 ABC 팩터 발굴이라는 핵심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장환 책임연구원은 "ABC는 단순한 실험 개념이 아니라, 생체 내에서 실제로 재생이 일어나는 기전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적 인터페이스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초연구, 임상적 검증, 사업화 전략이 통합적으로 설계된 팀 구조와 철학 아래서 움직일 때 비로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학계 관계자도 "재생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세포의 플라스티시티(cellular plasticity)를 회복해, 재생 가능한 상태로 전환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를 가능하게 해줄 신호나 조합을 찾는 것이 이번 ABC 사업단의 핵심 과제"라고 평가했다. 세포 플라스티시티는 세포가 기존 정해진 분화 상태에서 벗어나 다른 세포 유형으로 전환되거나, 역분화 또는 재분화가 가능한 유연성을 의미한다.
이어 그는 "인공아체세포는 특정한 세포 유형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생체 내 재생을 촉진할 수 있는 기술이나 방법론을 모색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라며 "OSKM 같은 팩터도 하나의 후보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재생을 유도할 수 있는지"라고 덧붙였다.
사업단 허정임 단장은 "이번 연구성과교류회는 미래 재생의료 패러다임을 선도하기 위한 실질적인 협력과 혁신의 장이 됐다"라며 "인공아체세포 연구가 난치성 퇴행성 질환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는 핵심 기반기술로 확대 발전해, 인류 건강한 삶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초청강연 세션에서는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조인호 단장이 연사로 나서, 재생의료 분야 발전을 위한 범부처 차원의 전략과 주요 성과를 공유했다. 메디라마 문한림 대표는 '기초 세포 과학 기반으로부터 임상적 가치 창출까지'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기초 연구자들에게 임상 전환을 위한 방향성과 전략적 제언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사업단에 참여 중인 주관연구책임자들이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인공아체세포의 신규 유도인자 발굴 및 기전 분석 △생체 내 직접 리프로그래밍을 통한 장기 특이적 인공아체세포의 발견 △효율적이고 안전한 생체 내 부분적 역분화 리프로그래밍 기술소개 △간 질환을 대상으로 한 인공아체세포 기반 재생 치료 기술 개발 △줄기세포 유도를 위한 분자 기반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재생기술 연구 등이다.
또한 도전적인 R&D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제정된 '인공아체세포 길잡이 펭귄상'시상도 함께 진행됐다. 단체상은 동국대학교 김종필 교수가 주관하는 ABC 재생치료 기술 연구팀이 수상했다. 개인상은 포항공과대학교 이찬웅 박사과정생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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