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토피피부염, "지겨운 가려움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박창욱 교수, "생물학적제제·JAK 억제제 등 신약 통해 완치…민간요법 등에 현혹되지 말아야"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9-14 06:00   수정 2023.09.14 12:26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에서 지난 6일 만난 세브란스 병원 피부과 박창욱 교수는 생물학적제제, JAK 억제제 등 치료제의 발달로 아토피피부염도 완치가 가능한 시대라고 말했다. © 약업신문

“효과적인 치료제들의 개발로 아토피피부염은 이제 완치에 가깝게 치료가 가능해진 만큼, 포기하지 말고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세브란스 병원 피부과 박창욱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은 생물학적제제 및 JAK 억제제와 같은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완치가 가능해졌다면서  민간요법에 현혹당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토피피부염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질환에 대한 인지도 및 이해도가 부족해 효과적인 치료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증상은 바로 ‘가려움’이다. 2021년 중증아토피연합회에서 아토피피부염 환자 67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환자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아토피피부염의 치료 목표는 ‘가려움 완화(29.9%)’다.

생물학적제제, JAK 억제제 등 아토피피부염 신약이 지속적으로 도입되고, 최근 보험급여도 확대되는 등 아토피피부염 치료 환경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

약업닷컴은  14일 ‘세계 아토피의 날’을 맞아 박 교수를 만나 아토피피부염 질환의 특성과 효과적인 치료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인터뷰는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 박 교수 연구실에서 진행됐다.

Q. 아토피피부염의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
아직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유전적인 체질과 환경적인 원인, 그리고 면역학적인 변화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가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다면 50% 정도는 자녀에게도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환경적인 원인으로 인해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Q. 아토피피부염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환경적 원인에 의해 발병이 되기 때문에 환경의 악화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아토피피부염의 병인 중 하나로 피부를 구성하는 피부 장벽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꼽을 수 있으므로 피부 장벽의 이상을 회복하는 보습 치료를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면역학적인 변화를 회복시킬 수 있는 국소 스테로이드제, 국소 칼시뉴린억제제(면역억제제) 등 두 가지 치료제를 사용한다.

Q. 사람들이 아토피피부염에 대해 잘못 알고 있거나 오해하는 것이 있나?
아토피피부염이 심해지만 피부 병변에서 진물이 나올 수도 있다. 진물이 나오면 다른 사람에게 감염될까봐 걱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다음은 ‘스테로이드 포비아(phobia)’다.  스테로이드를 기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토피피부염은 장기적으로 재발하기 때문에 국소 스테로이드, 먹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그럴 경우 일부 환자들은 스테로이드 사용을 안 하려고 한다.  국소 스테로이드는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치료제다. 스테로이드도 전문의의 관리, 감독 하에 사용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마지막으로 아토피피부염의 50% 이상은 초등학교 졸업할 때 사라지고, 그 중 반 이상은 성인 되기 전에 사라지는 걸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경적인 요인과 함께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재발성 아토피피부염이 증가하고 있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방심해선 안 된다.

Q.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고 민간요법을 먼저 시도하는 경우도 많다는데?
아토피피부염은 일시적으로 앓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악화 요인 및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재발된다. 만성적으로 재발할 때 스테로이제  등을 쓰게 된다. 이의 부작용을 우려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사용하는 환자들이 더러 있다.

실제로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들 중 민간요법을 시도하다가 상태가 매우 심하게 악화되어 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검증된 치료법 외에 민간요법을 사용하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환자분들에게 꼭 강조하고 싶다.

Q.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있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면?
예전에는 조기 진단이나 치료에 크게 초점을 두지 않았었다.  최근 참석한 국제아토피피부염학회(ISAD, International Society of Atopic Dermatisis)에선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논의됐다. 그 이유는 아토피피부염은 알레르기 질환으로 합병증으로 알레르기 비염, 천식 등 다양한 질환과 연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아토피피부염뿐만 아니라 아토피와 연관된 질환들을도 빨리 조절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알레르기 질환으로, 알레르기 비염, 천식 등과 같이 합병증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아토피피부염뿐만 아니라 연관된 질환들도 빨리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과거에 비해 현재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있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난치성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이전에는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많지 않았다. 최근 생물학적제제, JAK 억제제와 같은 약이 개발되면서 이전에 치료가 잘 되지 않았던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실제로 가려움 증상이 심한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환자 중 가려움을 참지 못해 눈 주위를 긁다가 안구 손상이 발생해 망막박리, 백내장 등의 중증 안구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심한 경우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이런 환자에게 생물학적제제나 JAK 억제제를 사용한 후 드라마틱하게 가려움증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Q.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사용하는 치료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현재 아토피피부염에 사용되는 표적 치료제는 크게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로 나눌 수 있다. 대표적인 생물학적제제로는 듀피젠트, JAK 억제제는 린버크, 시빈코, 올루미언트를 예로 들 수 있다. 기전상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에는 차이가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IL-4, IL-13이라는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특정 사이토카인을 확실하게 막아주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JAK 억제제는 사이토카인으로 인한 염증 반응 신호의 통로 역할을 하는 JAK를 억제해 사이토카인에 의한 이상 면역반응을 한 번에 차단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2주 1회 주사로 투여하고, JAK 억제제는 1일 1회 경구 복용한다.

생물학적제제의 경우 2017년 FDA 승인 이후 현재까지 효과에 대한 6년 이상의 장기적인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JAK 억제제는 2021년 식약처 승인 후 지난해 5월부터 보험급여가 적용돼 1년 이상의 국내 처방 경험이 쌓여 있는 상태다.

Q. 주로 어떤 환자들에게 JAK 억제제를 처방하는지?
생물학적제제가 변화의 첫 시작점이었다면, JAK 억제제는 그 시작을 좀 더 확장시키는 역할을 했다.

생물학적제제의 단점은 주사제라는 점이다. 반면 JAK 억제제는 경구용이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보다 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주로 자주 내원하기 어려운 환자나 주사를 싫어하는 중증 환자에게 JAK 억제제를 처방한다.

일부 JAK 억제제는 생물학적제제보다 효과가 높고,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 조절이 시급한 환자들에게 사용하고 있다.

Q. 아토피피부염 치료 환경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부분 혹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현재 우리나라는 3년 이상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고 중증도가 EASI 23점 이상인 성인 및 청소년 환자 중 기존에  쓰던 약제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만  생물학적제제와 JAK 억제제에 대해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다.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가 급여의 제한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의사로서 안타깝다.

또한 현재 보험급여 기준에 따르면, JAK 억제제와 생물학적제제를 교체 투여할 경우 급여가 지원되지 않는다. 이 점도 안타깝다. 건선은 신약 간 교체 투여 시 급여가 적용되는데, 아토피피부염은 신약이 출시된 지 얼마되지 않아 그런 것 같다. 앞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아토피피부염은 만성적으로 재발한다.  ‘한 번에 치료를 끝낼 수 있다’는 민간요법 등에 현혹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과 전문의, 알레르기 전문의와 함께 보습제나 국소 연고제와 같은 기본적인 치료를 지속하면 완치에 가깝게 좋아질 수 있다.

이런 치료제로 치료가 잘 안되는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환자들도 생물학적제제, JAK 억제제와 같은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나오면서  완치에 가깝게 치료가 가능해진 만큼, 포기하지 말고 치료를 받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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