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고 피임률 '피하 이식형 피임제', 편리성·안전성 두루 갖춰"
팔 안쪽 삽입까지 5분 내 완료…"임신 원하면 언제든 제거 가능"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6-05 06:00   수정 2023.06.08 15:27
최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산부인과 이정렬 교수는 임신을 원하지 않을 경우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효과적인 피임 계획을 세우라고 당부했다.  © 약업신문

 가임기(15~40세) 여성 2명 중 1명은 올바른 피임방법을 알지 못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2021’에서 만 15~40세 여성을 대상으로 피임 실천 및 행태에 대해 물어본 결과, 성관계 시 본인과 파트너가 피임을 항상 하는 경우는 41.5%, 대부분 하는 경우는 32.0%, 대체로 피임을 실천하고 있는 경우는 73.5%로 나타났다.

평소 피임 실천 방법으로는 콘돔이 77.1%로 가장 높았고 질외사정 38.4%, 월경 주기법 20.9%, 경구피임약 18.0% 등이 그 뒤를 이었다(중복 답변 가능).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 교수는 질외사정과 월경주기법은 올바른 피임방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약업닷컴은 최근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이 교수를 만나 제대로 된 효과적인 피임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Q. 피임의 중요성과 피임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계획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되면, 임신 기간 아이를 키우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게 될 뿐만 아니라 출산 후 양육하는 데 있어 충분한 재정적, 심리적 능력이 뒷받침(support)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청년의 시기 혹은 그 보다 더 어린 청소년 시기에 계획하지 않은,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면 자기 성장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임신으로 인해 경제적, 사회적 발전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태어날 아이에게도 이어진다. 그리고 너무 어린 나이에 임신이 될 경우, 적절한 산전 관리(Prenatal care)가 이뤄지지 않아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따라서 의학적, 사회적으로 본인과 태어날 아이에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피임이 매우 중요하다.

Q. 피임법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피임법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피임 효과다.

대표적인 피임 방법의 종류로는 임플라논과 같은 삽입형 피임제, 경구형 피임제와 흔히 접할 수 있는 차단형 피임제, 콘돔이 있다. 피임 종류 그 효과도 다양하다.

경구형 피임제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실패율이 낮은 편이지만 규칙적인 복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질적으로는 실패율이 높은 편이다. 콘돔도  이론적으로는 실패율이 낮은 편이지만 정확한 착용 방법을 모를 때, 자신이 원할 때만 착용하거나 불량 제품을 사용할 경우 실패율이 높아질 수 있다.

피임 실패율이 아주 낮은, 높은 수준의 피임법으로는 삽입형 피임제인 장기지속형 가역적 피임법(long-acting reversible contraception, LARC)이 있다. LARC는 피하 삽입 방법과 자궁내 삽입 방법, 두 종류다.

피임 효과별로  나열했을 때,  가장 우수한 피임 법은 LARC이다.  이어 경구형 피임제, 콘돔 순이다.

한편, 질외 사정법 같은 경우에도 많은 사람들이 피임의 한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이는 피임이라고 할 수 없다.  질외사정은 성관계 도중 남성 성기에서 나오는 분비물인 ‘쿠퍼액’에 포함된 정자만으로도 임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올바른 피임 방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 조사를 통해 확인해 보면,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피임법을 묻는 질문에 질외 사정법이라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다.  정확한 피임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월경 주기법 또한 피임법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수준의 선택지다. 정자가 여성의 생식기관 내에서 1주 이상 생존이 가능하므로 배란일이 불규칙적으로 변한 경우 피임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Q. LARC에 대한 소개와 시술 방법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LARC는 한 번의 시술로 3~5년간 장기간 피임이 가능하며, 원하면 언제든 제거할 수 있다. LARC의 실패율은 굉장히 낮다. 경구피임약은 일반적으로 사용했을 경우 피임 실패율이 8%, 제대로 복용했더라도 0.3%인데 반해 체내 삽입형 피임약은 최대 0.2%에 불과하다.

특히 임플라논과 같은 피하이식형 피임제는 시술 후 1년 이내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게 된 확률이 0.05%로 보고된 바 있다.

시술방법은 피하 삽입과 자궁내 삽입이 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단순히 장치만 삽입하는 것이 아니라 삽입된 장치에서 호르몬이 배출되면서 피임 작용을 유발하는 원리다. 호르몬으로 배란을 억제하고, 정자의 자궁 경부 통과를 방해함으로써 피임이 이뤄진다.

피하 삽입제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팔의 안쪽 부위에 시술하는 방법으로, 제거하지 않는 이상 빠질 위험이 없기 때문에 보장된 기간동안 피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Q. LARC 두 가지 종류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두 종류 모두 효과가 좋은 피임 방법이라는 점이 큰 장점이다.

자궁내 장치는 장치가 유실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자궁이라 함은 결국 밖과 연결돼 있는 곳이기 때문에, 언제든 질 밖으로 빠져나올 가능성이 있다. 장치가 유실됐는데, 이를 모르고 있다면 피임이 된다고 믿고 있다가 피임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피하 이식형은 완전히 몸 내부에 있기 때문에 유실될 가능성이 매우 적다. 

Q. 자궁내 삽입 장치의 경우 성경험이 없는 여성 및 10대 청소년도 사용이 가능한가?
이론적으로 사용은 가능하다. 하지만 성경험이 없을 경우 시술 시 통증이 심할 수 있다. 또한 청소년의 경우 아직 자궁의 발달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국소 마취가 아닌 수면 마취가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은 문화·정서상 질과 자궁에 무언가 삽입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굉장히 크다. 성경험과 출산 경험 여부에 관계없이 자궁내 장치를 삽입한다는 측면에서 거부감을 느끼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심리적 거부감으로 자궁내 삽입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피하 이식형 피임제를 추천할 만하다.  피하에 삽입하는 장치는 자궁내 삽입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에게 알맞고 삽입 후 유실 가능성이 없다.  

Q. 피하 이식형 피임제의 삽입과 제거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외부 노출과 접촉이 가장 적은, 팔 안쪽 부위에 만져질 정도로 얇게 삽입한다.  이 위치가 일상생활에 가장 영향을 주지 않는 부위이고. 관리와 제거가 쉽기 때문이다. 교체할  때도  처음 위치에 다시 넣는다. 몸에 넣는 시술이다 보니, 그 과정에서 약간의 출혈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매우 드물고, 대부분의 시술 과정은 크게 어렵지 않다.

삽입하는 데는 1분, 제거하는 데는 2분 정도 소요된다. 실제 준비 과정까지 길어도 5분 이내에 끝난다.

Q.피하 이식형 피임제 시술과정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는 없는지?
몸에 어떤 물질이 들어간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피하이식형 피임제는 길이 4cm, 두께 2mm의 작은 크기고, 실제 시술에서 느끼는 고통은 일반 주사를 맞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소 마취 후 시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마취 주사 외에는 특별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Q. 피하 이식형 피임제의  피임 작용 원리는?
피하이식형 피임제는 호르몬을 통해 피임이 이뤄진다. 각 장치에서 방출되는 호르몬이 배란을 억제하는 것이 첫 번째 피임 원리이다. 두 번째 원리는 호르몬을 통해 자궁 경부의 점액 성질을 변화시켜 정자가 자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 피임 작용을 한다.

결국 원리는 경구형 피임제와 유사하다. 경구형 피임제도 호르몬을 통해 배란을 억제하고, 이를 통해 피임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먹지 않고 피하에 혹은 자궁에 삽입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셈이다.

Q. 피하 이식형 피임제 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무월경을 경험하기도 하고 비정기적인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인위적으로 배란을 억제하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영원히 월경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불안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완전한 오해다. ‘배란을 막는다’는 의미는 배란된 난자가 어딘가로 배출돼야 하는데, 그 배출을 막는 것이 아니다. 난자의 배란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몸에 어떠한 무리도 주지 않는다.

그리고 삽입형  피임을 지칭하는 LARC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 번째 약자인 R을 의미하는 리버서블(Reversible; 뒤집을 수 있는)은 제거하면 언제든 가임력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즉, 임신을 원해서 피하이식형 피임제를 제거해도 배란이 멈춰서 임신이 불가능해지는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닐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피하이식형 피임제로 인해 불임이 되는 확률은 거의 0%에 가깝다.

피하이식형 피임제는 호르몬 제제이다보니 호르몬제를 복용했을 때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피부 트러블, 감정 변화, 체중 증가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은 피하이식형 피임제뿐만 아니라 호르몬 제제인 경구형 피임제, 자궁내 삽입 장치를 사용할 경우에도 흔히 발생한다. 시술 부위의 출혈이나 시술 과정에서의 부작용은 극히 적은 확률로 발생할 수도 있다.

Q. 마지막으로 덧붙여 주실 말씀이 있다면?
원치 않는, 계획되지 않은 임신은 본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도 좋지 않고, 그런 중에 태어난 아이 또한 겪어야 할 많은 시련과 문제들이 있다. 성장하고 발전해야 할 청년의 시기에 이러한 임신으로 발목 잡히지 않기 위해, 피임은 반드시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 드리고 싶다.

또한 피임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피임법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얻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만 믿고 피임을 했다가 피임에 실패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피임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아 충분한 상담을 통해서 효과적인 피임 계획을 세울 것을 당부드린다. 
 

전체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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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2   2023.06.23 22:31
    ‘성장하고 발전해야 할 청년의 시기에 이러한 임신으로 발목 잡히지 않기 위해’ 이런 표현은 불편하네요. 비단, 청년 시기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라고 보여지고… 보다 성숙한 생각과 책임에 대한 교육이 선행적으로 필요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