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에 손상이 생기고, 이를 통해 발생하는 편측마비, 언어장애 및 의식장애 등의 신경학적 이상을 말한다.
뇌졸중은 크게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출혈(출혈성 뇌졸중)로 나눌 수 있다. 뇌경색은 전체 뇌졸중의 약 80%를 차지하는데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뇌조직이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해 뇌세포가 죽는 경우를 말한다. 크게 뇌혈전증, 뇌색전증, 열공성 뇌경색으로 분류한다.
뇌출혈은 뇌로 가는 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해 뇌 손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출혈 주위의 뇌 조직이 파괴되고, 출혈로 인해 생기는 혈종(피의 덩어리) 때문에 뇌가 한 쪽으로 밀리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뇌 압력이 상승해 이차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어 뇌출혈은 뇌경색보다 더 치명적일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발생 부위에 따라 지주막하 출혈과 뇌내 출혈, 경막하 출혈 등으로 구분한다.
뇌졸중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음주, 비만 등 조절 가능한 인자와 나이, 인종, 성별 등 조절할 수 없는 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이에 본지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김치경 교수를 만나 뇌졸중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뇌졸중 치료의 최신 지견 및 의료현장의 애로사항, 뇌졸중 치료와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한 이유 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Q.. 뇌졸중이란 어떤 질환인가요?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에 이상이 생겨 급성으로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하는 병을 말합니다. 뇌혈관 이상은 크게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요.
증상은 팔다리 마비, 언어장애, 발음장애, 의식 저하 등이 있어요. 모든 뇌졸중은 급성이라고 보면 되는데 특이한 건, 다른 질환과 달리 ‘중’으로 끝나는 질환인데 한국, 중국, 일본 모두 동일한 용어를 사용한다는 거죠.
Q. 환절기나 겨울철에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로 구분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뇌출혈은 실제로 겨울에 많이 발생합니다. 국내 데이터를 봐도 겨울에는 응급실을 방문하는 뇌출혈 환자가 훨씬 많아요.
그 이유는 혈압의 변동 폭이 크기 때문입니다. 겨울은 추운 밖에 있다가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하는 등 체감하는 온도 변화가 큰 계절이죠. 급격한 온도 변화로 말초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의 변동을 유발하고, 혈관이 터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 거죠.
반면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은 탈수, 동맥경화, 고혈압 등 유발 요인이 다양합니다. 환절기에는 온도 변화가 너무 심해서, 여름에는 탈수되기 쉬워서 뇌경색이 발생할 수도 있죠. 즉 뇌경색은 계절에 따른 위험요인이 따로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Q.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어떻게 되나요?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은 특정 시간 안에 혈관을 뚫어줘야 합니다. 그 시간을 대체로 6시간 이내라고 말씀 드립니다. 과거에는 3시간이었는데 의료기술의 발달 등으로 골든타임이 조금씩 늘고 있어요. 그래서 4.5시간이 됐다가 지금은 6시간이 된거죠. 다만 증상에 따라 최대 24시간까지 치료할 수 있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조금이라도 빨리 병원을 방문한다면 그만큼 치료 효과도 훨씬 좋다는 겁니다. 병원에 온다고 바로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여러 검사로 해야 하고, 실제 뇌졸중이 맞는지 평가도 해야 하는 등 거쳐야 할 과정들이 적지 않거든요.
치료 성적은 한 시간 단위로 뚜렷하게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할수록 부작용 우려도 적고 효과는 더 좋아지겠죠.
Q. 뇌졸중은 재발이 잦은 편인가요?
과거에는 확실히 재발률이 높았습니다. 10년 전 데이터를 보면 3개월 이내 재발률이 약 10% 수준이었는데요. 최근에는 술기 및 약물 등이 좋아지면서 3개월 이내 재발률이 5% 이내까지 줄었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그럼에도 여전히 재발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질환이라는 겁니다. 뇌경색이든 뇌출혈이든 갑자기 뇌혈관이 손상 받아 생기는 게 아니에요. 굉장히 오랜 기간 여러 위험인자 및 안 좋은 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손상 받은 게 터지거나 막히는 거거든요.
따라서 치료를 했다고 해도 이미 누적된 손상들은 없어지지 않아요. 따라서 예방적 치료를 하고 약물을 투여해도 재발할 여지는 늘 있는 거죠.
평생 꾸준한 관리 및 예방이 중요한데, 특히 발병 초기에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이때는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Q. 최근 10년 간 뇌졸중 사망률은 절반 가량 줄었습니다. 사망률이 줄면서 이제는 장애율을 낮추는 게 관건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은 확실히 줄었습니다. 과거에는 한국인 10대 사망원인 중 암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는데, 최근에는 암, 심장질환, 폐렴에 이어 4위입니다. 순위가 많이 내려왔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후유 장애를 줄이는 쪽으로 초점을 많이 맞추고 있죠. 모든 뇌졸중 한자들이 장애가 남는 건 아닙니다. 뇌졸중 환자의 절반 정도는 치료 후 후유 장애가 거의 남지 않는 경증 환자들입니다. 남은 절반의 환자들은 후유증이 있는데 이들 역시 모두 심한 후유증이 남는 건 아닙니다.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수 있는 후유 장애 환자는 전체 환자 중 대략 2~30% 정도 수준입니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수명은 는 만큼 이분들은 장애를 안고 남은 여생을 보내야 합니다. 따라서 삶의 질 측면을 고려해 최대한 후유 장애가 없거나 적은 상태가 되도록 치료를 하는 게 최근 치료 경향입니다.
Q. 최근 주목받는 시술법은 무엇인가요?
최근에 가장 각광받는 시술은 골든타임 내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혈관 재개통 시술입니다. 약물을 투여, 혈관 내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술과 기구를 이용해 동맥 내로 접근, 혈전을 제거하는 동맥내 혈관 제거술이 있습니다.
사실 심장혈관에서는 과거부터 굉장히 많은 시술이 이뤄지고 있었는데 뇌혈관은 심장혈관 대비 시술 부작용도 컸고 접근도 어려워 사실 기술 개발이 굉장히 더딘 상태였어요. 그러다 대략 7~8년 전부터 새로운 시술기구들이 나오면서 치료성적도 개선됐죠. 모든 환자가 시술받을 수 있는 건 아니고 급성기 뇌경색 환자 중 큰 혈관이 막혔는데 골든타임 이내에 병원을 찾은 환자에 한해 가능합니다.
다만 시술자의 숙련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대한뇌졸중학회에서는 이런 시술이 가능한 병원들은 뇌졸중센터 인증을 해주고 있어요. 119를 통해 병원을 방문할 때 뇌졸중센터를 우선 방문하도록 하고 있죠.
Q. 뇌졸중 치료 관련, 의료현장의 애로사항은 없나요?
아무래도 인력문제가 가장 큽니다. 뇌졸중은 시간을 다투는 질병이고 또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질병이기에 365일 24시간 대기를 해야 하는데 치료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너무 부족합니다. 그러다 보니 의료진에 가중되는 부담도 크고, 전공의 지원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죠.
또 뇌줄중은 단순히 특정 임상과의 문제가 아닌 신경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응급의학과, 혈관외과 등 다학제 진료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부족한 인력과 자원으로 다학제 진료를 하는 건 무리가 있죠. 이는 국가적으로도 조금 들여다보고,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 뇌졸중 치료 및 예방에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국가적으로 봤을 때 후유 장애에 의한 비용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초기 치료 및 예방에 초점을 맞춰 집중 투자를 할 경우 충분히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어요.
그리고 뇌졸중은 객관적인 지표가 확실한 질병이기 때문에 모니터링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혈관 재개통 시술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3개월 이내 재발률은 어떤지, 후유 장애가 어느 정도 남았는지 등 데이터로 관리가 가능하다는 거죠. 그래서 조금만 투자해도 그 효과는 확실히 좋아질 겁니다.
또 지역별 환자 이송 체계라든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제법 많습니다. 이런 것들은 병원이 다 준비할 수는 없어요. 뇌졸중은 개별 병원이나 의사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질환이거든요.
확실한 건 아무리 시술이나 예방법이 좋아졌다 해도 고령화 등으로 뇌졸중 환자는 계속 늘어날 겁니다. 이런 때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제로 설정을 하고 투자를 한다면 뇌졸중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겠죠.
Q. 마지막으로 환자 및 보호자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뇌졸중을 앓았지만 극복한 사람들은 정말 다행이지만 재발 위험이 있기에 늘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런데 막상 보면 초기에는 잘 관리하다가도 1년이나 2년쯤 지나면 경각심이 풀어지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위험도 역시 내려가지만 그렇다고 재발하지 않는 건 아니거든요. 따라서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관리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또 발병 6개월까지는 상당한 증상 회복이 있는데 그 이후에는 장애들이 고착화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 때는 정서적인 도움도 고려를 해야 할 것 같고요.
그리고 중요한 건, 우리나라는 아직 제도적으로 보호자에 대한 배려를 많이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환자 못지 않게 보호자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기에 보호자에게도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