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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병원에서 약사는 조제 중심의 업무를 넘어, 진료 전반에 참여하는 임상 전문가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임상 중심으로 정립된 병원 약사의 역할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인물이 노혜련 약사다. 연세대학교 의생활학과를 졸업한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약학 교육과 임상 수련을 거쳤고, 현재 캘리포니아 오크데일(Oakdale) 병원에서 약제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유학 중 약학대학 진학 기회를 발견해 뒤늦게 약사의 길로 들어선 노 약사는 메사츄세츠 약대(MCPHS University)를 차석으로 졸업했다. 이후 10여 년간 윌그린 등 외래 약국과 병원 인근 기관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지만, 임상에 직접 참여하는 병원 약사가 되기 위해 다시 교육 과정을 이수했다.
노 약사는 2년간 임상 특화 교육 과정을 통해 임상 약학 지식과 환자 응대 역량을 강화하고, 응급실·수술실 근무 및 감염병 관리 관련 실무 자격증 3종을 취득하며 병원 약사로 정식 진입했다. 이후 임상 관리자(Clinical Coordinator)와 약제 디렉터(Director of Pharmacy)로서 병원 내 약물 관리 전반과 교육을 총괄했으며, 캘리포니아 노스스테이트 대학교(California Northstate University)에선 실습 프로그램 운영 과장으로 근무하며, 병원 현장과 학생을 연결하는 임상 교육 전반을 기획·조율했다.
약학·교육·실무 전반을 아우르는 30년 경력의 노 약사는 현재 미국 내 병원 시스템에서 약물 오류 관리, 의료진 교육, 약제 위원회 운영, 조제 자동화 도입 및 품절 의약품 대처 등 병원 전체 약제 운영을 총괄하는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병원약사회의 국제교류위원으로도 참여해, 한국과 미국 병원 약사 간 임상 지식 및 실무 경험 교류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 약사의 업무 확장성과 한국과의 차이
미국 병원 약사들은 의료팀의 핵심 일원으로서 △처방 검토 △투약 조정 △이상반응(부작용) 모니터링 △전산 시스템 내 약제 정보 구축 △의사·간호사(의료진) 교육 등 광범위한 임상 실무를 수행한다. 특히 환자가 응급실에서 병동, 수술실, 회복실 등으로 이동하며 치료 단계가 바뀔 때 발생할 수 있는 약물 변경 과정의 오류를 방지하는 데 있어 약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노 약사는 전했다.
노 약사는 미국 병원 약사의 임상적 역할이 명확한 제도와 시스템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원 약제 디렉터는 법적으로 반드시 약사가 맡아야 하며, 약물과 관련된 모든 판단과 의사결정은 약사의 전문성과 책임 아래 이뤄진다”면서 “환자의 안전과 직결된 업무인 만큼, 약사의 역할은 단순한 조제나 지원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달리 미국 병원에서는 약사가 직접 조제를 담당하지 않는다. 조제는 별도 교육을 받은 테크니션이 맡고, 약사는 임상 판단과 환자 치료에 필요한 약물 관리에 집중한다. 이같은 다학제 협업 구조는 의료 현장 내에서 자연스럽게 정착돼 있으며, 약사는 각종 회의와 위원회에서 독립적이고 필수적인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노 약사는 이러한 체계가 약사의 실무 범위와 책임을 제도적으로 명확히 설정해 전문성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병원 약사가 단순한 지원 인력이 아닌, 의료 서비스의 중요한 ‘결정권자’ 중 하나로 기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제에서 임상으로”…미래 약사에게 필요한 준비
노 약사는 미국 병원 약사로서의 다양한 활동 외에도, 한국병원약사회 국제교류위원으로 활동하며 미국 병원 시스템과 약제 운영 구조를 한국 약사들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미국의 병원 약사 제도는 구조와 법령, 시스템 전반이 한국과 달라 그대로 옮겨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환자 중심으로 사고하고, 자신의 진로 방향에 맞춰 준비해 나가는 태도는 어느 환경에서도 중요하다”며 “나는 정보를 알지 못해 10년 뒤에야 다시 공부를 시작했지만, 후배들은 더 일찍 비전을 세우고 준비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노 약사는 또 “전문약사 제도 도입은 국내 병원 약사의 임상 역량을 확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실무 중심의 역량 강화와 팀 기반의 소통 능력도 강조했다. 자동화 조제기기 확산 등 변화 속에서 병원 약사의 역할이 조제에서 임상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맞는 전문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노 약사는 “약사는 단순히 약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직역”이라며 “변화를 마주했을 때 스스로의 열정과 전문성을 통해 그 기회를 현실로 만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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