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코로나는 역사상 가장 빠른 백신 개발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이제 ‘위드 코로나(With Corona(COVID))’라는 말과 함께 이제는 삶의 일부가 됐다.
지난 8일 기준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81억개 이상의 백신이 투여되었지만 접종 받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고소득 국가의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고소득 국가의 백신 접종률은 64.94%에 이르지만 저소득 국가의 접종률은 불과 8.35%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일명 ‘백신세(vaccine tax)’라는 말이 나오면서 아직 백신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소득 나라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여러 국가에서 백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백신 생산 회사들도 전체 생산량의 일부를 저소득 국가에 기부하고 있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백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백신을 제공하는 물류상의 어려움 외에도, 백신을 구매하는 비용은 백신 제공의 또 다른 난관으로 손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더 높은 백신 접종을 위해서 저소득 나라들은 의료 지출을 56.6%이상 늘려야 하는 반면, 고소득 나라들은 단지 0.8%만 늘리면 된다고 말한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 피터 싱어(Peter Singer) 특별 고문이 백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세계 각 기업 이사회와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하는 타원서를 보냈다.
이 탄원서에서 싱어 특별 고문은 “전세계에서 약 5만명이 코로나19에 의해 사망하고 있으며, 사망자 대부분은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거나 받을 수 없었다”며 “백신 불평등이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수백만이 더 죽게 될 것이며, 이는 불필요한 희생”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단순히 코로나19를 멈추는 것이 아닌, 다음 변종과 코로나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팬데믹으로부터 모두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불평등을 야기하는 구조적 부조리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최근 언급되고 있는 백신세(Vaccine tax)는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의 안드레아스 알버트슨(Andreas Brogger Albertsen) 박사의 논문으로 소개되며 알려졌다.
알버트슨 박사는 BMJ 의학윤리저널에 실린 논문을 통해 세계 백신 비용을 정부들 간에 더 공평하게 분배하는 방법을 발표했다. 그 중 하나가 백신을 구매하려는 국가의 지불 능력에 따라 점진적인 백신세금, 일명 ‘백신세’를 백신 비용에 포함하는 것을 제안했다.
그는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해외 원조를 사용하는 것은 비백신 목적으로 제공되는 지원의 양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국가만 해외 원조를 늘린다면 백신 형평성에 대한 재정적 부담은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세에 관해서 알버트슨 박사는 “백신을 구매할 때마다 백신 가격의 일부가 공정한 백신 유통을 위해 따로 책정되며, 백신세법에 의해 이렇게 모인 금액을 판매회사가 코벡스(COVAX)에 이체하게 한다”며 “COVAX는 세금을 준수하는 회사의 백신만 구매하도록 규정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백신을 생산하는 회사에게는 백신세를 준수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된다”며 “또한 COVAX가 백신을 확보하는데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알버트슨 박사는 백신 세금 금액은 구매하는 국가가 그 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위한 비용을 지불할 능력에 반해 기준을 만들어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COVAX는 코로나19 백신을 평등하게 공급하기 위해 세계백신면역연합, 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 등의 주도로 설립된 세계 백신 공동 분배 프로젝트다. 저소득 국가에서 코로나19 검사, 치료 및 백신 이용을 공평하게 할 수 있도록 국제 자원을 조정하고 있으면 현재 세계 165개국이 COVAX에 가입되어 있다.
백신 제조 회사들에게도 이점은 있다고 언급한 알버트슨 박사는 “COVAX로부터 지속적인 백신 구매를 보장받기 때문에 백신 회사는 그 과정을 토해 이점을 확보 받을 수 있다”며 “또한 꾸준한 백신 수요는 백신 제조회사에게 큰 위험 부담을 안겨주지 않을 것이며, 회사들은 구매자들이 백신세를 부담하도록 한다는 측면에서 우위적인 협상 위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백신세가 백신 생산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정책들과 함께 사용한다면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WHO는 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 보건전문가들이 언급한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까지 필요한 접종률 70%를 2022년 중반까지 완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월 WHO 테드로스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국장은 “세계는 재앙적인 도덕적 실패 직전의 상황에 처해 있다”며 “실패의 대가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들의 생명과 생계로 지불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