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용기전 알쯔하이머 신약 中서 허가
腸內 세균 불균형 개선 메커니즘 ‘올리고마네이트’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1-04 12:52   

중국 상하이에 소재한 그린 밸리 파마슈티컬스社(Green Valley Pharmaceuticals, 綠谷製藥)가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새로운 알쯔하이머 치료제의 발매를 승인받았다고 2일 공표했다.

경도에서 중등도에 이르는 알쯔하이머 치료제 및 인지기능 개선제로 허가를 취득한 이 신약의 이름은 ‘올리고마네이트’(Oligomannate: GV-971)이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올리고마네이트’를 ‘패스트 트랙’ 심사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알쯔하이머 신약이 허가를 취득한 것은 지난 2003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올리고마네이트’는 알쯔하이머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대안으로 연내에 중국시장에서 발매가 착수될 예정이다.

그랜 밸리 파마슈티컬스 측에 따르면 ‘올리고마네이트’의 임상 3상 시험은 베이징 협화의원(協和醫院) 및 상하이 교통대학 의학원 정신위생중심(Mental Health Center)에 의해 다기관, 피험자 무작위 분류, 이중맹검법, 플라시보 대조시험으로 36주 동안 진행됐다.

이 시험에는 중국 내 34개 1급 병원들이 동참한 가운데 진행되어 총 818명의 경도에서 중등도에 이르는 알쯔하이머 진단환자들이 종료시점까지 참여했다.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큐비아社와 시그넌트 헬스社(Signant Health) 등 다수의 기관들이 협력했다.

시험결과를 보면 ‘올리고마네이트’는 시험에 착수한 후 4주 정도만에 경도에서 중등도에 이르는 알쯔하이머 환자들의 인지기능이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데다 이 같은 효능은 추적조사가 이루어지는 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알쯔하이머 평가척도’(ADAS-Cog12)를 적용해 측정한 ‘올리고마네이트’ 투여그룹 및 플라시보 대조그룹의 평균적인 점수편차는 2.54점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시험 착수시점부터 9개월차에 이르는 동안 지속적인 효능이 관찰됐다.

‘올리고마네이트’의 안전성과 내약성은 양호하게 나타났으며, 부작용은 플라시보 대조그룹과 대동소이하게 파악됐다.

임상 3상 시험을 총괄한 베이징 협화의원의 장전신 교수(신경의학)는 “지난 50여년 동안 알쯔하이머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 오면서 여러 약물들의 글로벌 다기관 시험에 참여해 왔지만, 지금껏 만족스런 치료결과를 발견하지 못했었다”며 “반면 9개월 동안 이루어진 ‘올리고마네이트’의 시험결과는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험에 깊이 관여한 상하이 교통대학 의학원의 샤오 시푸 교수는 “알쯔하이머 치료제로 사용 중인 약물은 몇몇에 불과하지만, 증상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하는 약물은 부재한 형편”이라며 “이번 임상 3상 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를 보면 ‘올리고마네이트’로 치료를 진행한 후 4주 이내에서부터 효과가 신속하게 나타난 데다 환자들의 인지기능이 지속적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또한 ‘올리고마네이트’는 36주 걸친 시험기간 동안 안전성이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올리고마네이트’는 현재 발매 중이거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다른 알쯔하이머 치료제들과는 작용기전을 달리하는 약물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중국과학원 상하이 약물연구소의 젱 메이유 교수는 “전임상 단계에서 ‘올리고마네이트’가 장내(腸內) 미생물상의 세균 불균형을 재정립했다(reconditions)"고 언급했다.

이를 통해 장내 미생물상의 비정상적인 대사가 증가하지 않도록 억제했을 뿐 아니라 중심 및 주변부의 염증을 억제했으며,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침착과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 또한 감소시켜 인지기능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최근 학술저널 ‘세포 연구’誌(Cell Research)에 게재된 ‘올리고마네이트’의 전임상 시험 보고서에서 미국 미주리州 세인트루이스에 소재한 워싱턴대학 신경계질환연구소의 데이비드 M. 홀츠먼 신경의학과장 연구팀은 ‘GV-971’ 등의 약물치료를 통한 장내 미생물상 조절이 알쯔하이머 증상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린 밸리 파마슈티컬스社는 가까운 장래에 중국시장에 ‘올리고마네이트’의 발매에 착수한 후 내년 초 미국, 유럽 및 아시아 각국에서 다기관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알쯔하이머센터의 필립 쉘튼스 소장은 “전임상 시험에서 ‘올리고마네이트’가 장내 세균 불균형을 억제하면서 신경염증을 이용해 인지기능 손상을 개선해 주었음이 임상시험에서 입증됐다”며 “시험에서 도출된 결과가 알쯔하이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장내 미생물상이 알쯔하이머 치료제 개발의 타당한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유력하게 시사한 것”이라는 말로 의의를 강조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