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가 최근 리차드 사이키스 회장(Chairman)이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선언한 이후로 잇단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법원이 자사의 매출순위 2위에 올라 있는 항생제에 대한 제네릭 제형의 발매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는가 하면 독일 정부는 글락소의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불거져 나온 것. 게다가 FDA는 글락소가 석권해 온 AIDS 치료제들의 제네릭 제형 발매를 허가했다.
공교롭게도 모두가 사이키스 회장이 자진사퇴를 발표한 후 2주일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일어난 일들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의 학장을 맡고 있는 사이키스 회장은 지난 11일 "학교운영에 전념하기 위해 오는 5월 사임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바클리 애셋 매니지먼트社의 애널리스트 모튼 허홀트는 "글락소가 이렇다 할 유망신약 후보약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데다 특허문제 등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년 전만 하더라도 사이키스 회장은 당시 스미스클라인 비챰社의 얀 레슐리 회장과 함께 합병계획을 발표하면서 "세계 최고의 개발력을 보유한 양사가 합치게 된 만큼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호재가 한 둘이 아니며, 일등 제약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물론 글락소는 지난해 이익이 19% 상승하는 등 통합 이후로 나름대로 선전을 펼쳐 왔다는 분석이다. 현재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장 피에르 가르니에가 "올해 주당순이익이 두자릿수 중반대로 오르고, 2003년에도 두자릿수 초반대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을 정도.
퍼스트 스테이트 인베스트먼트社의 애널리스트 조 앤더슨도 "글락소가 괄목할만한 매출실적을 올려 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앤더슨은 "글락소가 값싼 제네릭 제형들의 도전에 직면한 올드 품목들을 대체할 신약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인 듯, 최근 12개월 사이에 글락소의 주가는 5.5%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8.6%가 뛰어오른 같은 영국계 경쟁업체인 아스트라제네카社와는 대조적인 추이를 보인 셈. 게다가 20개 제약기업들의 실적을 기준으로 산출되고 있는 '블룸버그 유럽제약주가 지수'도 같은 기간 동안 0.7%가 상승했다.
한편 사이키스 회장이 사임을 발표한 당일 '파이낸셜 타임즈'는 "독일 정부는 글락소가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가려내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글락소社의 대변인 마틴 서튼은 "자체감사를 진행하는 한편으로 독일 정부측의 조사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이다.
그러나 이로부터 3일 뒤 이번에는 미국 쪽에서 문제가 터졌다. 의료보장(Medicare) 당국 관계자가 의회에서 글락소社와 쉐링푸라우社·아이박스社의 천식약에 대해 약제비를 과잉지급했다고 증언했기 때문.
현재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의 관심은 글락소의 13일 발표내용에 집중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날 글락소가 "美 버지니아州 지방법원이 항생제 '오구멘틴'과 관련한 3가지 특허내용에 대해 무효하다고 판결했으나, 상급법원에 항소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던 것이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 <본지 인터넷신문 3우러 15일자 참조>
이 판결은 테바 파마슈티컬스 인더스트리社가 오는 12월부터 '오구멘틴'의 제네릭 제형을 발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구멘틴'은 지난해 20억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렸던 블록버스터 품목.
이밖에도 악재는 더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글락소는 지난해 10월 당뇨병 치료제 'GI262570'의 개발연구를 중단키로 결정했었다. 사유는 기존 '아반디아'에 견줄만한 효능을 갖지 못한 것으로 사료되기 때문이라는 것.
이달 25일에는 비 호즈킨성 림프종 치료제로 코릭사社와 공동개발해 온 '벡사르'(Bexxar)와 관련, FDA 관계자들과 만나 추가자료 제출문제를 협의했다고 발표했다. FDA는 지난달 '벡사르'의 신약신청을 반려한 바 있다.
이에 앞서 5일에는 글락소의 덴마크 제휴업체 뉴로서치社(NeuroSearch A/s)가 항우울제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호재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총 8,000명에 달하는 미국시장 영업인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바이엘社와 새로운 발기부전 치료제 바데나필의 고-마케팅에 합의하고, 일본의 다나베社 및 시오노기社와도 유망신약들에 대한 라이센싱 계약 체결에 성공했던 것은 단적인 사례들.
또 부작용 문제로 회수조치되었던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제 '로트로넥스'의 미국시장 재 발매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이래저래 글락소의 향배에 제약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