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의 중국 바라기, 전면적 등장
11월 개최예정 ‘중국 국제수입박람회(CIIE, 进博会)에 10개 브랜드 참여
이종운 기자 news@yakup.co.kr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10-06 13:39   수정 2020.10.07 07:04
지난 7월 31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전자공시를 통해 2020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경영 실적 악화를 어느 정도 예측했지만, 발표에 의한 실제 수치와 그 결과는 더 참담했다.  일례로 2분기의 경우 분기 매출은 1조1808억에 영업이익 362억으로 영업이익률이 3% 초반으로 하락했다.  참고로 2019년 전체 년도 영업이익률은 7.9%였다.

하루 전인 7월 30일에는 중국 관영방송인 CCTV가 아모레퍼시픽그룹 실적 악화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경제 분야 프로그램인 CCTV재경(央视财经)은 “한국 최대 화장품기업(韩国最大的化妆品企业)이 한국 시장에서 오프라인 브랜드 매장을 10개만 유지하기로 결정했고, 연내 전국 900개 이상의 매장이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방송에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송출된 자료 화면에 마몽드와 라네즈가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은 한국 최대 화장품기업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이란 것을 유추할 수가 있었다. 

이 방송을 접한 중국 매체 CBO(化妆品财经在线)는 익명의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에게 연락을 취했고 그와 관련한 내용을 8월 1일자 온라인 기사에 다뤘다.  기사에 따르면 회사 관계자는 “보도 내용에서 구체적 출처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 방송을 보고 매우 놀랐다”며 “900개 이상이라는 수치는 정확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화장품산업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중국 매체의 질의에 즉각적으로 반응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중국 시장에서의 오프라인 채널 축소에 대해서 “라네즈의 신제품 출시 등 올해 중국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오프라인 채널 조정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며칠 후 국내의 경제 매체 두 곳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중국 시장 내 오프라인 채널 사업에 대한 회사 입장을 다뤘다.  8월 3일자 서울경제 인터넷 기사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출처를 전제로 중국 내에서 610여 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연내 400개 후반으로 줄인다는 소식을 전했다.  또한 8월 4일자 아주경제 인터넷 기사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에뛰드가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전격적으로 철수하며, 하반기에 모든 직영점을 폐쇄한다는 내용을 알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아래 회사의 중국 시장 전략이 가파르게 선회하면서 이니스프리와 같은 중저가 브랜드 보다는 설화수와 올해 초 새로이 선보인 시예누(时妍露)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에뛰드의 오프라인 브랜드 매장을 전부 폐쇄하는 결정과 같은 오프라인 채널 구조조정을 보다 더 가속화하고 온라인과 디지털이라는 키워드에 중국 사업 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례로 중국 상무부와 상하이 정부 주최로 개최되는 대형 국제 박람회인 ‘중국 국제수입박람회(CIIE, 进博会)가 있다.  지난 2018년이 제1회 행사였고 올해의 제3회 행사는 11월 5일부터 10일까지 엿새간 열릴 예정이다.  중국 상하이 정부와 방역 당국이 코로나19에 대한 철저한 방역을 확신하면서 오프라인으로 개최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글로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대규모의 오프라인 박람회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모양새다.  올해로 3년 연속 참가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제1회 CIIE 행사에서 ‘아시안 뷰티를 선도하는 혁신’이라는 주제로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헤라, 려의 5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표 참조).


이후 제2회 CIIE 행사에서는 참여 브랜드 수를 5개에서 11개로 대폭 늘렸다.  기존의 5개 브랜드에 마몽드, 아이오페, 프리메라, 미쟝센, 에스쁘아, 메이크온 6개 브랜드를 추가했다.  특히 프리메라(芙莉美娜), 에스쁘아(艾丝珀), 메이크온(美可婉) 3개 브랜드는 제2회 CIIE 행사를 통해 중국 시장에 신규 론칭한 경우였다.  총 11개 브랜드에서 400여개 제품을 선보였다.

오는 11월의 제3회 행사에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아시안 뷰티, 중국에서 피어나다(亚洲之美 绽放中国)’라는 주제 아래 2019년 대비 전시 면적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전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서 미니멀리스트 기하학적 디자인으로 무장한 전시 공간이 “응축된 시간의 영원한 아름다움”이라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오롯이 중국 소비자를 위해 풍부하고 아름다운 시각적 향연을 선사할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전시 주제에 대놓고 ‘중국’을 언급한 것을 보고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중국 바라기가 전면적으로 등장했다”고 업계 관계자는 평했다.

아울러 올해 CIIE 행사에 참여하는 브랜드는 전년 대비 1개 감소한 10개로 파악됐다.  에스쁘아와 메이크온이 빠지고 신규 럭셔리 브랜드인 시예누(时妍露)가 포함됐다.  에스쁘아가 빠진 배경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색조 브랜드인 에스쁘아가 중국 시장에서 중국 로컬 브랜드인 퍼팩트 다이어리(完美日记)에 맞서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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