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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 제한 세포노화 부정적 영향 억제 동물실험 입증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3-02 16:44   수정 2020.03.03 08:03

“체내의 염증 수치를 낮추고 노화로 인한 질병 발병을 늦출 수 있기를 원한다면 적게 먹으세요.”

미국‧중국 공동연구팀이 실험용 쥐들을 사용한 동물실험에서 칼로리 제한 식이요법이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최신 연구사례에서 제시한 결론이다.

칼로리 제한 식이요법이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평가한 연구사례는 많았지만, 이 같은 식생활이 세포 내부의 작용기전에 미치는 노화 억제효과를 동물실험에서 입증한 연구가 공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州 라호야에 소재한 국제적 생명과학 연구기관인 소크(Salk) 생명공학연구소와 중국과학원 공동연구팀은 학술저널 ‘셀’誌(Cell)에 27일 게재한 ‘칼로리 제한이 실험용 쥐들의 노화에서 단일세포의 전사를 재프로그램하는 데 미친 영향’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저자의 한 사람인 소크 생명공학연구소 유전자 발현 연구실의 후안 카를로스 이즈페수아 벨몬테 박사는 “칼로리 섭취 제한이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왔지만, 이제 우리는 칼로리 섭취 제한이 단일세포 차원에서 유도하는 변화를 입증했다”는 말로 이번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궁극적으로 노화를 억제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기 위한 표적을 제시해 준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칼로리 섭취 제한은 노화 관련 질병들을 억제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개입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임이 일련의 동물실험 모델을 통해 입증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연구자들은 단일세포에서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수반되는 여러 가지 변화들을 인식하고 있지만, 칼로리 섭취 제한이 이 같은 변화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보고서에서 벨몬테 박사 등은 칼로리 섭취량을 30% 줄인 실험용 쥐들을 통상적인 양의 사료를 섭취한 대조그룹과 비교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동물실험에 사용된 실험용 쥐들은 생후 18~27개월 사이여서 사람으로 치면 50~70세 연령대에 해당했다.

착수시점 및 종료시점에서 연구팀은 56마리의 개체들로부터 40개 세포유형에 속하는 총 16만8,703개의 세포들을 분리한 후 분석했다. 세포들은 지방조직, 간, 신장, 대동맥, 피부, 골수, 뇌 및 근육 등으로부터 채취됐다.

연구팀은 개별 분리세포들에 단일세포 유전자 배열 기술을 적용해 유전자들의 활성을 측정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개별 조직 내부에서 세포유형에 따른 전체적인 조성실태를 조사했다.

그 후 연구팀은 두 그룹에서 늙은 쥐들과 젊은 쥐들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통상적인 양의 사료를 섭취하면서 노화가 진행된 쥐들에게서 수반된 변화의 상당부분이 칼로리 섭취량을 제한한 그룹에서는 심지어 늙은 쥐들에서조차 관찰되지 않았다.

늙은 쥐들의 조직 및 세포들이 상당부분 젊은 쥐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관찰되었던 것.

전체적으로 보면 통상적인 양의 사료를 섭취한 쥐들의 조직 내 세포 조성물에서 노화에 수반된 변화들 가운데 57%가 칼로리 섭취를 제한한 그룹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공동연구자의 한 사람인 중국과학원의 광후이 류 교수는 “노화가 진행되는 동안 단일세포 차원에서 나타난 내용에 대해 가장 완벽하고 상세한 연구가 이번 연구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세포 및 유전자에서 식생활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요인들 가운데는 면역력, 염증 및 지질대사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거의 대부분의 조직 내 면역세포 수를 보면 통상적인 양의 사료를 섭취한 그룹에 속했던 쥐들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조직이 크게 증가한 반면 칼로리 섭취를 제한한 그룹에는 그 같은 영향이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조직의 한 유형에 속하는 갈색지방 조직을 보면 칼로리 섭취를 제한한 그룹의 경우 젊은 쥐들에게서 관찰된 항염증 유전자들의 수준으로 되돌아갔음이 눈에 띄었다.

중국과학원의 징추 교수는 “이번 시험에서 이루어진 주요한 발견 성과물의 하나는 노화가 진행되는 동안 증가하는 염증성 반응이 칼로리 섭취를 제한한 그룹에서는 체계적으로 억제되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연구결과를 보면 노화에 관여하는 전사인자(轉寫因子)의 일종인 ‘Ybx1’이 23개 세포유형에서 칼로리 섭취 제한을 통해 변화된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Ybx1’이 노화 관련 전사인자의 하나로 주목하고 후속연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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