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결핍..남자의 자존심(생식력) 고개 푹~
정자의 질에 영향 미치고 후대 건강과 직접적 관련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8-30 16:18   

부친의 식생활에서 단백질 섭취가 결핍되었을 경우 정자의 질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자녀의 장기적인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동물실험 결과가 공개됐다.

영국 노팅엄대학 의과대학 및 생명공학대학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 온라인판에 27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실험용 쥐 연구에서 나타난 부계의 식생활이 정자 및 정장 특이적 작용경로를 통해 후대의 건강을 프로그램화하는 데 미친 영향’이다.

노팅엄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수컷 실험용 쥐들에게 부실한 사료를 공급한 결과 후대에서 비만, 2형 당뇨병 및 지방 대사를 조절하는 유전자의 감소 등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단백질이 결핍된 사료를 공급한 수컷 실험용 쥐들로부터 채취한 정자와 정장(精漿: 정액에서 정자를 제외한 액상 부분)을 분석한 결과 후대의 장기적인 대사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과다체중이나 흡연, 과도한 음주 또는 2형 당뇨병을 나타내는 남성들의 정자가 건강하고 생식력이 좋은 남성들의 정자에 비해 질이 좋지 않게 나타날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사례는 다수 눈에 띄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남성의 라이프스타일 요인들이 자녀의 장기적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규명된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노팅엄대학팀의 연구결과는 이 같은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연구사례로 주목받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애덤 J. 왓킨스 조교수(생식생물학)는 “임신기간 중 모친의 식생활이 자녀의 발달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익히 알려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임신을 원하는 여성들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및 식생활 선택의 중요성과 관련해서도 많은 정보들을 통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부계쪽과 관련해서는 알려진 내용을 그다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왓킨스 교수는 언급했다.

이에 따라 실험용 쥐들을 사용해 임신시점에서 부계쪽 식생활과 웰빙이 장기적으로 후대의 성장과 대사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자 했던 것이라는 말로 왓킨스 교수는 이번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번 연구를 통해 부실한 부계의 식생활이 후대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고 강조한 왓킨스 교수는 “상관성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단백질이 결핍된 사료를 공급받았던 수컷 실험용 쥐들의 경우 정자에서 DNA의 화학적 표지(chemical tags)가 감소했음이 눈에 띄었다. 즉,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DNA의 화학적 표지가 정상적인 사료를 공급받은 대조그룹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

더욱이 연구팀은 정장(精漿)이 모계의 자궁 내 염증과 면역반응을 억제해 임신기간 중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관찰할 수 있었다.

왓킨스 교수는 “후대의 건강이 임신기간 중 정자를 통해 전해지는 부계의 유전적 정보와 배아가 발달하는 모계의 자궁 내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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