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중인 국내 화장품산업 세계화 전략의 윤곽이 드러났다.
최근 본지는 보건복지부의 ‘바이오헬스 7대강국 진입을 위한 보건산업 발전전략’ 자료를 입수했다. 이 자료는 화장품과 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 우리나라 보건산업의 전반적인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각 산업분야별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점 추진전력과 향후 기대효과 등을 명시하고 있다.
자료는 현재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의 특징으로 글로벌진출이 가속화되고 있고 첨단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취약점으로는 소규모 회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구조로 인한 연구개발 여력 부족과 수출 지원체계의 미흡 등을 지적했다.
이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해나갈 지원전략으로는 화장품기업 역량제고 등 산업 인프라 강화와 글로벌 진출 활성화 전략을 제안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전략과 업계의 글로벌 진출 의지가 효율적으로 맞아떨어질 때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톱 10 화장품기업에 우리 기업 2곳을 랭크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우리나라가 화장품 생산 뿐 아니라 수출강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면 양질의 청년·여성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현황 및 문제점
세계화장품 시장 성장 및 첨단산업화 진행
세계 화장품시장은 항노화 화장품 수요증대와 아시아·태평양시장의 고도성장 등으로 지난 2015년 2716억달러로 성장했다. 이런 추세로 볼 때 오는 2019년 세계 화장품시장은 약 3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4.8%가 예상된다.
주문자 상표 생산방식(OEM·ODM)을 통한 생산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시장으로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반면 심화되고 있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보다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포지셔닝과 브랜딩 및 디자인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바이오(생명공학) 및 의약품과 나노 기술과의 접목이 활발해지면서 고기능성 화장품 등 차별화고 전문화된 효능의 화장품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국내 화장품의 글로벌진출 가속화
우리나라 화장품은 생산과 수출이 크게 늘면서 국익창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5년 기준 국내 화장품 시장은 약 55억달러 규모이며 최근 5년여간 수출은 연평균 37.5%라는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화장품 수출은 2011년 8억달러에서 2015년에는 26억달러로 3배가 넘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무역수지 역시 크게 호전돼 2012년 최초로 1000억원 흑자를 달성한데 이어 2015년에는 1조 7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점유율 확대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5년 대중국 수출은 99% 증가했으며 홍콩으로의 수출도 42% 성장했다.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프랑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소규모 회사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구조로 인한 연구개발 여력 부족과 수출 지원체계 미흡 등을 지속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상위 1·2위 기업은 매출액 3조를 넘어서고 있는 반면 3위는 5000억원으로 기업간 편차가 큰 편이다. 특히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국내 화장품 제조판매업체 수는 2012년 829개에서 2015년 6422개로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진출한 기업 대다수는 소규모 기업이다.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2%대로 저조한 편이다.
유커(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인터넷의 보급으로 모바일 쇼핑이 증가함에 따라 면세점과 온라인 및 역직구 등 새로운 유통경로에 대한 대응도 우리 화장품산업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2013년의 경우 면세점 유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였으나 2014년에는 11.7%로 증가했다. 온라인 유통 역시 2013년 11.1%에서 2014년 15.2%로 확대됐다
■ 중점 추진과제
화장품기업의 역량 강화
정부가 우리 화장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내세운 첫 번째 전략은 유망 R&D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다. 정부는 국내외 환경변화와 성공사례 등을 고려한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정부가 주목하고 있는 R&D 벤치마킹 대상과 지원분야는 다음과 같다.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피부과학 원천기술(노화원인 규명 등)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항노화 제품의 원천소재 개발을 위한 신규 R&D 지원
: 일본 시세이도(매출액 기준 세계 5위)의 경우 하버드 의대를 후원해 설립한 피부과학연구소 CBRC를 기반으로 노화방지 공동연구 진행
#자연에서 유래하는 천연소재 발굴을 위한 R&D를 지원해 감성적·심미적 만족감을 주는 감성화장품 개발 촉진
: 해양생물·농산물 유래 바이오 소재, 한방·허브 소재 등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혁신적인 기술개발을 위해 주요 완제품 업체의 수요에 기반한 OEM·ODM 및 벤처기업의 연구개발 지원
: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주요기업이 선정한 연구과제를 대상으로 중소 연구소 및 대학연구진의 협업 연구 수행
#천연 유기농 화장품과 할랄인증 접목한 제품개발 지원 등
화장품 중소기업 역량강화 및 대·중·소기업 상생 유도
정부는 아이디어와 지식 및 기술 등의 공유와 이전을 위한 상생협의체를 2017년부터 설립 운영할 방침이다. 협의체는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및 창업희망자 등을 구성원으로 하고 화장품을 주요 사업내용으로 하고 있는 충북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등과의 협업을 통해 운영할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 면세점 입점관리자 및 대기업 면세채널 담당자의 유망기업 대상 맞춤형 자문 제공을 통해 중소기업의 면세점 진출 역량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현재 국내 면세점 상품별 매출 비중을 보면 화장품이 45.5%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가방 16.0%, 시계 9.6% 순이다.
화장품산업 인프라 강화 및 연관산업 육성
국가별 피부특성은행을 확대해 중국과 동남아 등 타깃 국가에 대한 맞춤형화장품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2015년 기준 구축된 국가별 피부특성은행 대상 도시는 14개 도시이며 2017년에는 19개 도시로 늘릴 계획이다. 피부특성은행이란 국가별 피부특성을 조사·분석해 업계에 제공하는 정보로 현재 이 데이터를 활용해 6개 기업이 35개 제품개발을 완료한 상태이며 12개 기업이 제품개발을 추진중이다.
2017년부터 화장품 원료 전문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원료 전문 우수기업을 지정하고 기능성원료 개발 및 효능 입증·실용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화장품원료 시장은 약 60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으며 화장품 시장의 성장에 따라 원료시장도 연평균 9.5%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2010년~2013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미용용품과 용기 및 디자인 개발 등을 지원하는 한편 화장품 디자인은행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화장품이 피부에 미치는 효능을 극대화시키는 미용용품 및 기기와 화장품 용기개발, 디자인 설계 및 개발 등 금형기술 개발을 위한 R&D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실제 화장품 용기업체인 연우의 경우 완제품시장 확대와 기술혁신 및 정부지원등에 힘입어 국내외 400여개 기업에 9000여종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포장디자인의 다양화와 고급화를 위해 화장품 포장공간 비율을 현행 10~25%에서 35%로 확대하는 방안을 환경부와 협의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고정·완충제에 대한 포장 고정비율을 5% 가산하고 선물용 포장 등 2차 이상의 추가포장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2018년에는 화장품 관련 대학의 교과과정 표준화를 추진하고 2020년에는 전문인력 교육과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는 등 현장수요에 기반한 전문인력 양성도 추진할 방침이다.
교과과정 표준화의 경우 상품기획·R&D·인·허가·수출·마케팅 등 화장품 전문인력이 반드시 알아야 할 각 분야별 교과과정 표준을 제작해 제공할 계획이다. 또 실험·제조·영업 등의 분야별 전문가 교육과정에 대해 업계 수요에 기반한 전문인력 교육과정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예정이다.
화장품 글로벌진출 활성화
우리 화장품의 글로벌 진출 지원을 위한 핵심 타깃은 할랄시장이다.
현재 이슬람의 ‘샤리아법’(Sharia law)을 준수하면서 젤라틴이나 콜라겐 등 동물로부터 추출된 원료가 함유되지 않은 화장품은 약 5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식약처는 올해부터 화장품에 대한 할랄 인증표시 및 광고가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산학연 컨소시엄 등을 통해 할랄인증을 지원하는 정책을 새로 시행중이다.
관세청과의 협업을 통해 청도(16.04), 연태·천진(17년) 등으로 화장품 해상운송을 확대하고 ‘역직구 수출증명 표시제’ 마련을 통해 해외유통 채널로의 매칭 및 진출을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표시제는 중국(2017년), 아시아지역(2018년), 유럽·남미(2019~2020년) 등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우리 화장품의 주요 수출국에 대한 현지 체험관 및 현지 유통채널 확대도 검토중이다.
2017년부터 대한민국 화장품의 상시 체험 및 판매의 장인 온·오프라인 K-뷰티 문화체험관을 설립하는 한편 주요도시에 K-뷰티 팝업스토어를 설치 및 운영할 예정이다.
이 지원사업은 2015년부터 동남아와 미국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대상국가를 중동·남미의 온라인 시장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 지원책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재외국인 및 국외 유학생을 ‘K-뷰티 엠베서더’로 선발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 체험 및 홍보활동을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화장품·뷰티산업과 의료 연계를 통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및 소비 확대전략도 계획하고 있다. 내년부터 국내 유명 헤어서비스 업체가 운영하는 교육기관 내 외국인 연수생 유치를 지원해 전문가용 화장품 및 미용기기 홍보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류-뷰티-의료 연계 패키지 프로그램을 개발해 소비확대를 유도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여행사와 외국인환자 유치업체와 미용·성형 관련 의료기관을 매칭해 드라마 체험장, 미용·성형, 뷰티까지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오는 2018년에는 ‘제2차 화장품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 기대효과
글로벌 TOP 10 기업 2곳 육성
정부는 유망분야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 및 중국과 할랄시장 진출지원, 뷰티서비스 연계 프로그램 발굴 등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TOP 10 기업에 우리 기업 2곳을 랭크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이에 앞서 2018년까지 글로벌 TOP 100 기업에 우리 기업 10곳을 진입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2014년 기준 글로벌 TOP 100 화장품 기업에는 아모레퍼시픽(14위), LG생활건강(20위), 에이블씨엔씨(57위) 등 우리기업 3개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위권 기업의 국가별 분포를 보면 미국이 9개사로 가장 많고 프랑스(3개), 독일(3개), 일본(2개), 영국(1개) 순이다.
화장품 생산·수출 강국으로 자리매김
해상운송 확대 및 온·오프라인 체험관 운영, 피부특성 조사를 통한 국가별 맞춤형 화장품 개발지원 등을 통해 중국시장을 제2의 내수시장화 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 약 2%대인 중국시장 내 점유율을 오는 2020년에는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한류에 기반한 고급 브랜드의 이미지 구축으로 다른 화장품 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출이 미미한 샴푸와 린스 등의 수출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나, 중국의 수입조건 강화 및 중국으로의 인력 및 기술유출 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우리의 대응이 필요한 실정이다.
중국과 중동 등 아시아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포장과 디자인의 고급화와 기술력 제고를 통한 미국과 유럽 등으로의 화장품 수출 다변화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양질의 청년·여성 일자리 창출
정부는 우리 화장품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글로벌 진출이 활성화될 경우 화장품 제조·판매자 및 디자이너를 비롯한 유관 분야(유전학·생물정보학·약학 등)의 연구개발 인력의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5년 기준 화장품산업 종사자는 2만 70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오는 2020년에는 4만 2000여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