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페스 바이러스, DNA 편집기술로 약 95% 박멸돼
신경군집에 잠복한 헤르페스에 AAV에 메가뉴클레아제 실어보내 바이러스 DNA 훼손시켜
김상은 기자 kim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8-08 20:24   수정 2021.08.09 06:51
헤르페스에 대해 최근 DNA 편집 기술을 통해 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50세 이하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HSV-1형에 감염돼 있다.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소의 마르틴 우버 수석 과학자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개최된 2021 헤르페스 국제 워크샵(HIW)에서 특정 신경 군집에 잠복해 있는 헤르페스 바이러스(HSV-1)를 약 95% 제거하는 치료효과를 확인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증상을 억제하려는 연구 방향과 달리, 헤르페스의 재발에 근본 원인이 되는 감염된 신경 세포를 타깃으로 여기에 잠재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HSV는 주로 점막 부위를 감염시킨다. HSV는 그 표면의 감각 신경 종말 부분에 침투해 축을 따라 뉴런 세포로 이동하여 그곳에서 휴면상태로 잠복한다.

연구팀은 다수의 유전자절단효소(메가 뉴클레아제)를 조합해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복제할 수 없도록 돌연변이를 유도했다. 연구팀은 2016년 처음으로 메가뉴클레아제를 활용해 헤르페스의 유전자를 손상시켜 잠복해 있는 바이러스까지 제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일 뉴클레아제는 바이러스 유전자 단일 가닥의 일부만 절단시켜 유전자가 쉽게 재생해 제거 효과가 오랫동안 유지되지 못했다.

▶AAV 벡터에 메가뉴클레아제 실어 헤르페스 잠복한 신경절로…DNA 훼손해 박멸시켜

Martine Auber 박사는 바이러스의 DNA 이중나선을 여러 번 절단할 수 있도록 HVS 고유의 뉴클레아제 HSV1m5를 포함해 다수의 메가뉴클레아제를 추가적으로 배치했다. 메가뉴클레아제는 단일 뉴클레아제와 달리 헤르페스 DNA의 한 부분부터 이중나선의 양쪽 가닥을 절단할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 감염 부위에 정확하고 안전하게 메가뉴클레아제를 운반할 수 있도록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벡터를 선택했다. 잠복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신경절(ganglia)이라는 세포 군집 안에 숨어있는데 AAV 벡터는 이러한 특정 유형의 신경 군집을 찾는 데 유용한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신경절에 잠복한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신경세포를 추적해 CRISPR-Cas9를 활용해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여러 번 절단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 유전자가 가지는 돌연변이가 DNA가 복제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재발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연구팀이 사용한 CRISPR-Cas9 효소의 경우 메가뉴클레아제만큼 성능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된 이유는 CRISPR-Cas9는 훨씬 더 큰 분자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은 메가뉴클레아제보다 전달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동물 연구가 인간에게 반드시 적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3상 임상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HSV-2에 감염된 신경세포를 대상으로 벡터 바이러스와 메가뉴클레아제도 새롭게 개편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성기 헤르페스를 유발하는 단순성 2형 헤르페스에 대해서도 유사한 유전자 요법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 접근법을 시험하기 위해 인간의 임상실험이 시행되기까지는 적어도 3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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