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환자 5명 중 2명, 진단까지 약 11년 소요
심한 통증 경우, 빈도∙강도 감소 예방치료 필요하지만 접근성 낮아
박선혜 기자 loveloves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1-01 12:49   수정 2019.11.04 18:05

국내 편두통 환자들은 한 달 평균 12일 이상 두통을 경험하며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받지만, 제대로 된 진단을 받기까지는 평균 10.1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돼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다시금 대두됐다.

대한두통학회(회장 조수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는 신경과 내원 편두통 환자(207명)를 대상으로 한 '편두통 환자의 삶의 질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을지대 을지병원(신경과 김병건 교수)을 연구거점으로 강북삼성병원, 고대구로병원, 동탄성심병원, 분당제생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백병원, 서울의료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일산백병원 등 총 11개 종합병원의 신경과에서 참여하였으며,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대면 설문조사 형식으로 진행했다.

설문 결과, 편두통 환자 5명 중 2명(40%, 83명)은 최초 편두통 지각 후 병원에서 편두통을 확진 받기까지 11년 이상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환자의 평균 확진 기간은 증상 지각 후 10.1년이었으며, 심지어 진단까지 21년 이상 걸렸다고 응답한 환자도 일부(14%, 29명) 있었다.

편두통 증상을 처음 경험하고 병원을 바로 방문한 환자는 10명 중 1명(13%, 27명)에 불과해 대다수의 환자들은 일시적인 증상 완화를 위한 진통제 복용, 휴식 등의 소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시행하며 두통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서 편두통 환자들의 삶의 질은 매우 낮아져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편두통 환자들은 한 달 평균 12일 이상 편두통을 경험했으며, 한 달에 4일 이상은 두통으로 학습 또는 작업 능률이 50% 이하로 감소했다고 호소했다. 또한 증상이 심해 결석이나 결근을 한 적도 한 달에 하루 꼴로 있었다고 답했다.

더불어 편두통은 신체적 측면뿐 아니라 심리적 문제도 야기하고 있었다. 응답 환자의 과반 이상은 편두통으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거나 (62%), 신경질적이 되거나 화를 자주 낸(66%)2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3) 우울증(68%), 불면증(26%), 불안증상(25%), 공황장애(6%)를 경험한 환자도 있었다.

또한 환자들은 편두통 때문에 가족들을 돌보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60%), 본인으로 인해 가족까지 영향을 받았다(60%)고 생각하고 있어, 편두통 환자의 고통이 환자 가족에게도 그대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편두통으로 인한 장애가 크거나 편두통의 빈도가 잦은 경우에는 두통 발생의 횟수를 줄이고 통증 강도를 낮추는 예방치료가 권고된다. 하지만 1,2차 병원에서는 환자의 20%만이 예방 치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예방 치료 접근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부회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은 “학회는 편두통 환자들이 병원에서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환자 교육뿐 아니라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한 두통 교육을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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