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난민’겪는 강직성척추염, 조기 발견 ‘왜’ 중요한가
단순 근골격계 오인 많아…치료 늦을 시 척추 변형, 내과질병 보유율↑
박선혜 기자 loveloves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0-31 12:23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정확하게 진단받지 못하고 진료과를 전전하는 ‘진단 난민’ 기간이 평균 3년이 넘는 것으로 확인돼 정확한 조기 발견과 치료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31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강직성척추염 진단 실태에 대해 이 같같이 발표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척추관절염연구회 김혜원 총무는 “강직성척추염 환자 수는 2010년 31,02명에서 2018년 43,686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학회의 홍보 노력을 통해 진단률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제대로 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질환 초기의 허리 통증과 뻣뻣함을 단순 근골격계 증상으로 알아 류마티스내과 이외 다른 진료과를 방문하거나 단순 관절염 등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26개 대학병원에서 진료 받고 있는 10~70대 강직성척추염 환자 1,012명을 대상으로 진단 실태를 조사한 결과, 통증 발생 후 ‘류마티스내과’를 가장 먼저 찾은 환자는 18.2%그쳤고 정형외과(61.5%), 신경외과(7.2%)순으로 진단받았다.

또한 절반 이상의 환자가 고관절 등 관절염(15.2%), 허리디스크(14.9%) 등 단순 근골격계 질환으로 진단받고 있었으며, 실제 강직성척추염의 정확한 병명을 진단받기 까지 소요된 시간은 평균 ‘39.78’개월로 나타났다.

김 총무는 “특히 강직성척추염에 따른 염증이 눈에 침범하는 포도막염이 동반된 환자(225명)는 진단까지 52.89개월로 더 길었다. 이는 강직성척추염의 진단과 치료시기가 늦을수록 척추 외 다른 신체 부위에까지 침범 위험이 더 커질 수 있음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순천향대학교부속서울병원 김현숙 교수는 “실제로 강직성 척추염은 전신피로(59.8%), 근육통(39.3%), 무력감/우울증(25.1%), 포도막염(25.2%)과 같은 동반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 됐다”며 “다만 환자의 44.2%에서 신체적 불편감을 견딜 수 있다고 답해, 이는 진단 지연의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한 내과적 동반 질환으로 고혈압(20.7%), 고지혈증(14%), 불면증(8.8%)을 겪고 있었고 40대 이상, 진단시기 5년 초과인 환자의 경우 내과적 질환을 보유하는 비중이 높았다. 이는 진단 및 치료기간이 길어질수록 동반 질환의 보유 비율이 높았다.

김 교수는 “40대 이상에서 내과적 동반 질환 보유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된 만큼 강직성 척추염을 빠르게 발견해 환자의 건강을 전반적으로 관리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진단지연은 치료 시에도 큰 영향을 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박경수 교수는 “강직성척추염 환자 중 30.6%가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진단 시기가 5년 초과인 경우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며 “생물학적제제는 감염위험이 증가할 수 있고 특히 강직성척추염에서는 염증반응 높게 나타날 수 있어 그 전에 조기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생물학적제제의 산정특례 혜택 기간은 병이 확정된 확진일로부터 5년간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대부분의 환자가 치료의 부담을 덜고 있다. 하지만 상당한 건강보험 급여비가 지출되는 만큼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이어 “약제들의 통증 완화 작용은 뚜렷하지만 척추 강직 진행을 막을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금연, 운동치료와 같은 비약물적 치료 병행이 필수”라면서 “부수적인 교육프로그램도 진행돼야 한다”고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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