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이후 약국 간 갈등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층약국' 이었다.
분업으로 인해 처방수익이 약국경영에 중요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병의원 인근 위치를 겨냥한 입지쟁탈전이 과열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층약국에 대한 담합과 면대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며 기존 약국은 물론 해당 지역 약사회도 갈등에 휘말리기가 일쑤였다.
그런 탓에 층약국은 각종 의혹과 함께 약사사회의 단합을 저해하는 대명사로 비유됐다.
하지만 분업이 7년여를 넘어서면서 이제 층약국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일반화 된 약국의 형태로 자리잡았다.
국회 복지위 장복심의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만 하더라도 최근 6개월간 개설된 층약국이 30곳에 달했다.
그래서 더 이상 층약국을 불법의 온상이라는 부정적인 요소로 바라볼 수는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층약국으로 인한 갈등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층약국 개설 요건 및 지역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담합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통일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층약국 담합 제보 속속
본지에 접수되는 제보 중 가장 많은 사례가 층약국이다.
동일 건물 2층 이상 위치에 새롭게 개설된 층약국의 담합으로 인해 기존 약국의 경영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k구 모 약국은 수차례 전화제보를 통해 층약국에 대한 취재를 요청했다.
그러나 취재결과 의원과의 위치 및 처방전 집중도를 확인한 결과 담합으로 볼 수 있는 여지는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약국은 도매영업사원의 제보를 근거로 담합을 주장하며 증거찾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상황이다.
지역 보건소와 약사회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층약국의 경우 확실한 증거없이 약국·약사간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는 경우가 적지않다.
실제 피해사례도 종종 목격된다.
서울 모 지역 A약국은 2층과 3층에 각각 약국이 생겨 분업 직후 개설했던 약국을 접어야 했다.
이 약국 약사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상가 내 약국 독점권 조항같은 내용은 당시 상상도 못했었다"며 "하루가 다르게 처방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B약국 역시 2층 의원 바로 옆에 최근 약국이 새로 개설되면서 1년 째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이 약사는 "법적 해결도 고려해봤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우리 약국뿐이라는 생각에 다른 약국 입지를 물색중이다"며 "나 역시 지금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안정을 꾀하려면 임대료와 권리금, 개설비용의 부담이 적고 처방수용이 원활한 층약국을 개설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심정을 밝혔다.
무엇보다 이처럼 입지경쟁과 이에 파생되는 담합논쟁 등 약국간 갈등으로 인해 크고 작은 법적 분쟁도 최근 계속해서 빚어지고 있어 약사사회의 단결을 저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층약국 개설 지속적 증가세
실제 대약이 지난 해 발표한 약국현황에 따르면 층약국의 비율은 약 5.7%였다.
그러나 이는 전국적인 수치로 약국 개설마찰이 심했던 서울과 경기만 두고 볼 때 평균 10%는 넘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2005년 약국의 개폐업 현황에서도 층약국의 증가세를 추정할 수 있다.
지난 2005년 약국의 개업은 3,005곳, 폐업은 2,553곳으로 2004년 대비 각각 4.2%와 10.7% 증가했다.
특히 2005년 개업약국 3천여곳 중 신규등록은 1,369곳인 반면 재등록은 1,636곳이었다.
즉 폐업 처리 후 다시 재개업 한 약국이 유독 많았던 것으로 나타나 입지경쟁의 심각성을 방증하고 있는 것.
이는 무엇보다 약국시장의 포화상태속에서도 특히 재개업률이 늘어나는 것은 층 약국의 등장 등 처방 수익만을 겨냥한 약국 형태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구나 서울지역의 층약국 개설 증가세는 급속하다.
장복심의원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2층 이상의 층약국 개설은 서울 강남구의 경우 30건에 달했다. 서초구도 21곳, 영등포도 17곳이었다.
△층약국 개설요건 및 담합기준 정립돼야
이처럼 층약국은 이제 일반화 된 약국형태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모든 층약국을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다만 층약국으로 인한 갈등이 여전한 만큼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약사회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층약국의 개설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인 대안이 없는 데다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자유경쟁이라는 측면에서도 무작정 이를 반대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장복심의원은 국감에서 "의약분업 이후 이른바 층 약국, 쪽방약국 등 부적절한 약국 개설로 의료기관과의 담합뿐만 아니라 환자상담 및 대기공간 부족, 공휴일 당번약국 미 참여 등 여러 문제점을 낳고 있다” 며 “불법적인 담합이 우려되는 의료기관과 약국에 대해서는 약사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담합 또는 유사담합행위에 대해 보다 체계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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