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에 무시당하는 약국 "두고봅시다"
6개월간 일반약마케팅 한건도…관리소홀·무시 '다반사'
감성균 기자 kam516@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7-08-20 17:24   수정 2007.08.21 06:52

의약분업 이후 약국가가 속상해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처방조제 중심의 약국경영이 보편화되면서 발생한 약사직능의 하락이다.

특히 일상에서 이같은 자괴감을 가장 크게 느낄 때는 '약사와 약국'을 대하는 제약사들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개인적인 모멸과 무시는 물론 약국에 대한 관리소홀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는 것도 심심치 않다.

더구나 최근에는 주요 제약사들이 약국시장을 무시하고 유통채널을 다변화하며 약국시장의 발전가능성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약국관리소홀 경제적 피해

무엇보다 제약사들이 약국을 무시하고 관리를 소홀히 한 탓에 발생하는 경제적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국내 유수의 I 제약사는 약국이 가장 싫어하는 대표적인 회사다.

서울 A약국은 최근 인근 의원의 처방이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I사가 의원과 계약(?)을 체결한 후 처방의약품이 바뀔 것이라는 아무런 언질도 없었기 때문에 미처 약을 준비하지 못한 약국은 재고문제도 있고 해서 동일질환에 대해 계속 처방되어 왔던 제품을 환자에게 조제했다.

그런데 의사가 A약국이 동의없이 대체조제를 했다며 이를 고발해 버렸다.

A약국은 경찰과 법원을 오가며 결국 500만원의 벌금처분을 받았다.

이 약사는 "처방약이 바뀌게 되면 한마디 말이라도 해줘야 하지 않느냐. 더구나 의원이 약국을 사례를 수집하고 고발하는 과정에서 제약사가 개입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I사에 항의했더니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더라"며 울분을 토했다.

서울 B약국은 최근 K제약으로 인해 채권추심통보를 받았다. 3년전 약국을 경영할 당시 70만원의 의약품 대금을 결제하지 않아서였다.

이 약사는 "당시 약국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나 전화를 했지만 결국 영업사원이 오지 않았었다"며 "까맣게 잊고 있다가 갑자기 채권추심통보를 받아 황당하다"며 제약사의 관리소홀을 지적했다.

△"6개월간 한번도 일반약 마케팅 없더라"

전형적인 동네약국인 서울 D약국은 "지난 6개월간 신제품 일반약 마케팅을 하는 제약사를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다"며 "약이 없는데 어떻게 일반약 활성화가 되겠냐"고 반문했다.

이 약사는 "특히 국내 유명 제약사들이 더하다"며 "아무리 의원 위주 영업정책을 펼친다고 하더라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빠서 못가니 대충 제품설명서 보세요"

국내 유명 모 사는 발기부전약을 출시하며 마케팅에 상당한 열을 올렸지만, 정작 약사들은 홀대를 받았다.

A약사는 어느 날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이 회사의 영업사원으로부터 "2층 병원에서 내일부터 처방을 내기로 했으니 준비하라"전화를 받았다.

이 약사가 "그럼 기존 제품들과 차이점도 설명해 줄 겸 카달로그라도 갖고 오라"고 하자 "바빠서 못가니까 그냥 도매상에 주문하고 제품설명서 꺼내서 보라"는 답변을 듣고는 전화가 끊겼다고 한다.

지난해 말에는 모 제약사가 캘린더를 제작해 의원과 약국에 제공했는데 이 과정에서 약국에는 소홀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 약사는 "치사해서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하루 종일 기분이 상하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며 추락한 약사의 위상을 서글퍼했다.

△제약사 약국시장 회피 갈수록 심각

더구나 큰 문제는 정작 가장 신경을 써줘야 할 제약사들이 약국시장을 떠난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유명 제약사들은 몇 개사만 제외하고는 약국시장 이외에 유통을 다변화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일례로 앞서 밝힌 약국이 싫어하는 I사의 경우 약국으로 유통되던 유명 의약외품을 대형마트를 통해 유통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약국에서는 노마진품목이다. 이 회사의 경우 여타 제품 역시 약국은 명맥만 유지시킨 채 의원영업에 집중하는 한편 일반유통다변화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한 약사는 "정률제가 일반약활성화를 도모할 것이라는데 사실 활성화 할수 있는 품목이 없다"며 "제약사들이 의약품 개발은 소홀히 한 채 의약외품 및 기능식품 또는 식품 등에만 집중하며 유통채널을 다변화 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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