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유철웅, 차정준 교수팀이 말초혈관 질환을 가진 당뇨병 환자에 대한 실로스타졸 적용이 하지 절단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말초혈관 질환은 다리 혈관의 협착으로 인해 걸을 때의 통증, 다리 상처 회복의 지연 등이 발생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염증 정도가 높아 말초혈관질환의 유병 빈도가 높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가 요구된다. 최근 말초혈관 질환에 대해 스텐트 삽입술로 혈류를 회복시킬 수 있지만, 당뇨병 환자는 말초혈관 질환이 악화되면 상처가 나면 잘 낫지 않고 괴사가 발생해 하지 절단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말초혈관 질환에 스텐트 치료를 하고 나면 일반적으로 단기간의 이중항혈소판 요법이 권유된다. 그러나 실로스타졸을 포함한 삼중항혈소판 요법 효과에 대해서는 보고된 바가 매우 적다. 실로스타졸은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하고 혈관을 이완하는데 관여하며 말초혈관 질환 환자에게서 보행 거리 개선에 기여한다고 알려진 바 있었다.
유철웅, 차정준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말초혈관질환으로 스텐트 치료를 받은 당뇨환자에게서 이중항혈소판 요법과 실로스타졸을 포함한 삼중항혈소판 요법에 따른 임상 경과의 차이를 확인했다. 성공률, 합병증 발생률 및 복합 사건 발생률은 차이가 없었지만 삼중항혈소판 요법을 사용한 환자에게서 하지 절단의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함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31개 병원에서 진료받은 말초혈관 질환을 가진 당뇨환자 990명을 대상으로 다기관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중항혈소판 요법을 적용한 경우와 실로스타졸을 포함한 삼중항혈소판 요법을 적용한 경우를 비교‧분석했다.
연구 결과, 이중항혈소판 요법을 적용한 그룹에서는 6.3%에서 하지 절단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실로스타졸을 포함한 삼중항혈소판 요법을 적용한 그룹에서는 3분의1 수준인 2.0%로 나타났다. 말초혈관 질환에 대해 스텐트 삽입 이후 약제 사용 방법에 따라 하지 절단 위험성을 추가로 줄일 수 있음을 규명한 것이다.
유철웅 교수는 “말초혈관 질환으로 인한 하지 절단은 환자에게 큰 불행”이라며 “이번 연구가 말초혈관 질환으로 고통받은 당뇨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정준 교수는 “말초혈관 질환에 대해 스텐트 치료를 하고 나서도, 약제 조절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당뇨환자에 대한 맞춤형 치료를 통해 말초 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논문 ‘Effect of Cilostazol on Diabetic Patients Who Underwent Endovascular Treatment for Peripheral Artery Disease’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