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고나면 '한방' 치료 공식됐나...자보 환자 수·진료비 고공행진
한방 진료비 동일상병 의과의 4배... 과잉진료 논란 가능성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6-14 06:00   수정 2023.06.14 16:57
진료분야별 심사현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최근 5년간(2018년~2022년) 자동차 보험 내 한방 의료기관이 차지하는 진료비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의과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21년 의과 입내원일당 진료비를 처음으로 앞지른 한방 의료기관은 2년 연속 의과를 넘어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2일 공개한 ‘2022년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자보 진료비가 2조 5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자보 환자수와 명세서 건수가 전년 대비 각각 1.60%, 2.26% 늘었고, 전체 진료비는 2021년 2조 3916억원에서  5.13% 증가한 2조 514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진료비 중 외래 진료비 비중의 가파른 상승도 눈에 띈다. 입원 진료비 변화는 미미한 반면, 외래 진료비는 지난해 1조 23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1% 크게 상승했다.

이 가운데 의과는 2018년 1조 2542억원에서 지속 하락해 지난해 1조 439억원의 진료비를 기록했고, 한방은 2018년 7139억원에서 지난해 1조 4636억원으로 지속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진료비는 2021년 1조 3066억원에서 12.01%나 늘어난 수치다.

연도별 종별 환자수 현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보 환자 수 역시 의원은 감소한 반면 한방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의과보다 한방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방병원엔 전년대비 15.74%나 증가한 69만 7510명의 환자가 방문했고, 한의원은 전년대비 1.85% 증가한 91만 600명의 환자 수를 기록했다. 의원은 75만4464명으로 전년대비 2.07% 감소한 환자 수를 보였다.

지난해 다발생 상병 1순위는 '목부위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코드 S13)', 2순위는 '요추 및 골반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코드 S33)'으로 한방과 의과 분야가 동일했다. 다만 해당 상병에서 환자 수 당 명세서 건수와 진료비에서 차이를 보였다.

코드 S13으로 의과를 찾은 환자 수는 84만 1304명으로 명세서 건수는 292만 9883건이었고 진료비는 1807억 8700만원으로 나타났다. 동일 상병으로 한방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85만 4415명으로 의과보다 1만 3111명 더 많았지만 명세서 건수는 613만 5787건으로 의과의 2배를 훌쩍 넘었고, 이에 따라 진료비는 7116억 3800만원으로 의과의 4배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코드 S33으로 의과를 찾은 환자 수는 48만 2145명으로 한방 환자 수(53만 4835명)가 5만 2690명 더 많았지만 명세서 건수는 170만4985건인 의과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348만 4641건, 진료비는 4470억 6900만원으로 1109억 3000만원인 의과보다 4배 이상 컸다.

한방 의료기관이 방문 환자 수에 비해 자보 진료비를 많이 청구한 것을 알 수 있다. 명세서 건수가 많은 것은 동일 상병을 의과에 비해 더 오래 진료하고 많은 치료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한방 의료기관의 과잉진료 때문에 자보 대인보상비가 증가한다는 여론의 지적에 대해 서울특별시한의사회 정책기획위원회 김정국 위원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자보 한방진료비 관련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자보 대인보상비 증가는 '환자의 양방에서 한방으로의 선호 변경과 이용 의료기관 수 증가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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