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고위험 산모 위한 인프라 구축 '경쟁'
경희대병원, 고위험산모센터 개소..."관련 인프라 고도화 계속될 것"
이상훈 기자 jianh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10-13 06:00   수정 2022.10.13 06:01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임신 계획을 미루는 경우도 늘면서 만 35세 이상의 고위험 산모가 많아지자 대학병원들도 고위험 산모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일련의 통계들은 모두 고위험 산모의 증가를 의미한다. 통계청이 지난 8월 발표한 2021 출생통계에 따르면 노산으로 분류하는 만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5.0%로 전년 대비 1.2%p 늘었다.
 
나이가 들면 생식 능력이 떨어져 자연 임신 확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에 난임 시술도 증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난임시술(보조생식술) 환자는 최근 5년간(2017~2021년) 1만2569명에서 14만3999명으로 약 11.5배 늘었다.
 

제왕절개 분만율도 늘고 있다. 제왕절개 분만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고위험 임신이다. 35세 이상 고위험 임신은 일반 임신에 비해 기형아 출산율과 임신중독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산모와 태아 건강 모두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에 의사들은 출산 시 자연분만보다는 제왕절개를 우선으로 권유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고위험 산모가 늘자 고위험 산모센터를 개소하는 대학병원도 점증하고 있다.
 
경희대병원은 다양한 임산합병증 및 내∙외과적 질환이 있는 고위험 임산부를 위한 고위험산모센터를 12일 열었다.
 
경희대병원 고위험산모센터는 24시간 고위험 임산부를 전담하는 산과 전문 교수가 각종 응급 상황에 대처한다. 또 산전 관리 및 분만 시, 신생아 전문 소아청소년과 교수진과 협진하는 통합 치료모델을 구축해 산모와 태아, 신생아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병원은 출생 후 신속한 맞춤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긴밀한 협진 체계도 구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영주 고위험산모센터장은 “센터 구성원 모두가 임신부와 태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모든 가정에 기쁨과 행복이 깃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희대병원 고위험산모센터 전경. 사진=경희대병원

이대서울병원 모아센터는 개소 이후 처음으로 세 쌍둥이가 태어나 관심을 모았다. 임신 35주차에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산모는 지난달 첫째와 둘째는 여아, 셋째 남아로 세 명의 아이를 동시에 얻는 기쁨을 누렸다.
 
세쌍둥이 출산은 산모 출혈이 예상되는 고위험 분만에 속한다. 병원에 따르면 출산 후 산모는 출혈 등 합병증 없이 잘 회복했고, 세쌍둥이는 미숙아 치료를 위해 신생아 중환자실(NICU)에 입원했다.
 
2017년 경기권역 최초로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개소 및 운영해온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해 분만 2만례를 달성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는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중심으로 연간 약 1000건 이상 분만을 시행한다. 이 중 고위험 분만 비율은 80% 이상이며, 저출산 기조에도 분만 건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고대구로병원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제2차 신생아중환자실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획득했다.
 
고대구로병원은 ▲전문장비 및 시설 구비 ▲감염관리 프로토콜 구비 ▲중증도평가 ▲집중영양치료팀 운영비 ▲중증 신생아 퇴원 교육 ▲원외출생 신생아에 대한 감시배양 시행 등 6개 항목에서 100점 만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정희진 원장은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서 우수한 전문 의료진과 고위험 신생아 집중치료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모자건강 증진 및 출산율 향상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단국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전남대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경북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일산병원, 가천대길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등도 1등급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병원 관계자는 “최근 임신 및 출산율은 급격히 떨어지지만 고령 산모와 조기 진통, 임신중독증 등 고위험 임신의 비율은 계속 늘고 있기에 병원들의 관련 인프라 고도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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