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일련의 통계들은 모두 고위험 산모의 증가를 의미한다. 통계청이 지난 8월 발표한 2021 출생통계에 따르면 노산으로 분류하는 만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5.0%로 전년 대비 1.2%p 늘었다.
나이가 들면 생식 능력이 떨어져 자연 임신 확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에 난임 시술도 증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난임시술(보조생식술) 환자는 최근 5년간(2017~2021년) 1만2569명에서 14만3999명으로 약 11.5배 늘었다.
제왕절개 분만율도 늘고 있다. 제왕절개 분만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고위험 임신이다. 35세 이상 고위험 임신은 일반 임신에 비해 기형아 출산율과 임신중독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산모와 태아 건강 모두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에 의사들은 출산 시 자연분만보다는 제왕절개를 우선으로 권유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고위험 산모가 늘자 고위험 산모센터를 개소하는 대학병원도 점증하고 있다.
경희대병원은 다양한 임산합병증 및 내∙외과적 질환이 있는 고위험 임산부를 위한 고위험산모센터를 12일 열었다.
경희대병원 고위험산모센터는 24시간 고위험 임산부를 전담하는 산과 전문 교수가 각종 응급 상황에 대처한다. 또 산전 관리 및 분만 시, 신생아 전문 소아청소년과 교수진과 협진하는 통합 치료모델을 구축해 산모와 태아, 신생아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병원은 출생 후 신속한 맞춤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긴밀한 협진 체계도 구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영주 고위험산모센터장은 “센터 구성원 모두가 임신부와 태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모든 가정에 기쁨과 행복이 깃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희대병원 고위험산모센터 전경. 사진=경희대병원
이대서울병원 모아센터는 개소 이후 처음으로 세 쌍둥이가 태어나 관심을 모았다. 임신 35주차에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산모는 지난달 첫째와 둘째는 여아, 셋째 남아로 세 명의 아이를 동시에 얻는 기쁨을 누렸다.
세쌍둥이 출산은 산모 출혈이 예상되는 고위험 분만에 속한다. 병원에 따르면 출산 후 산모는 출혈 등 합병증 없이 잘 회복했고, 세쌍둥이는 미숙아 치료를 위해 신생아 중환자실(NICU)에 입원했다.
2017년 경기권역 최초로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개소 및 운영해온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해 분만 2만례를 달성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는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중심으로 연간 약 1000건 이상 분만을 시행한다. 이 중 고위험 분만 비율은 80% 이상이며, 저출산 기조에도 분만 건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고대구로병원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제2차 신생아중환자실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획득했다.
고대구로병원은 ▲전문장비 및 시설 구비 ▲감염관리 프로토콜 구비 ▲중증도평가 ▲집중영양치료팀 운영비 ▲중증 신생아 퇴원 교육 ▲원외출생 신생아에 대한 감시배양 시행 등 6개 항목에서 100점 만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정희진 원장은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서 우수한 전문 의료진과 고위험 신생아 집중치료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모자건강 증진 및 출산율 향상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단국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전남대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경북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일산병원, 가천대길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등도 1등급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병원 관계자는 “최근 임신 및 출산율은 급격히 떨어지지만 고령 산모와 조기 진통, 임신중독증 등 고위험 임신의 비율은 계속 늘고 있기에 병원들의 관련 인프라 고도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