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약 복용 중? 자몽 함유 건기식에 주의
자몽의 푸라노쿠마린, 약물 혈중 농도 높여
이주원 기자 │ joo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1-05 09:55   수정 2026.11.05 09:56

자몽은 특유의 쌉쌀한 맛과 상큼한 향으로 사랑받는 감귤류 과일이다. 생과일뿐 아니라 주스와 농축액으로도 소비되며, 자몽 유래 성분이 들어간 건강기능식품도 접할 수 있다. 그러나 혈압약을 복용 중이라면 자몽을 일상적으로 섭취하기 전에 약의 종류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시토크롬 계열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약물이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자몽이 약물의 분해 과정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몽은 약물 대사 효소인 CYP3A4의 작용을 억제하는 특성이 있다. 쉽게 말해 약물 분해를 방해해 예상보다 많은 약물이 혈액으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같은 용량의 약을 복용하더라도 체내 노출량이 커져 약물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일부 혈압약과 자몽의 상호작용에 주의를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작용에 관여하는 성분은 자몽의 푸라노쿠마린류가 꼽힌다. 2006년 미국임상영양학회지에 발표된 연구는 자몽의 푸라노쿠마린 성분과 혈압약의 상호작용을 확인시켜준다. 건강한 성인 18명에게 혈압약인 펠로디핀 10mg을 복용하게 하면서 일반 자몽주스, 푸라노쿠마린 제거 자몽주스 또는 오렌지주스 240mL를 함께 섭취하게 했다. 참가자가 서로 다른 조건을 순서대로 경험하는 무작위 교차설계 방식이다.

그 결과, 일반 자몽주스와 함께 복용했을 때 펠로디핀의 혈중 최고농 도와 전체 노출량이 다른 두 조건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반면 푸라노쿠마린을 제거한 자몽주스에서는 이러한 증가가 나타나지 않아 해당 성분군의 역할을 뒷받침했다.

물론 모든 혈압약이 자몽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같은 계열의 약이라도 성분에 따라 차이가 있고, 개인별로 대사 효소의 생산량도 다르다. 또 자몽의 섭취량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자몽 추출물이 들어간 보충제 역시 주스와 성분 구성이 같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혈압약을 복용 중이라면 약과 함께 자몽이 함유된 식품을 함께 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토크롬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약이라면 혼합 주스를 마실 때도 자몽 함유 여부를 살펴야 한다. 자몽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자몽을 추출 농축한 경우는 푸라노쿠마린 함량 역시 높아질 수 있으므로 건강기능식품 섭취 전 의사와 상의하도록 하자.

[참고자료]
Randomized Controlled Trial Am J Clin Nutr. 2006 May;83(5):1097-105. 
doi: 10.1093/ajcn/83.5.1097.
A furanocoumarin-free grapefruit juice establishes furanocoumarins as the mediators of the grapefruit juice-felodipine inter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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