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고 인위적인 파운데이션을 덜어내고 본연의 피부 결을 자연스럽게 살리는 '파데프리(Foundation-Free)' 메이크업이 글로벌 뷰티 시장의 핵심 카테고리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자외선 차단이나 일시적인 톤 보정에 머물렀던 베이스 제품군은 이제 고기능성 스킨케어 성분을 대거 결합한 '스킨케어링 융합형'으로 진화하며 카테고리의 외연을 폭발적으로 넓혀가는 추세다.
뷰티 트렌드 분석 플랫폼 트렌디어(Trendier)가 2025년 11월부터 2026년 4월까지 한국과 미국의 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융합형 베이스 수요의 빠른 증가세가 포착됐다. 독보적인 제형 기술력과 차별화된 원료 배합 노하우를 앞세운 K-뷰티 브랜드들은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내수 시장 장악에 이어 까다로운 미국 유통망에서도 강력한 파급력을 뽐내며 존재감을 키워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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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밀착 제형의 다각화
국내 파데프리 베이스 시장은 세분화된 고객 니즈에 맞춘 신제품 출시와 제형 다각화를 통해 가파른 질적·양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 올리브영 데이터를 살펴보면 해당 카테고리는 단기간 내 제품 수가 40% 이상 급격히 늘어나는 등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관련 브랜드 역시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이며 이번 여름 뷰티 시장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특히 비비(BB)·씨씨(CC) 크림의 화려한 부활이 돋보인다. 무겁고 탁한 기존 텍스처에서 벗어나 스킨케어 기능을 극대화한 신개념 제형으로 진화하면서, 리뷰 수도 크게 늘었다. 반면 컨실러 부문은 다소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여, 인위적이고 두꺼운 커버보다는 전체적인 피부 톤을 맑고 투명하게 보정하는 내추럴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국내 소비자의 베이스 선택 기준은 성분과 효능이 최우선이다. 인기 제품들의 핵심 키워드를 심층 분석한 결과, 수분 공급의 대명사인 히알루론산을 필두로 미백과 피부 장벽 강화에 탁월한 나이아신아마이드, 토코페롤 등 고효능 스킨케어 원료들이 최상위권을 휩쓸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끈적임 없는 ‘밀착력’과 객관적 신뢰도를 더하는 ‘임상 시험’ 등의 키워드가 떠올랐다.
라이징 키워드를 살펴보면 소비자들의 디테일한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조사 기간 동안 한국에선 #리포좀 #리프팅 #빠른흡수 등의 키워드가 급성장했다. 리포좀 공법을 적용해 유효 성분 흡수율을 극대화하거나 리프팅 효과로 탄력 있는 결광을 연출하려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름쿨톤 #연보라 등 컬러 관련 키워드에도 관심이 쏠렸다. 맞춤형 색상으로 피부의 노란기를 정교하게 교정하거나, 피부색에 맞게 변화하는 제품 등이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달바는 올리브영과 네이버쇼핑 모두에서 가장 많은 반응을 이끌어낸 브랜드로 꼽혔다. 올리브영에선 체이싱래빗, 셀퓨전씨, 식물나라 등이 뒤를 이었고, 네이버에선 듀이트리, 헤라, 톤핏션 등이 2~5위에 올랐다.
북미 유통망 파고든 클린 성분과 안티에이징
미국에서도 파데프리 베이스의 지형도는 스킨케어 중심으로 급변하는 중이다. 미국 세포라 트렌드를 살펴보면 전체 제품 수는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틴티드 모이스처라이저 등 스킨케어 효능이 강조된 제품군에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되며 기간 내 카테고리 리뷰 증가율이 60% 이상 급증했다.
현지 소비자들에게 반응을 얻고 있는 성분 및 마케팅 키워드를 분석해 보면 '피부 자극 최소화'와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피부 속으로 흡수되지 않고 표면에서 자외선을 튕겨내는 무기 자외선 차단 성분인 미네랄, 징크, 징크옥사이드에 대한 선호도가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한 모공을 막지 않는 '논코메도제닉'과 여드름 피부에 적합한 '아크네 세이프', 그리고 유해 논란 성분을 철저히 배제한 '탈크 프리' 제형을 찾는 소비 형태가 뚜렷하게 확산되고 있다.
성분 안전성을 꼼꼼히 따진 얇은 틴트형 베이스 제품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매일 부담 없이 사용해 화장품 바닥을 드러낸다는 의미의 #힛팬, 건강하게 그을린 피부를 의미하는 #선키스드 키워드의 사용도 크게 늘었다.
고기능성 안티에이징 성분과 베이스 제품의 결합도 눈에 띈다. 최근 현지에 새롭게 진입한 라이징 키워드인 '펩타이드 컴플렉스'는 파데프리 제품이 단순 자외선 차단과 보습을 넘어, 주름이나 탄력 등 스킨케어 영역까지 그 역할을 점차 확대해 나가는 추세임을 보여준다.
깐깐한 해외 수요 뚫은 맞춤형 융합 솔루션
안전한 성분과 고기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북미 시장 수요는 K-뷰티 브랜드의 해외 진출에도 강력한 추진력이 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지 소비자의 세밀한 피부 고민을 파고드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며 까다로운 미국 시장의 진입장벽을 적극적으로 허무는 중이다.
글로벌 브랜드 제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세포라 파데프리 카테고리에서, 이니스프리는 현지 소비자들의 '붉은기 보정' 니즈를 읽어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과하지 않은 초록빛 텍스처로 다양한 인종의 홍조를 이질감 없이 중화하고 히알루론산과 시카 성분으로 속건조를 개선하는 맞춤형 스킨케어 솔루션을 제안한 것이 현지화 성공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한국에서 통용되는 공식을 일방적으로 수출한 것이 아니라 현지인들의 세밀한 피부 고민을 파고든 영리한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최대 온라인 플랫폼 아마존에서도 파데프리 제품군 내 K-뷰티의 성장세를 엿볼 수 있다. 조선미녀의 데일리 틴티드 플루이드 선스크린은 스킨케어처럼 얇고 부드러운 발림성과 확실한 자외선 차단 효과를 앞세워 신규 판매 랭킹 상위권에 진입했다. 믹순은 쌀 유래 PDRN 성분과 식물성 콜라겐을 베이스 제품에 과감히 배합하는 융합을 시도했다. 장시간 건강한 광채를 뿜어내고 피부 탄력을 촘촘히 채워주는 플럼핑 효과를 강조한 이 제품은 안티에이징 스킨케어링 베이스를 찾아 헤매던 현지 유저들의 갈증을 해소하며 급부상했다.
향후 글로벌 파데프리 메이크업 시장은 스킨케어 효능의 시각적 극대화와 깐깐한 임상 기반의 성분 기술력 경쟁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피부 장벽이 보호받고 집중적인 안티에이징 케어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기를 갈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차원적인 톤 보정을 뛰어넘어 글로벌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충족시키며, 메이크업과 스킨케어의 경계를 허무는 K-뷰티의 혁신 역량은 향후 글로벌 뷰티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갈 주력 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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