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농가 ‘구제역’이라 불리며 매년 수천억원의 경제적 피해를 입히는 과수화상병(Fire Blight) 시장에 의미가 있는 데이터가 나왔다.
바이오신약 전문기업 인트론바이오(대표 윤경원)는 자체 개발 중인 과수화상병 예방·치료 후보물질 ‘EAL2200’이 과수화상병 원인균인 에르위니아 아밀로보라(Erwinia amylovora)를 대상으로 강력한 항균·살균 효능을 보였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미국 소재 글로벌 바이오 전문 수탁시험기관(CRO)을 통해 진행됐다. 국내에서는 과수화상병 원인균의 취급과 시험 활용에 제한이 있어 실제 균주 기반 효능 검증을 미국 전문기관에 의뢰했다. EAL2200은 인트론바이오가 2025년 7월 미국 특허출원을 완료한 물질이다.
시험은 과수화상병 유발 균주 가운데 대표 균주인 BAA-2158, 51855, 49946 등 3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가에는 박테리아 현탁액의 용해 정도를 확인하는 TRA 분석과 실제 생존 박테리아 수를 확인하는 CLA 분석이 활용됐다.
인트론바이오에 따르면 EAL2200은 박테리아 세포벽을 직접 파괴하는 엔도리신 기반 용해 메커니즘을 보였다. TRA 분석에서 고농도인 20㎍/mL 처리 시 타깃 균주의 박테리아 현탁액 밀도를 50%까지 감소시키는 데 걸린 시간(TOD50)은 최소 3.054분으로 나타났다. 가장 저항성이 높았던 균주에서도 10분 이내 세포 용해가 확인됐다.
CLA 분석에서는 10㎍/mL 농도로 처리했을 때 시험에 사용된 3개 균주 모두에서 콜로니가 관찰되지 않았다. 회사는 이를 통해 3개 균주에 대한 100% 용해 활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5㎍/mL 저농도 조건에서도 2개 균주는 100% 사멸했고, 나머지 1개 균주는 91.1%의 저해율을 보였다.
과수화상병은 사과·배 등 과수에 치명적 피해를 일으키는 세균성 병해다. 발생 시 확산 방지를 위해 나무 매몰이나 과원 폐원 조치가 이뤄질 수 있어 농가 피해가 큰 질환으로 꼽힌다. 현재 과수화상병 방제에는 스트렙토마이신 등 항생제가 사용되고 있으나, 내성균 출현과 잔류성 문제로 대체 방제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인트론바이오는 EAL2200이 회사의 잇트리신(itLysin®) 플랫폼을 기반으로 세포벽을 물리적으로 분해하는 방식의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항생제와 다른 작용기전을 통해 내성 우려를 낮추고, 바이오 기반 작물보호제 시장에서 활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영현 인트론 R&BD 연구소 이사는 “이번 데이터는 EAL2200이 단순한 억제제가 아니라 병원균을 직접 파괴하는 효능을 보였다는 점을 글로벌 기준에서 확인한 결과”라며 “실제 작물 환경에서의 필드 테스트로 개발 단계가 진전되면 EAL2200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조류 기반 생산 시스템과 접목해 생산 경제성도 확보할 계획”이라며 “이번 효능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업화와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