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유통 구조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거점도매 정책을 둘러싼 공급망 재편과 충돌을 형상화한 AI 생성 이미지.
대웅제약 ‘블록형 거점도매’를 둘러싼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최근 회원사를 대상으로 거점도매 대응을 위한 투쟁기금 모금에 착수한 데 이어, 협회 고문·자문위원단까지 가세하면서 조직적 대응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협회는 공문을 통해 “대웅제약 유통정책 철회를 위한 대응에 필요한 기금을 마련한다”며 회원사의 자발적 참여를 요청했다. 모금 기간은 3월부터 4월 말까지로, 금액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단기 대응을 넘어 장기전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열린 고문·자문위원단 간담회에서는 강경 발언이 이어지며 투쟁 기류가 더욱 고조됐다. 원로들은 “타협은 곧 투항”이라며 철회 전까지 대응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현장에서는 투쟁기금 기탁도 잇따랐다.
특히 이번 간담회에는 전직 중앙회장과 지회장 등 협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집행부 차원을 넘어 협회 전체가 대응에 나선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원로들은 대응 전략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약사사회와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언급하는 한편, 대웅제약과 협력 관계에 있는 외자사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 대국민 홍보 강화 등을 주문하며 대응 전선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실제로 이번 사안은 유통업계에 국한되지 않고 약사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대한약사회 16개 시도지부협의회는 해당 정책이 의약품 유통 질서를 훼손하고 약국 현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고, 약사 커뮤니티인 ‘약준모’ 역시 이날 입장을 내고 정책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반발에 가세했다.
앞서 유통협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조건 없는 전면 철회 외에는 타협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회 중재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시행 유예나 일부 보완 등 절충안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블록형 거점도매’ 정책이 유통 효율화와 공급 안정화를 위한 구조 개편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 핵심 도매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운영하고, 재고·배송 데이터를 통합 관리해 수요 변화나 품절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권역 중심 물류 체계를 통해 배송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업계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기금 조성과 원로 그룹의 가세로 유통협회의 대응 체계가 본격화되면서 향후 갈등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유통업계와 대웅제약은 차주 국회에서 만나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중재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양측의 입장 차가 커 실제 합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