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챙겼으나 고통?도 함께"…'올리브영 페스타' 이모저모
첫 야외 개최...다채로움 입 모아 칭찬, 날씨는 복병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5-22 06:00   수정 2025.05.22 09:41
▲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12일 개막한  '2025 올리브영 페스타 2층 전경. ⓒCJ올리브영

“매우 넓고, 무척 다양하고…그런데  너무 덥다!” '2025 올리브영 페스타' 첫날인 21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 둥지를 튼 축제장에서 만난 이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CJ올리브영 창립 20주년이었던 2019년부터 이어져 온 올리브영 페스타는 올해 많은 변화를 감행했다. 실내에서, 어워즈 행사와 병행해 치렀던 예전과는 달리, 올해는 어워즈를 떼어 내고, 야외로 나왔다. 더 많은 브랜드를 소개하기 위해 규모를 키우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더했다. 최근 여러 플랫폼에서 개최하고 있는 뷰티 페스타와 차별화하고, K-뷰티를 문화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페스타의 부스는 1층에 퍼스널케어, 헬시라이프존이,  2층에 스킨케어, 메이크업, 럭스 에디트존을 비롯한 F&B 코너가 마련됐다.  5개의 존에 자리한  총 84개의  부스에서 108개의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었다.   스킨케어 메이크업이 2층에 몰려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1층 부스는 대기시간이 많이 길지 않고, 활동적인 이벤트가 준비돼 있어 상대적으로 즐기기 좋았다는 평이 많았다. 특히 다른 뷰티 페스타에선 참여 브랜드가 적은 이너뷰티, 맨즈 뷰티 브랜드도 여러 형태로 부스를 마련, 특히 커플 단위로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 2025 올리브영 페스타 1층(왼쪽)과 2층 부스 모습. ⓒ뷰티누리

2025 올리브영 페스타는 오전 10시, 오후 3시, 6시 입장팀으로 나눠 티켓을 판매했다. 10시에 입장해 오후 8시까지 종일 참가할 수 있는 티켓은 5만5000원, 오후 3시 입장은 4만원,  오후 6시 입장은 1만5000원이었다. 열성 '뷰티 덕후'들은 오전 10시 티켓을 구하기 위해 ‘피 튀기는’ 티켓팅을 거쳐야 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페스타 티켓은 약 2배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회사에 연차를 내고 10시 입장을 선택한 서울 용산구 거주 20대 여성 한씨는  "가장 흥미가 많은 메이크업 코너부터 스킨케어까지 돌아보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이너뷰티 코너들을 훑었다"며 "브랜드가 다양하고 다른 페스타들보다 게임이나 음악 등의 분위기가 정말 놀이동산 같아 즐겁게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한씨가 인상 깊은 부스로 꼽은 곳은 바이탈뷰티다. 부스에 입장하면 장난감 총을 주고 여러 구조물 중에 하나를 맞추라고 한다. 성공하면 본품 수준의 상품을 증정한다. 바로 이어서 다리를 열심히 굴려서 높은 레벨에 닿는 미션을 성공하거나 실패하면, 또 다른 본품을 준다. 한씨는 “게임이 액티브하고, 성공 여부에 관계 없이 본품을 준다는 점이 좋았다”며 자리를 떴다.

역시 10시에 입장했다는 서울 거주 20대 최씨는 "유명한 브랜드가 많고, 구획별로 나뉘어 있어 관심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돌아보기에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코너는 게임에 꽤 시간이 걸려 줄이 너무 길고, 땡볕에 서 있는 대기시간이 너무 힘들었다"면서 "길게 기다려서 참여했는데 여행용 샘플 하나만 주면 솔직히 약간 심술이 난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원래 좋아하던 브랜드인 바이오던스의 부스가 좋았다고 했다. 바이오던스는 작은 공을 그에 맞는 크기의 '모공' 구멍에 많이 넣으면 더 좋은 상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는 곧 출시될 신제품 '콜라겐 모공 앰플'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최씨는 “공 8개를 넣어 신제품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역시 실패해도 최소 본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만족도를 높였다.

▲위 왼쪽부터 시게 방향  바이탈뷰티,  바이오던스, 비비고. 덴티스테 부스에서 게잉믈 즐기고 있는 참가자들.  ⓒ뷰티누리

보통의 뷰티 페스타보다 참여 브랜드가 다채롭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문제점도  적지 않았다. 여러 관람객들에게 공통적으로 지적된 문제점은 '날씨'와 이에 대한 대응책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이 행사를 야외 개최로 결정하고 1년 넘게 준비해오면서 가장 바란 것은 비가 오지 않는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첫날은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았지만, 높은 습도와 따가운 햇살이 행사의 만족도를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올리브영 측은 야외행사임을 고려해 안전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대와 바로  마실 수 있는 생수를 배치했고, 입장 시 기본으로 증정하는 구성품에 양우산과 쿨링 티슈를 준비했다. 낮엔 대부분이 이 양우산을 쓰고 더위를 피했다.

서울 거주 40대 여성 김모씨는 “화장품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지만, 뷰티 페스타를 인형뽑기 오락실처럼 여기고 즐겨 다니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번 페스타엔 함께 다니는 친구도 뒤로 하고, 하루종일 부스를 돌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다고. 하지만 다부진 각오도 날씨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김모씨는 "차라리 더 빨리 하거나 더 늦게 개최했다면 외국 뮤직 페스티벌처럼 신나게 즐길 수 있었을 텐데 날씨가 너무 아쉽다"면서 "올리브영이 세세하게 준비를 한 것 같지만, 다음엔 다시 실내로 들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방문했다는 경기도 거주 30대 남성은 "낮엔 해가 너무 뜨거운데 이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어서 힘들었다"면서 "각 부스에서 입장 전에 이런 저런 것들을 시키는 시간을 줄여줬다면 대기줄이 훨씬 빨리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각 부스는 관람객들의 참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올리브영 어플에서 직원확인용 코드를 일일이 입력하게 했다.

그럼에도 야외 개최의 낭만이 있다고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스킨케어 브랜드로 부스를 낸 한 브랜드의 관계자는 "날씨 때문에 올리브영 측에서 각 부스에 서큘레이터 가동을 요구하는 등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낮엔 힘들지만 오후 늦게 노을이 지고 조명이 전부 켜지면 그 모습이 장관이라, 올리브영이 야외 개최를 주장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브랜드들은 페스타 첫날, 날씨 외엔 어느 정도 만족하는 눈치다. 날씨 때문에 직원들이 실신할 정도로 힘들어했지만, 여느 페스타보다 관람객들이 적극적으로 게임에 참여하고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는 '진성 뷰덕'이었다는 점이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뷰티 페스타에 처음 참여했다는 구강케어 브랜드의 관계자는 "신제품을 홍보하고 올리브영 어플에서 브랜드 노출을 늘리기 위해 페스타에 참여했다"며 "생각보다 더 많은 고객들이 방문했고, 예상보다 더 구체적인 관심을 보여주셔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구강케어 쪽이다보니 아무래도 커플 단위 방문객이 많다는 우스갯소리도 남겼다.

브랜드 제로이드의 관계자는 "고객 가까이서 소통할 기회를 만들고자 올리브영 페스타에 참여하게 됐다"며 "방문객들이 더워 힘들어하시는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게임 하나하나에 즐겁게 참여해 주시고 제품을 받아가시며 기뻐하는 모습이 감사했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페스타는 오는  25일까지 이어진다. 주말엔 비 예보가 있고, 기온도 계속 높을 것으로 예측돼, 주최측과 관람객 모두 대비가 필요하다. 참가할 관람객은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두텁게 바르고, 챙이 넓은 모자를 챙겨야 한다. 양우산은 사람이 많아 불편할 수 있다. 물은 챙기지 않아도 된다. 기본 키트에 한 병 포함돼 있고, 행사장 곳곳에 생수함이 있다. 사람이 많아 행사장에서 식사를 하긴 어렵다. 1층 비비고 부스에서 아이스크림을 받아 먹으면 덥고 힘든 관람 중에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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