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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들의 루틴 속으로 침투하라
2021년 이후 ‘아침엔 C 저녁엔 A(早C晚A)’ 스킨케어 루틴이 한참 유행하고 있을 때, 그 흐름에 동참한 한국 브랜드는 없었다. 데일리 메이크업 시대로 접어들면서 틱톡을 통해 ‘좡췐(妆前, 베이스의 베이스) – 디좡(底妆, 베이스 메이크업) – 딩좡(定妆, 고정화장)’으로 이어지는 3단계 베이스 메이크업 튜토리얼을 다룬 콘텐츠가 무수히 생성되고 전파되었지만, 한국의 쿠션들은 여전히 ‘쿠션 하나로 메이크업 끝’이라고 광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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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 소비자들은 좋은 것은 다다익선으로 많이 바를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적게 바를수록 좋다로 관점이 바뀌었다. 그렇다고 매일 바르는 스킨케어의 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 피부에 맞는 스킨케어 루틴을 찾아 꾸준히 피부를 관리하기 시작했다. 틱톡과 샤오홍수와 같은 SNS에는 연일 스킨케어 루틴을 제안하는 컨텐츠가 넘쳐난다. 여러 브랜드의 유명한 아이템들을 믹스해서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런 루틴을 다루는 콘텐츠에서 언급될 수 있어야 중국 소비자들의 스킨케어 루틴에 침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할인 혜택을 붙여 브랜드 세트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이제 너무 낡은 방법이 됐고, 더 이상 먹히지도 않는다.
현지 소비자의 언어로 소통하라
언어는 문화적인 산물이자, 해외 시장을 공략할 때 가장 높은 문화장벽이 되기도 한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화장품을 팔려고 하면 그들이 어떤 피부 고민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화장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들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의 언어부터 이해해야 한다. 중국 소비자들은 영문으로 된 제품명을 잘 보지도 않고 검색하는 일은 더더욱 없다. 해외 브랜드들은 물론 한국 브랜드들도 브랜드명도 제품명도 모두 영어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은 브랜드명조차로 영어 발음대로 읽지 않는다. 샤넬(CHANEL)조차 샹나이얼(香奈儿), 에스티로더(Estee lauder)는 야스란다이(雅诗兰黛)로 통한다. 이러하니 영어로 쓰여진 그 긴 제품명을 읽는 일은 요원하다.
제품명보다 애칭을 선호하는 이유
‘小黑瓶(랑콤 제니피끄)’ ‘小棕瓶(에스띠로더 나이트리페어)’ 처럼 2010년대 럭셔리 화장품에서 시작된 제품의 애칭은 2010년대 중반 웨이보나 샤오홍수 등에서 왕홍들이 사용하면서 대중화됐다. 한국에서도 ‘갈색병’ 정도야 유행하긴 했지만, 중국에서는 훨씬 더 필수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사실 한국 브랜드 중에는 이렇게 애칭으로 성공한 경우가 없다. 중국에서 진정수분 크림으로 유명한 아크웰 수분크림(Acwell Clarity Cream)을 N4크림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패키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No 4를 보고 N4크림으로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크웰 N4크림은 중국시장에서 꾸준히 팔리고 있는 몇 안 되는 K-뷰티 제품 중 하나다. 애경산업의 에이지투웨니스도 아이징(爱敬)으로 불린다. 중국에서는 아이징(爱敬) 브랜드를 달고 샴푸 등 퍼스널케어 상품도 함께 판매되고 있는데, 중국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대형 브랜드로서의 저변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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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인물 메이크업’이 뭐야?
로컬라이제이션의 기본은 언어다. 그들의 언어, 그들의 습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의 올리브영 상세페이지 내용을 그대로 번역해 옮기는 정도로 생각해서는 어림없다. 최근 중국에서는 한참 ‘끓인물 메이크업(白开水妆)’이 유행했다. 여러분은 이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아마도 많은 한국인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것이다. 화장품에 끓인 물이라니…! 중국은 옛날부터 물이 좋지 않아서 차를 끓여 마시고, 물보다 기름을 이용해서 음식을 조리하는 문화가 발전했다는 것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렇듯 물은 깨끗하지 않지만, 끓이면 깨끗하고 안전해진다는 인식은 중국 소비자들에게는 익숙한 개념이다. 그래서 ‘끓인 물 메이크업’이란 표현은 중국 사람들에게는 깨끗하고 투명한 메이크업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게다가 위트있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져서 호감은 배가된다. 우리처럼 물이 좋은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다. 이런 컬처코드를 활용할 수만 있다면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100배 이상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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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브랜드 중에서도 중국적인 특성을 고려한 마케팅 활동을 시도하여 성공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휘토슈앙回头霜(뒤돌아보게 만드는 크림)’으로 화제가 된 대라 파운데이션 크림이다. 웨이슈어라는 파워 틱톡커의 힘도 있었겠지만, 센스있는 제품의 애칭이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결과를 았다. 최근의 베이스 메이크업의 단계를 줄이는 트렌드를 반영한 올인원 제품으로 과거 BB크림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MZ나 GenZ세대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처럼, 중국의 90년대생들과 00년대 생들의 언어를 이해해야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 언어는 단순한 단어가 아니라 그들 또래 집단내에서의 상호작용의 산물이고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되어 있다. 그래서 단순히 번역기를 돌려 사용한 문구나 전문 번역가를 통해 정제되어 만든 문장 역시 그들에게는 어색하거나 딱딱하게 다가갈 수도 있다. 마케팅에서 사용하는 카피라이팅은 그저 제품 특성 등 의미만 전달하면 되는 작업이 아니라,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비자 언어로 변환하는 것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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