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약업신문 바이오헬스 독자 관심 '최신 동향'
주요 신약 연구 결과 발표에 쏠리는 눈…화장품 등 뷰티 이슈 지속해서 상승세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12-31 12:00   수정 2024.12.31 16:45
약업신문이 독자들의 관심을 끈 뉴스 중 톱 10을 선정했다.©DALL-E

올해 국내외 바이오헬스 산업은 혁신의 물결 속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 치료 기술부터 국내 기업이 제시한 새로운 접근법까지, 미래 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소식들이 대거 쏟아졌다. 약업신문은 그 중심에서 주목할 만한 뉴스 톱 10을 선정했다. 특히 이번 리스트는 2024년 1월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약업신문 바이오헬스 섹션에서 독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기사를 기반으로 선정됐다. 올해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바이오헬스 이슈를 되짚어보자.<편집자 주>

 

약업신문은 올해 독자 관심 톱 10 뉴스와 더불어, 4분기(10월 1일~12월 30일) 동안 높은 관심을 받은 6건의 이슈를 추가로 선정했다. 이는 최신 트렌드와 이슈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11. 에이비엘바이오, 퇴행성뇌질환 키플레이어 부상…BBB 셔틀 성공사례 잇달아

글로벌 빅파마 로슈(Roche)가 오랜 시간과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며 도전해 온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에서 마침내 중요한 실마리를 찾아냈다. 그 핵심 열쇠는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 셔틀 기술이다. BBB 셔틀이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에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으면서, 이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대표 기업들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에이비엘바이오가 단연 돋보인다.

BBB 셔틀은 약물이 뇌혈관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발생하는 치료 효과의 한계를 극복하는 약물 전달 시스템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신경 질환 치료에 매우 중요한 기술로, 기존 치료제가 증상을 지연시키거나 완화하는 데 그쳤던 것과 달리, BBB 셔틀은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근본적인 치료까지 가능하게 한다. BBB 셔틀은 오랫동안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었으나, 최근 기술 고도화가 이뤄지면서 임상 단계에 진입해 상용화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로슈는 지난 11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알츠하이머 학회(Clinical Trials on Alzheimer’s Disease)에서 BBB 셔틀 플랫폼을 적용한 신약 후보물질 ‘트론티네맙(Trontinemab)’의 임상 1/2상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다.

로슈가 발표한 임상 1b/2a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트론티네맙을 1.8mg/kg에서 3.6mg/kg까지 투여한 후 단 12주 만에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빠르게 감소했다. 특히 3.6mg/kg 고용량 투여군은 12주 후 PET 스캔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평균 91 센틸로이드(Centiloid)까지 줄었고, 28주 후에는 107 센틸로이드까지 더 감소하며 강력한 효과를 입증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뇌혈관장벽 투과를 높이는 ‘그랩바디-B(Grabody-B)’ 플랫폼을 보유했다. 이 플랫폼은 긴 반감기를 통해 기존 단독 항체가 가지고 있던 뇌 약물 전달의 한계를 극복하는 핵심 기술이다. 특히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수용체(IGF1R)’를 표적으로 삼아 RMT(Receptor Mediated Transcytosis) 메커니즘을 활용해 BBB를 통과하고 항체를 뇌에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랩바디-B 플랫폼의 IGF1R 타깃 기술은 타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력하는 ‘트랜스페린 수용체(TfR)’ 기반 기술과 차별화된다. IGF1R은 뇌 미세혈관(BMV)과 뉴런 세포 등에서 특이적으로 더 많이 발현돼, 다른 조직에서의 오프-타깃(Off-target)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다른 기업의 BBB 셔틀 기술과 달리 안전한 치료제 개발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12. 메지온, 폰탄치료제 JURVIGO 유럽 승인 성큼

메지온은 폰탄치료제 JURVIGO의 유럽시장 진출의 첫 단계로 EMA(유럽의약품청)로부터 SME(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 지정을 승인받았다고 지난 11월 밝혔다. 

SME 지정을 통해 메지온은 향후 유럽연합(EU) 내 판매권 확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게 됐다. 메지온은 JURVIGO의 FDA 임상 3상 FUEL-2를 추진 중이다.

이번 SME 지정은 메지온의 유럽 의약품 허가(NDA) 준비의 목적으로 이뤄졌다. 메지온은 9월에 지정 신청 자료를 제출해 검토를 거쳐 승인을 받았다. 10월에는 Scientific Advice(SA)신청을 위한 브리핑 자료를 EMA에 제출했다. 현재 EMA에서 해당 자료를 검토 중이며, 메지온은 EMA 승인 절차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전문 규제 에이전트(Regulatory Agent) 선정을 시작했다.

메지온은 바이오 유럽 행사에서 글로벌 제약사 및 투자회사들과 논의를 진행하며, 단순한 관심을 넘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의견 교환 단계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메지온은 2025년 1분기 SA 응답 수령 후 2분기 EMA 신청 절차를 진행하며, 2026년 3분기 EMA 마케팅 허가를 획득할 계획이다.

 

13. 당뇨병, 유전자가위로 싹둑 자르는 시대 올까?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으로 유전자가위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자가면역 반응으로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의 베타 세포가 파괴되는 제1형 당뇨병과 인슐린 저항성 및 대사증후군으로 발병하는 제2형 당뇨병 모두에 적용할 수 있어, 당뇨병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 1형과 2형 당뇨병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다. 1형 당뇨병 환자는 평생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며, 2형 당뇨병 환자도 혈당 강하제를 사용하다가 결국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현재까지 유전자 편집을 통해 직접 DNA를 절단하는 당뇨병 치료제가 임상시험에 진입한 사례는 없으나,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줄기세포 기반의 베타 세포 복구에 초점을 맞춘 치료제는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1형 당뇨병 치료제 VCTX210을 개발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현재 1형 당뇨병 치료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으나, 췌장 내분비 세포의 정상화를 유도하므로, 2형 당뇨병 치료제로도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는 올해 초까지 공동연구를 진행한 버텍스 파마슈티컬(Vertex Pharmaceuticals)에 인수된 비아사이트(ViaCyte)와의 파트너십이 종료된 후, 독자적으로 VCTX210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는 비아사이트의 CyT49 인간 배아줄기세포주에서 유래한 췌장 내분비 세포(PEC-01)를 유전자 편집했다. 해당 세포의 면역 기능에 관여하는 HLA 클래스 1(Human Leukocyte Antigen Class 1) 단백질을 제거하고, 면역 세포를 억제하는 분자를 추가해 자가면역 시스템의 공격을 피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즉, VCTX210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을 유전자가위로 싹둑 자른 것이다. 이를 통해 베타 세포들은 파괴되지 않고 췌장 내분비 세포로 분화해 인슐린을 자가적으로 분비할 수 있게 됐다.

비아사이트 앨런 D. 아굴닉(Alan D. Agulnick) 세포공학 부문 이사는 “동물실험에서 유전자 편집된 VCTX210 세포가 면역 시스템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비편집 세포보다 생존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14. MD가 뭐길래…화장품·제약·바이오업계 다 뛰어든다

MD(Medical Device)크림이 피부 건강과 미용을 위한 선택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팬데믹을 거치면서 피부 건강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전 세계적으로 더마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병·의원에서 유통되는 MD 시장에 진출하는 업체들이 늘어났다.

제약사 바이오사 화장품사 ODM사까지 적극 개발해 출시하고 있는 MD크림은 화장품이 아니다. MD크림은 상처를 입거나 손상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창상피복재로, 2등급 의료기기(Medical Device)로 분류된다. 1도 화상, 아토피피부염, 건조증 등의 피부 질환자나 민감성 피부를 위한 보습제로 피부과에서 처방하고 있다.

MD 제품 출시에 적극적인 업계는 단연 제약업계다. 최근 제약사들이 화장품산업으로 진출을 확대하면서, 제약사로서의 전문성을 내세울 수 있는 MD 제품 개발 및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동국제약이 대표주자로 꼽힌다. 동국제약은 최근 메디컬 에스테틱 라인을 강화하면서 마데카MD 크림·로션을 출시했다. 기존 센텔리안24 MD크림을 개선한 제품으로, 크림의 용량을 다양화하고, 로션을 추가 출시했다.

화장품사도 만만치 않다. 브랜드 셀퓨전씨를 운영하고 있는 씨엠에스랩(CMS LAB)은 병의원 전용 화장품 및 의료기기 브랜드 셀퓨전씨 엑스퍼트를 통해 새로운 MD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7월 출시한 배리덤 쉴드 크림 MD와 배리덤 센서티브 쉴드 크림 MD가 그것이다.

바이오사인 시지바이오에서도 MD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이지듀 MD 리젠크림’을 출시한 것에 이어 올해는 기존 이지듀 MD 크림의 대용량 제품을 추가했다.

화장품 ODM사도 MD 제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스맥스는 올해 초 발족한 바이오소재 개발연구연합체 코스맥스BF를 통해 스테로이드 없는 MD를 개발하고 있다고 최근 발표했다.

 

15. "재생 촉진에 성형 성공률 향상까지" 이엔셀, 지방이식 효율 증진법 연구결과 발표

지방조직 이식에서 큰 걸림돌이었던 부작용의 발생 위험은 낮추고 생착률은 증진시키는 방법을 이엔셀이 제시했다.

이엔셀은 네르본산이 줄기세포의 지방세포로의 분화를 촉진하고 지방 생착률을 증진시키는 보조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생화학, 유전학 및 분자생물학 분야 권위 저널인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Medicine’에 게재됐다고 지난 10월 밝혔다.

지방조직 이식은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손상된 조직의 재생 및 재건을 위한 중요 전략으로 사용되며, 이를 위해 안정성이 입증된 자가지방 이식술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자가지방 이식술은 지방조직에서 지방세포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세포가 손상되거나 이미 노화된 지방 세포로 인해 이식한 조직 내에 섬유화를 일으킬 수 있다. 또 이식 절편의 50~90%가량이 재흡수되고, 괴사 및 낭종 형성과 같은 부작용 위험도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이식 방법의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이 중 대표적으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지방이식(Cell-Assisted Lipotransfer, CAL), 보조물질을 이용한 지방 이식 연구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엔셀 연구진은 지방이식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중간엽 줄기세포의 지방세포 분화 촉진 및 이식 조직 내 지방세포의 생착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보조제인 네르본산의 효과와 작용 메커니즘을 최초로 확인했다.

이엔셀 관계자는 "네르본산이 세포 독성 없이 Akt/mTOR 신호 전달을 활성화하고 Wnt 신호 전달을 억제함으로써 중간엽 줄기세포의 지방세포 분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지방 이식 후 염증 감소 및 신생 혈관 형성을 유도해 생체 내 미세환경을 안정화시키고, 이를 통해 이식된 지방 세포의 생존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최초로 입증한 사례라 매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16. 코아스템켐온, 뉴로나타-알 2차 평가 변수 포함해 유의미한 결과 값 생성 목표

코아스템켐온은 ‘뉴로나타-알’ 임상 3상 결과에서 프로토콜 내 포함된 전체 바이오마커 중 일부 데이터 확보 가능성이 있는 데이터를 확인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코아스템켐온은 뉴로나타-알 3상 결과를 받아 공시를 진행한 이후, 데이터 분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아스템켐온 양길안 대표는 “’뉴로나타-알’ 임상 3상은 은 앞으로 회사가 글로벌 진출에 있어 또 다른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커다란 자산"이라면서 "승인을 포기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 대표는 “1차 유효성 입증하지 못한 것이 실패는 아니기에 이번 결과 속에 놓인 구체적인 요소들을 이른 시일 내 정확히 되짚어 봄으로써 감독 기관들과 원만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코아스템켐온 연구소 팀장은 “모든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확인이 필요한 바이오마커 분석에서 일부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프로토콜 내 포함된 바이어마커 분석은 과거 임상 2상의 의미 있었던 것들을 포함해, 훨씬 더 많은 수의 바이오마커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분석을 완료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임상적 의의를 찾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미국 바이오젠에서 신약으로 개발된 ‘토퍼센(Tofersen)’은 최종 임상 3상 결과에서 1차 유효성 평가 지표를 미충족했지만, 2차 유효성 평가지표에서 진행된 바이오마커 분석 결과를 근거로 FDA의 최종 허가를 받았다. 토퍼센은 현재 시장에서 활발히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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