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플라스틱 대체 종이 빨대서 PFAS 검출

종이 빨대 90%ㆍ대나무 빨대 80% 검출..금속 빨대 未검출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

친환경 종이 빨대에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놀라움이 앞서게 하고 있다.

벨기에 앤트워프대학 생물학과 연구팀은 39개 빨대 브랜드 제품들을 수집해 과불화화합물(PFAS) 검출을 위한 분석검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앤트워프대학 연구팀은 이 같은 검사결과를 학술지 ‘식품 첨가물과 오염’誌(Food Additives & Contaminants) 온라인판에 “표적 또는 추정 스크리닝 방법을 사용한 시중 음용 빨대의 폴리 및 페르플루오로알킬 화합물(PFAS) 평가” 제목으로 8월 24일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종이 빨대와 대나무 빨대를 포함해 평가를 진행한 대부분의 빨대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불화화합물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매우 천천히 분해되기 때문에 자연환경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데는 수 천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이 과불화화합물에 이른바 “영구(永久) 화학물질”이라는 별칭을 붙인 이유이다.

더욱이 과불화화합물은 백신의 효능 감소, 신생아 체중저하, 갑상선 질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의 증가, 간 손상, 신장암 및 고환암 등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참여한 티모 그로펜 박사는 “종이와 대나무 등의 천연물로 만든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에 비해 훨씬 지속가능한 데다 친환경적인 것으로 광고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들 빨대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된 것을 보면 꼭 그렇지 만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국내학자도 1명이 포함되어 있는 앤트워프대학 연구팀은 종이, 대나무, 유리, 스테인레스강 및 플라스틱 등 5개 소재로 제조된 음용빨대 39개 브랜드 제품들을 상점, 슈퍼마켓, 패스트 푸드점 등에서 구매해 수집한 후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되는지 알아내기 위한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39개 브랜드 중 69%에 해당하는 27개 브랜드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검출된 과불화화합물은 모두 18가지 종류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이처럼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된 비율을 보면 종이 빨대가 20개 중 18개로 90%에 달해 가장 높게 나타났음이 눈에 띄었다.

뒤이어 대나무 빨대가 5개 중 4개(80%)로 나타났고, 플라스틱 빨대가 4개 중 3개(75%), 유리 빨대가 5개 중 2개(40%) 등의 순으로 파악됐다.

반면 스테인레스강으로 만든 5개 브랜드 빨대에서는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가장 빈도높게 검출된 과불화화합물의 유형은 페르플루오로옥탄산염(PFOA)이었다.

아울러 트리플루오로아세트산(TFA), 트리플루오로메탄설폰산(TFMS)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초단쇄(ultra-short-chain) 과불화화합물의 경우 고도의 수용성을 나타내므로 음용과정에서 빨대를 통해 체내로 흡수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연구팀은 검출된 과불화화합물의 농도가 낮게 나타난 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빨대를 일시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므로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과불화화합물이 체내에 오랜 기간 잔류하므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축적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연구팀은 검출된 과불화화합물이 방수처리 과정에서 빨대에 첨가된 것인지, 아니면 오염의 결과가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것인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언급했다.

빨대를 제조할 때 사용된 식물이 자란 토양 자체가 이미 오염되어 있었거나, 제조공정에 사용된 공업용수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하지 않았다.

그로펜 박사는 “종이 빨대와 대나무 빨대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된 만큼 생분해성에도 의문을 제기할 만해 보인다”면서 “이번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스테인레스강 빨대를 사용하거나, 빨대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을 권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과불화화합물이 식품이나 음용수 등에서 검출되는 데 영향을 미친 요인 등을 파악하기 위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는 첨언 또한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