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들 '베스레미' 급여 호소하는 국민청원
충분한 동의 못 얻어 실패..."희망의 문턱 앞 도와주세요"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5-31 06:00   수정 2023.05.31 06:01
4월 27일 행정안전부 청원24 게시판에 진성적혈구증가증 신약 베스레미의 급여화를 촉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지만, 질환의 희소성 때문에 충분한 동의를 얻지 못하고 마감됐다. 사진은 청원 글 캡쳐. © 청원24

최근 희소질환 치료를 위해 신약 급여화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지만, 질환의 지나친 희소성 때문에 충분한 동의를 얻지 못하고 그대로 마감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3월과 5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가 국민청원에서 최다 동의를 얻으며 연달아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하자 희소질환 치료제에 대한 급여를 촉구하는 환자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진성적혈구증가증’ 신약 ‘베스레미’의 빠른 급여화를 촉구하는 청원글이 지난달 27일  행정안전부 청원24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인은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의 아내였다.

글쓴이는 “남편이 혈전증으로 병원을 찾아 3주 간 매일 18통의 혈액을 뽑아 검사한 후에야 JAK2 유전자 변이가 원인임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베스레미가 국내 도입된 것을 알았으나 비급여로 비용 부담이 높아 급여가 되는 하이드록시우레아로 유지 치료만 지속하고 있어  매일 시한폭탄을 달고 사는 것 같다"면서 베스레미가 급여화 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의 절박함에 국내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1008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그러나 청원이 통과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로 지난 26일, 한 달간의 의견 수렴 기간이 허무하게 끝났다.

진성적혈구증가증은 골수의 체세포돌연변이가 골수 기능을 비정상적으로 활성화시켜 적혈구를 과다 생성하는 희소 혈액암이다. 단기적으로는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혈전증, 출혈 또는 심혈관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골수섬유화증 또는 급성백혈병으로 진행되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 질환이다.

국내 환자 수가 약 25만명에 달하는 유방암, 11만명의 폐암과 달리 진성적혈구증가증의 환자는 약 4000명에 불과하다. 환자수가 현저히 적고  질환 인지도도 낮아 국민청원도 실패한 환자들은 고가의 약값을 감당하거나 시한폭탄을 안고 병세가 악화되지 않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게 됐다.

한국혈액암협회 박정숙 사무국장은 “희소 혈액암으로 치료 옵션이 한정적이었던 진성적혈구증가증에도 신약이 등장했다는 기쁜 소식도 잠시, 고가의 약제비로 절망하고 있다”며 “하루하루 숨 가쁘게 살아가는 환자들이 최신의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조속히 보험 급여가 도입되기를 바란다”고 30일 말했다.

한편 파마에센시아의 베스레미는 진성적혈구증가증의 원인인 JAK2 돌연변이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근본적인 치료를 해주는 유일한 치료제로, 2021년 10월 허가 이후 현재 암질환심의위원회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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