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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ADC(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 산업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주도권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 지원과 물량 공세를 앞세운 ‘초고속 모델’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ADC 연구개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중국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대규모 자본 조달, 임상·제조를 뒷받침하는 CRO·CDMO 인프라가 결합하면서 임상 진입 ADC 파이프라인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됐다.
글로벌 임상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23년 신규 등록된 ADC 임상시험 중 중국 비중은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2025년에도 60% 안팎을 차지할 전망이다.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 작은 시장 규모와 제한된 자본력으로 인해 중국식 '물량 공세'를 따라가기 어렵다. 그러나 플랫폼 기술의 정교화와 차별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진단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국내 대표 ADC 기업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삼성서울병원과 에임드바이오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본관에서 'ADC Conference, Insider's Guide to Next-Gen ADCs: Korean Insights Driving Global Impact'를 개최했다. 패널 토론 의장은 에임드바이오 남도현 최고기술책임자가 맡았다.
패널 토론에 참여한 리가켐바이오 김용주 대표는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ADC 분야에서 미국을 제치고 가장 많은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면서 "정부의 전략적 투자와 유학파 연구자들의 대거 귀국, 임상 환자 모집 속도, CRO 인프라가 결합해 놀라운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NMPA의 신속심사제도, 혁신의약품 우대 정책을 도입하며 신약 개발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동시에 타이거메드, WuXi 계열사 등 글로벌 수준 CRO·CDMO 기업들이 등장해 임상시험 설계·수행부터 대규모 생산까지 원스톱 생태계를 구축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는 "중국 CRO는 주말이나 밤에도 답변이 올 정도로 24시간 가동된다"라며 "1~2년 만에 수백명 규모 환자를 모집하는 스피드를 한국이 따라가기는 어려우며, 결국 규모의 경제와 자본의 힘이 뒷받침된 구조"라고 지적했다.
인투셀 박태교 대표 역시 중국의 규모 효과를 강조했다. 박 대표는 "중국은 단순히 자본만 많은 것이 아니라 인재 구조 자체가 다르다"며 "1980~90년대 미국에 정착했던 유학생들이 대거 귀국하면서 연구개발 인프라가 급속히 확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인력 풀과 판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단순히 뒤따라가는 방식보다는 독창적인 기술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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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규모 열세 속 '플랫폼 정밀화' 유일한 해법
ADC 기업 대표들은 한국은 속도와 물량에서 경쟁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플랫폼 기술의 차별화와 정교화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김용주 대표는 "중국은 수많은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밀어 넣지만, 정교한 플랫폼을 가진 회사는 많지 않다"면서 "ADC는 항체·링커·페이로드·접합공정 등 네 가지 요소가 종합적으로 맞아떨어져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듀얼 페이로드 같은 차세대 설계도 무조건적인 조합이 아니라, 독립적인 작용기전을 가진 페이로드를 적용해야 임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름테라퓨틱스 이승주 대표 역시 "한국은 인구수가 적은 나라라 결국 글로벌을 지향해야 한다"라며 "덴마크나 스위스처럼 정밀 과학을 기반으로 글로벌 협력을 통해 성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남들이 이미 뛰어든 토포아이소머라제(Topoisomerase) 억제제보다 차별화된 페이로드를 먼저 개발해 5년 뒤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정부 지원·인력·자본의 '삼각 축' 절실
패널들은 공통으로 정부와 투자 생태계의 지원 부족을 지적했다. 이상훈 대표는 "한국에서는 실패하면 기업이 끝난다는 문화가 강하다"며 "벤처캐피털의 보수적인 태도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중국은 실패를 전제로 물량을 쏟아 붓는 구조지만, 한국은 실패 허용도가 낮아 혁신 시도가 줄어든다"고 우려했다.
김용주 대표는 "ADC는 하나의 임상 진입에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돈 싸움"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자체 자본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며, 정부 차원의 위험 분담 장치와 장기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인력 양성 문제도 거론됐다. 이승주 대표는 "대전에서 ADC 전문 인력을 찾으려 했지만, 기존 연구소 출신 외에는 인재 풀이 거의 없었다"면서 "결국 보스턴에 연구소를 세운 이유도 현지 경험자를 채용하기 위해서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해외 거점을 통한 리버스 브레인 서큘레이션(Reverse brain circulation)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패널 토론은 결론적으로 '중국을 그대로 따라잡을 수는 없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대신 한국이 선택할 길은 명확하다. △플랫폼 정교화 △중국 등 글로벌 협력 △정부 지원이다.
대표들은 "플랫폼 정교화를 통해 링커·페이로드·DAR 제어와 동질성 확보 등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야만 임상에서 차별성을 입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CRO·CDMO와의 분업으로 속도 격차를 좁히고, 미국·유럽 거점을 활용해 임상과 자금 조달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실패를 감내할 수 있는 제도, 장기 펀딩, 전문 인력 양성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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