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정부 차원에서 ‘국민관심질병’으로 분류할 만큼 환자 수가 많은 질환이다. 하지만 고혈압 치료관리의 중요성에도 고혈압 지속치료 환자 수는 약 650만 6,000명으로 전체 환자의 67% 수준에 머물고 있어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 공개한 2020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8년 고혈압 의료이용 환자 수는 약 968만 9,000명으로 천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질병 통제예방센터(CDC,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고혈압과 같은 기저질환을 지니고 있는 환자는 고혈압이 없는 환자 대비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중증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을 정도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혈압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5월 21일 대한고혈압학회 가정혈압포럼은 가정혈압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더 많은 가정혈압 측정 및 고혈압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가정혈압 측정의 임상적 중요성과 측정 방법이 담긴 ‘가정혈압 관리지침’을 발간했다.
가정혈압포럼은 이번 발간을 통해 병원 진료 시 혈압이 높게 나타나는 백의 효과(White Coat Effect), 진료실에서 혈압이 정상이지만 가정혈압이나 주간활동혈압이 고혈압으로 나타나는 가면고혈압(Masked Hypertension) 등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고혈압 환자들이 적절하게 진단을 받는 한편, 복약 순응도 및 치료 적극성 제고 등 고혈압 치료관리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혈압변동성 및 아침혈압상승 등 가정혈압관리와 함께 임상특성에 맞는 약물 선택해야
혈압변동성이 높은 고혈압 환자(상위 20%)는 낮은 환자(하위 20%)에 비해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2.1배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가정혈압 측정 등을 통해 혈압을 모니터링 하면서 혈압강하에 혈압변동성까지 낮추는 치료목표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아침혈압상승(morning surge)이 24시간 평균 혈압과 별개로 심혈관질환의 잠재위협이라는 점도 혈압변동성 관리의 중요성을 더하는 요소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진료지침을 통해 고혈압 약제를 선택할 때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동반질환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다면서, 혈압 변동을 최소화하여 혈압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는데 도움을 주는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강압 작용에 효과적이며 안전성이 입증되고 부작용도 비교적 경미하여 일차약제로 사용되고 있는 고혈압약은 크게 5가지로 분류한다. 이에 △ACE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차단제 △베타차단제 (알파-베타차단제 포함) △칼슘차단제 (Calcium Channel Blocker;Ca2+antagonist) △티아지드 (티아자이드)계 또는 티아지드 유사 이뇨제 △기타 약물(루프 이뇨제, 알도스테론길항제, 알파차단제, 혈관확장제 등)이 있다.
칼슘채널차단제(CCB)계열의 고혈압 치료제 성분인 암로디핀베실산염(제품명;노바스크)의 경우 국내 및 미국, 유럽의 주요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 시 권고되는 약제 중 하나다. 노바스크의 성분인 암로디핀은 낮은 혈압변동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11개 무작위, 대조 연구에 참여한 5,188명의 경증-중등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에서 평탄지수(Smoothness Index)를 이용해 암로디핀을 포함한 7개 고혈압 치료제 단일요법의 24시간 수축기/이완기 혈압을 비교한 결과, 암로디핀은 다른 대조약물과 비교해 낮은 혈압변동성을 보였다.
암로디핀은 혈압강하 효과 또한 다수의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그 중 한 연구로 ASCOT-BPLA(Anglo-Scandinavian Cardiac Outcomes Trial-Blood Pressure Lowering Arm)의 하위연구인 CAFE(Conduit Artery Function Evaluation) 연구가 있다. 총 2,199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암로디핀+페린도프릴(perindopril) 투여군과 아테놀롤+티아자이트(atenolol+thiazide) 투여군으로 나누어 관찰한 결과, 말초혈압강하 효과가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중심대동맥 혈압의 경우에는 암로디핀 투여군이 아테놀롤 투여군에 비해 더 우수한 혈압강하 효과가 나타났다.
한편 ARB(angiotensin-receptor blocker,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계열 약물인 텔미사르탄 성분도 앞서 언급된 메타 분석에서 암로디핀과 함께 다른 대조약물 대비 낮은 혈압변동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암로디핀과 텔미사르탄 성분이 복합제 형태로 이뤄진 약물인 노바스크티(성분명: 암로디핀베실산염, 텔미사르탄)의 경우, 암로디핀 또는 텔미사르탄 단독요법으로 혈압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본태성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된다. 노바스크티는 지난 2017년에 병포장 제형이 도입됐는데, 흡습성이 개선된 만니톨(mannitol)이 부형제로 사용돼 환자와 의료진의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