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종불문치료제 '비트락비' 희귀암 효과 ‘탁월’…반응률 80%
NTRK 암유전인자, 희귀암 정복의 뇌관 될수도…희귀 종양에 따라 90% 넘어
김상은 기자 kim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7-14 00:13   수정 2021.07.14 14:35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유전자 융합 발견을 중심으로 치료방법이 변화하는 추세다. 암종에서 돌연변이와 같은 유전인자를 감지하는 기술은 2010년에 접어들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유전자의 융합 종양 을 발견하고, 이에 따라 약재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트락비®(성분명 라로트렉티닙)는 키트루다에 이어 FDA에서 두번째로 허가된 조직진단 약제이다. 비트락비는 알려진 획득 내성돌연변이가 없는 NTRK 유전자융합을 보유한 성인 및 소아환자에게 사용이 가능한 항암제다.

또한 중국소진행성, 전이성 또는 수술적 절제 시 중증이환의 가능성이 높으며 기존치료제(혹은치료요법) 이후 진행됐거나 현재 이용가능한치료제가 없는 고형암 환자의 치료에 허가된 TRK 억제제다.

▲정밀의학의 발전…개인 유전자 정보에 기반한 치료법으로 전환 중

지난 13일 개최된 비트락비 미디어 세미나에서는 유전자융합을 포함한 고형암 진단과 치료에 관한 최근 임상현황과 비트락비를 임상현장에서 적용한 실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바이엘코리아 의학부 배주희 MA는 “보통 암이 시작되면 부위에 따라 폐암, 유방암 등으로 분류되지만 암종의 분자적 특징을 기반으로 종양을 치료하도록 설계된 치료제(암종불문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보통의 암에 평균적인 진단과 그에 따른 표준화된 암치료는 많은 사람들에게 성공적일 수 있지만 아직까지 난제로 남아있는 '희귀암'을 정복하려면 개개인에게 맞춰진 유전자의 특징에 맞는 치료법이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비트락비의 타깃은 변이된 TRK 단백질이다. 원래 TRK 단백질은 원래 말초 및 중추 신경계의 생리활성을 담당한다. 그런데 이 단백질을 만드는 NTRK(Neurotrophic receptor tyrosine kinase) 유전자가 절단되고 이에 다른 유전자가 융합되면서 발암성 융합 단백질이 생성되어 암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실제 암종에서 NTRK 유전자가 얼마나 발견되는지 아직까지 모르는 실정이다. 융합단백질을 가진 암종은 다양하나 여기에 암환자 숫자 자체가 적기 때문에 얼마나 발생하는 지 통계적으로 정확히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비트락비가 암종에 따라 얼마나 유효하게 치료효과를 보일지, 어떤 환자 군에 특정화 될지 아직까지 명확하게 파악된 바가 없어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NTRK 유전인자 암종 가진 환자 매우 드물지만 희귀암에서 비율 높아

이 날 연자로 참가한 오도연 서울의대 교수(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는 비트락비에 대한 초기 임상 연구부터 참여해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임상 치료의 사례를 공유했다. 

오도연 교수는 “최근 미국에서는 1년에 새로이 발생하는 유전자 융합 단백질에 기반한 암 사례가 1500~5000 건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발암성 융합단백질은 통계상으로 사실 굉장히 드문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오교수는 “비소세포폐암 및 직장암과 같은 일반적인 암에서는 융합 유전자가 1% 미만의 낮은 발생률을 보이지만 분비성 침샘암이나 분비성 유방암과 같은 매우 희귀한 암질환에 대해서는 상당수에서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SBC는 뇌종양의 매우 희귀한 사례인데 유전자 융합 단백질로 발현된 암종이 90%를 넘게 차지한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내원한 암환자의 경우 NGS검사를 먼저 실시하고 융합 단백질이 있는지 확인한 뒤, 퓨전 파트너 유전자까지 확인하고 치료제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오교수는 융합유전자를 잘 검사만 한다면 비트락비를 적용하면서 드라마틱한 결과를 이끌어 내면서 환자의 삶의 질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암 치료에서 치료반응이 80%에 육박…매우 이례적인 일 

오교수는 환자 중에 “14살 여자환자의 경우 유방암 종에서 매우 희귀한 사례였는데 반복적으로 암조직을 잘라내고, 약물치료를 반복했으나 진척이 없었다. 그런데 비트락비 5일 정도 복용하자 확연하게 암 조직이 줄어들고 복용 20일 차에는 암조직을 수술로 드러낸 것처럼 암조직이 없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트락비는 최근 학술연구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2021 유럽폐암학회온라인연례학술대회(European Lung Cancer Virtual Congress 2021)‘에서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NTRK 유전자융합 폐암환자에서 ORR 71%를나타냈고, 과거 치료 이력 중앙값이 3회인환자들은무진행생존율(PFS, Progression free survival) 69%, 전체생존율(OS, Overall survival)은 91%를 기록했다. 

오도연 교수는 “부작용과 이상반응에 대해서 260명 이상의 환자 중 3단계 이상의 환자에게서 부작용이 나타날 비중은 13%에 해당하며 ALT 3% 빈혈 2% 호중구 감소 2% 보고됐다. 전체 8% 환자가 용량을 줄여야 했고, 2% 환자가 이상반응으로 투약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오교수는 “라로트랩티닙은 반응률이 높아 암치료에서 80%에 육박한 수치를 보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덧붙여 “이는 성인, 소아 상관 없이 높은 치료 반응을 보이며 이런 치료효과도 지속기간에서 중앙값이 약 3년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자 중 절반이 3년 이상의 치료효과를 지속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PFS는 28개월이며 OS는 44개월이라고 덧붙였다. 

오교수는 융합 유전자 암 진단의 방식 또는 알고리즘은 나라별, 암종별, 병원별 진단 세팅이 다르다고 설명하며 아직까지 융합 유전자 암치료에 참여한 환자수가 매우 적은 점과 더불어 현재 시행되는 표준 암치료와 비교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비트락비는 2018년 11월 TRK 억제제증최초로 FDA의 승인을받았으며, 2020년 5월에 비트락비액, 비트락비캡슐 100mg, 25mg의 3개품목대한식품의약품안전처의승인을 받았다. 바이엘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비트락비는 암질환위원회 심의를 마쳤으며 이후 심평원에서 급여절차에 따라 약가 협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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