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는 크지만, 아직 국내 진출이 쉽지 않은 러시아 제약시장에 대한 접근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이에 대한 한 방법으로 국내 제약사인 쎌마테라퓨틱스의 러시아에서의 기업지분 인수 및 기술협력 사례가 소개됐다.
KOTRA가 최근 발간한 '한·러 경제협력과 산업혁력 신모델구축: 화학·제약 분야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2018년 기준 러시아 제약시장 규모는 세계 16위 규모로 시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2019년 시장 규모는 약 1조7,360억 루블(약 250억 달러)로 전년 1조6,820억 루블 대비 3% 성장했다.
2006~2016년간 다국적 제약사들의 對러시아 직접투자 금액은 약 52억 8,000만 달러에 달했으며 총 21개 투자 프로젝트와 20개의 M&A가 성사됐으며, 약 80여개의 외국계 기업들이 러시아에 직접투자를 시행해 현지화된 의약품은 약 360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KOTRA는 이번 보고서에서 국내-러시아 협력 사례로 '쎌마테라퓨틱스(구 메디파트너 생명공학)'의 러시아 진출 2건(베빅/팜신떼스)을 들었다.
쎌마테라퓨틱스의 인수 사례를 보면, 쎌마테라퓨틱스는 올해 3월 러시아 간암치료제 개발사인 베빅(Bebig)의 지분 일부를 2,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베빅은 모스크바 근교 특별경제지구에 두브나(Dubna)에 위치한 기업으로, 러시아 국영기업 러스나노(Rusnano)의 자회사인 NBT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베빅은 색전술과 방사선을 결합한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을 보유중이며, NBT(2019년 순이익 : 약 87만 달러)가 100% 지분 보유 기업으로서 쎌마테라퓨틱스에게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쎌마테라퓨틱스의 기술협력 파트너는 러시아 국영기업인 러스나노와 팜신떼스(Pharmsynthez)로, 이들은 올해 4월 코로나19 치료제 '네오비르(Neovir)'에 대한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네오비르는 DNA와 RNA 게놈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예방 및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제로, 쎌마테라퓨틱스는 임상실험 전 과정의 노하우를 팜신떼스에 제공하고, 개발 성공시 양사는 특허 공동 소유자가 됐다.
KOTRA는 쎌마테라퓨틱스의 협력 성공요인으로 협력파트너와의 상호보완적인 요인을 포착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전략을 꼽았다.
시장의 시의성 있는 제품 수요를 면밀히 분석하면서 현지 국영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기술개발 추진했으며, 현지 국영기업과의 기술협력 추진 및 민간 기업인 베빅의 일부 지분을 인수해 위험 분담(리스크 관리)과 제품 상용화(이익 창출) 부분도 동시 실현했다는 평가다.
한편, 해외기업의 러시아 진출 성공 사례로는 '애보트'의 베로팜(Veropharm) 인수합병(M&A)을 들었다.
애보트는 2014년 12월 암, 염증, 부인과 질환, 심혈관 질환 치료제를 생산하는 러시아 제약사 베로팜의 지분 98%를 2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2016년 9월에는 베로팜을 통해 블리디미르에 신약공장을 신설하고 러시아 내 생산설비 추가 확장을 발표했다.
2019년 베로팜 블리디미르 공장은 신규로 제약 생산라인 2개를 추가해 연간 5천만개 앰플 생산이 가능하게 됐으며, 신규 투자규모는 5억 루블(약 8,000만 달러)에 달했다. 같은 해 6월, 베로팜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경제포럼에서 애보트 그룹사와 협력각서를 체결해 향후 멸균 주입 주사기와 앰플, 비강 체료제를 생산할 예정이다.
애보트는 인수 이후 기업의 현지화를 통해 러시아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성장했다고 평가됐다.
KOTRA는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신약개발 원료가 되는 천연자원 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한-러 혁신플랫폼의 기술협력 매칭을 통해 러시아 기업 수요를 발굴하고, 공동으로 신약개발 체계를 갖추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제약시장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인 만큼, 러시아 내 생산기반 구축 중심의 현지 진출을 고려해야 한다"며 "제약과 함께 확대되는 의료기기 시장에도 기업의 관심이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