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잠잠’한 항생제 시장, 언제쯤 빛 보나
내성 증가 및 개발 부담 잇따라…제네릭·신약 개발 성과 고무적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3-12 06:00   수정 2020.03.12 07:33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치료제를 찾아 나선 가운데, 균을 사멸시키는 약제로 알려져 있는 항생제(antibiotics) 개발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80년부터 1987년 사이에는 무려 16개의 항생제 신약이 FDA로부터 허가받으며 포화 상태를 나타내기도 했으나,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단 2개의 약제만 허가를 받을 정도로 새로운 항생제의 등장 속도는 더뎠다.

문제는 그람음성균에 대한 항생제 개발이 더욱 더디다는 점이다. 15년 만에 원내 폐렴에 승인된 약제인 세프타지딤-아비박탐(ceftazidime-avibactam)이 등장하긴 했지만 여전히 새 항생제에 대한 니즈는 충분히 충족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국내외에서 주요 미생물의 항생제 내성 증가와 다제내성균의 의한 감염은 갈수록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내성균을 치료하기 위한 광범위 항생제를 많이 사용할수록 세균의 내성발현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결국 쓸 수 있는 항생제가 거의 없게 된 것이다.

내성균 감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새 약제 개발에는 막대한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고 이를 상용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소모해야만 한다.

따라서 최근에는 오래 전에 개발된 오리지날 제제의 제네릭이 새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월 항생제 ‘다라프림(성분명: 피리메타민)’의 퍼스트 제네릭이 FDA의 승인을 획득한 것이다.

다라프림은 과거 기생충의 일종인 톡소플라스마 원충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톡소플라스마증에 설폰아미드와 함께 사용하는 약물로 처음 개발된 약물이다.

이 특허권을 사들인 미국의 제약사 튜링 파마슈티컬스이 약가를 대폭 인상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호주 고등학생들이 1년 간의 연구 끝에 약가보다 훨씬 낮은 원가로 피리메타민 3.7g을 만들어 낸 사례는 이미 유명하다.

단, 다라프림을 사용했을 때 가장 빈도 높게 수반될 수 있는 이상 반응들로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독성 표피괴사, 다형홍반, 아나필락시스, 고페닐알라닌혈증 등이 있어 투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새로운 기전의 항생제 개발에 직접 뛰어든 제약사도 있다. 트리아자아세나프틸렌 세균성 국소이성화효소 억제 기전을 띄는 새로운 계열의 항생제인 ‘게포티다신‘의 임상 3상을 시작하는 GSK의 이야기다.

3상 임상 프로그램은 연구 2건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연구(EAGLE-1)는 임질 환자 약 600명을 대상으로 게포티다신과 현재 지침에서 권고되는 2제 요법인 세프트리악손+아지트로마이신(ceftriaxone+azithromycin)을 비교하는 것이다.

두 번째 연구(EAGLE-2)는 단순 요로감염(uUTI, 급성 방광염) 환자 약 1,200명을 대상으로 게포티다신과 1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니트로푸란토인(nitrofurantoin)을 비교한다. 두 연구의 첫 결과는 2021년 말 발표될 전망이다.

앞서 게포티다신은 임상 2상을 통해 긍정적인 소식을 알린 바 있다. 비뇨생식기 임질에 대한 임상에서 게포티다신은 단일 경구 투여 시 나이세리아 임질균(Neisseria gonorrhoea)의 박멸에 최소 95% 효과를 보인 것이다. ABSSSI 임상에서는 유효성 및 안전성 프로파일 측면에서 사전 명시된 임상적 유용성의 성공 기준을 충족시켰다.

다양한 장애물로 인해 신약 개발에 대한 부담은 여전한 항생제 시장이지만, 일부 제약사들의 노력으로 고무적인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어 향후 시장 판도가 어떻게 뒤바뀔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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