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와 고열요법(hyperthermia)의 병용은 종양 부위서 항암 약물의 축적과 흡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나노 기술을 더해 정확성과 안전성까지 확보한 연구들이 나타나 항암효과의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2019 약학학회지 9월호에 게재된 김종오 교수팀의 ‘상승작용을 이루는 종양치료로써 고열치료와 항암제의 병용’ 논문에서는 본 병용요법에 나노기술을 이용한 몇 가지 종양 치료전략이 설명됐다.
무기화합물 나노물질 이용 치료
금 나노막대(gold nanorod)는 광열효과를 나타내면서 생체 독성이 거의 없는 입자로,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이동할 때 사용하는 '다리'라고 할 수 있는 부분(사상위족)을 잘라내 전이를 차단할 수 있다.
이에 폴리에틸렌 글리콜(Polyethylene glycol)이라는 젤을 합성하면 더 먼 종양부위까지 약물을 전달할 수 있고, 광역동 효과를 띄는 염료 메틸렌블루를 더하면 세포 신호를 증가시켜 암의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 가능하다.
예를 들어, 파클리탁셀(paclitaxel)을 포함한 나노입자와 금 나노막대를 폴리에틸렌에 섞어 투여한 뒤 근적외선을 조사해 온도를 상승시켜 종양을 사멸하는 방법이 있다. 여기서 근적외선은 약물을 종양 세포에 직접적으로 흡수시키면서 간접적으로 약물의 방출을 돕는다.
탄소를 이용한 나노입자인 탄소 나노튜브(CNT) 연구도 있다. 이는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약물을 전달하는 데 탁월하며 특히 광열치료나 약물과 병행 시 세포로 열 또는 약물의 전달을 높인다. 또한 이를 모두 병합할 경우 그 효과가 더 극대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화합물 나노물질 이용 치료
‘리포솜제제’의 항암제와 고주파온열치료의 병용 시 리포솜의 구조와 크기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 내로 약물 흡수를 증가시키고,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등 암치료 효과가 상승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Yuk-Wah Tsang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리포솜 제제의 항암제(Lipodox)와 고주파온열치료를 함께 적용한 실험실 연구 결과, 일반 온열요법(42도의 뜨거운 물)에 비해 고주파온열치료를 시행한 조건에서 더 많은 항암제가 흡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물 실험에서는 직장암에 유발시킨 쥐를 대상으로 항암제를 단독 투여한 경우와 항암제를 투여한 후 고주파온열치료 또는 일반 온열요법을 진행한 경우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항암제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항암제와 일반 온열요법을 병용한 경우에 비해, 항암제와 고주파온열치료를 함께 진행했을 때 암세포 증식이 가장 많이 억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성 나노물질’은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치료도구로, 형광을 띄기 때문에 인식하기 쉽고 세기와 방향을 자유자재로 통제할 수 있다. 최근 이를 이용한 생분해성 항암치료 마이크로봇이 개발됐다.
DGIST 최홍수 교수 연구팀은 3D레이저 리소그라피 공정으로 자성나노입자와 약물을 탑재할 수 있는 3차원 구조의 생분해성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 이는 외부자기장을 이용한 무선제어방식으로 체내에서 빠르고 정밀하게 약물을 이송하고, 생분해성 폴리머로 제작해 치료 후에 로봇이 부작용 없이 체내에서 생분해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종오 교수팀은 논문을 통해 “항암제와 고열치료, 나노입자의 병용은 여전히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항암치료에 있어서 좋은 전망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효율적인 병용 치료법 개발을 위해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