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서 ‘유지 요법’, 1차 치료 이상의 의미 가진다
1차 치료서 개념 확장…나아가 최적 치료법 탐색에 사용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9-23 06:00   수정 2019.09.23 06:55
난소암 치료제 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치료제가 많지 않고 재발이 잦은 난소암에서 새로운 1차 치료 개념을 도입해보자고 하는 것인데, 그 중에서도 ‘유지 요법(maintenance therapy)’이 세계적으로 자리잡아가는 분위기다.

1차 치료에 더해 새롭게 나타난 치료 개념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유지 요법, 공고 요법(consolidation therapy), 병합 요법(switch maintenance therapy)이 그것이다.

유지 요법은 이전 치료에 반응이 있던 경우 암이 진행되거나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진행하는 치료법이다. 초기 치료 후 진행 암의 성장을 늦추는 데 사용될 수 있으며, 다른 말로 지속 요법이라고도 한다.

공고 요법은 1차 치료 후 암세포를 사라지게 하기 위한 치료다. 혹시 모를 암세포가 몸에 남아있을수도 있을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다른 말로 강화 요법 및 사후 완화 요법이라고도 한다.

병합 요법은 암의 성장이 진행되지 않은 환자에서 유도 화학 요법을 시행한 후 다른 작용 방식의 치료를 적용해보는 것을 말한다. 즉, 일정 치료에 대해 완전 반응 또는 부분 반응이 있는 환자에게 암세포를 완전히 사멸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방식을 시도해보는 것이다.

이 모든 치료법들은 1차 치료로 되돌아가 결국 2~4차 치료까지 반복하다 사망할 수도 있는 기간을 연장해보자는 의미로 진행되며, 더 나아가 해당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찾아보자는 개념으로 통용된다.

그 중 유지요법은 난소암에서의 1차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만큼 전 세계적으로 관련 약제에 대해 신속한 승인이 이뤄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난소암 치료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의 경우, 백금화학요법 기반 항암제를 1차로 사용한 BRCA 유전자 변이 진행성 난소암 환자들에게 린파자를 단독 투여한 결과, 위약군에 비해 증상 진행 및 사망에 이른 비율이 70% 가량 낮았다.

현재 린파자는 최근 허가를 획득한 EU를 포함해 전 세계 64개국에서 BRCA 유전자 변이 유무와 무관하게 백금화학요법 민감성 재발성 난소암 환자들을 위한 유지요법 용도로 허가받아 사용되고 있으며, NCCN 가이드라인에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난소암 신약인 루브라카(성분명: 루카파립) 역시 올해 상반기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재발성 난소암 환자의 유지요법을 위한 단독요법으로 적응증 허가를 취득했다.

루브라카의 임상 3상인 ARIEL3 시험을 보면, 백금화학 기반 항암제에 완전반응 또는 부분반응을 나타낸 여성 중 루브라카를 복용한 군이 위약을 복용한 군에 비해 무진행생존기간이 유의하게 높았다.

혹 1차 약제에 이어 2차 약제에 대한 반응이 좋다 하더라도, 계속되는 치료에 실패하게 되면 생존기간은 급속히 줄어들 수 있다. 즉, 유지요법은 암세포를 줄이는 치료라고 할 수는 없지만 환자의 삶의 질 향상 등에 영향을 주고, 길게 바라본다면 또 다른 이점을 주는 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난소암 환자들의 생존기간 및 생존율을 향상하기 위한 방안들이 연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유지요법이 담당할 역할이 얼마나 더 확장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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