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월드 데이터, 신약 개발에 이렇게 활용해라
신약 개발 전주기에 걸쳐 이용 가능…FDA 승인에도 활용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12-14 06:00   수정 2018.12.14 06:05

지난해에 이어 리얼월드 데이터(Real-world data, RWD)와 이로부터 얻어지는 리얼월드 근거(Real-world evidence, RWE)의 중요성이 계속해 강조되는 분위기다.

13일 연세암병원에서 열린 ALYND for BioHealth R&D Platform에서는 IQVIA의 김정애 상무가 신약 개발에서 RWD와 RWE를 활용할 수 있는 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RWD는 환자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총칭한다. 심지어는 환자가 사용하는 SNS, 사용하는 헬스 데이터까지 모두 포함된다.

그렇다면 왜 보건의료계에서 리얼월드 근거(evidence)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을까.

이 상무는 “환자에게 약이 투여되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부터 그 약이 시장에서 사라질 때까지 알아야만 하는 정보들이 있다. 또 각 단계에서 제출해야만 하는 항목들과 데이터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정보와 데이터들을 기존에는 무작위 대조 연구(Randomised Clinical Trials, RCT)로만 얻어진 정보를 좋은 근거라고 간주했으나, 이 RCT만으로는 모든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없었다는 것.

이 상무에 따르면, RCT는 굉장히 제한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연구이기 때문에 실제 리얼월드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알 수가 없다. 전주기에 걸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데이터가 바로 RWD다.

RWD는 신약의 개발 트렌드와도 맥락이 닿아 있다. 과거 신약 개발은 만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했지만 최근에는 희귀 질환(rare disease)에 대해 개발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FDA나 EMA는 이미 RWD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FDA의 경우 의료기기에 RWD를 활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은 이미 개발된 상황이다. EMA의 경우에도 모든 임상 데이터가 모든 효과를 측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RWD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단, RWD를 활용한 의약품 관련 FDA 가이드라인은 적응증을 추가할 경우이거나 조건부 승인을 받았을 때 다른 정보를 증명해내는 정도로 정해질 것이라고 이 상무는 전망했다.

이 상무는 “RWD는 실제로 FDA 허가 과정에서 종종 이용된다”며 대표적인 예시를 몇 가지 소개했다.

먼저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의 허가 과정을 예로 들 수 있다. 바벤시오의 초기 적응증은 전이성 메켈세포암종(MCC)으로, 이는 희귀한 질환이어서 임상시험 과정에서 비교군을 찾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레지스트리(registry) 데이터에서 비교군에 해당하는 자료를 가지고 와서 효과를 비교 분석해 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다. FDA 승인 초기에는 수혈 과거력이 있는 환자들에만 적응증 승인을 받았지만, 레지스트리 안에서 수혈 과거력이 없는 환자를 분석해보니 과거력이 있는 환자들과 동등한 효과와 안전성을 보였다. 따라서 수혈 여부와 상관없이 급여 승인을 받았다.

이 상무는 “예전에도 차트나 클레임 데이터는 존재했다. 그러나 빅데이터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그 데이터들을 하나로 묶는 시스템이 생긴 것이다. 디지털과 기술이 데이터에 접목되면서 RWD와 RWE가 더 중요해지고 가치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환자가 많고 발병 기전이 다양한 고혈압의 경우는 개인정보를 쉽게 알기가 어렵지만 희귀질환의 경우는 노출될 위험이 더 크다. 질환특성에 따라 집합(aggregation) 레벨을 바꾸면서 환자의 개인정보가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지금 국내 상황은 어떤 데이터가 있으면 이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가 고민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각각의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들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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