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한 목표 향해 가는 PCSK9 억제제
속도차 있지만 ‘시장 형성’ 목표 하에 상생 관계 전망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9-21 06:00   수정 2018.09.21 10:55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와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로 대표되는 PCSK9 억제제들이 서로 간 경쟁보다는 출시 및 적응증 확대에 의미를 두며 시장 형성에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PCSK9 억제제는 LDL 수용체의 분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PCSK9 단백질의 활성을 저해해 혈중 LDL-C 수치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올해 개정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4판에 이름을 올리며 그 존재감이 더욱 뚜렷해졌다.

국내 출시된 PCSK9 중 가장 먼저 허가받은 프랄런트는 지난해 1월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종접합 가족형 및 비가족형) 또는 혼합형 이상지질혈증에 대해 승인받았다.

여기에 올해 8월 레파타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적응증인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에 이어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과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및 혼합형 이상지질혈증에 적응증을 추가 획득했다.

레파타가 이번에 승인받은 질환인 죽상경화증 심혈관질환(ASCVD)은 관동맥심장질환과 뇌졸중, 말초동맥질환으로 요악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질병은 동맥경화에서 시작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병일 뿐 아니라,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부위별로 분류했다고 볼 수도 있다.

ASCVD를 비롯한 많은 심혈관질환들의 주요 위험 인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LDL-C다. LDL-C의 감소는 곧 죽종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1차 치료 목표도 결국 LDL-C의 감소다.

LDL-C의 감소를 위해서는 ‘스타틴’이 백본(backbone) 약제가 된다. 에제티미브가 2차 약제로 더해져 사용될 수도 있지만, 반드시 효과가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 교수는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같이 투여하면 무조건 효과가 좋냐, 그렇지도 않다. 스타틴 단독 투여시 크게 효과가 없던 사람들은 에제티미브를 추가해 써도 큰 차이가 없다. 1mg/dL은 떨어지지만 드라마틱하게 30~40mg/dL이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스타틴 이후 오랫동안 지속된 신약 개발의 부재와 새 조합 옵션이 개발되지 않아 해결책이 미미했던 ASCVD에 레파타가 적응증을 확대하며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어느 정도 충족시킨 것은 분명히 성과라고 불릴 만하다.

그러나 PCSK9 억제제가 국내에 도입된 지 오래되지 않은 만큼, 프랄런트와 대결 구도가 아닌 한 시장을 형성하는 같은 기전의 약제로 시장 확대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분위기다.

프랄런트 또한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지만, 적응증 확대 면에서 레파타와 비슷한 수순을 밟으며 레파타와 대결 구도가 아닌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여 한동안은 ‘상생하는 관계’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PCSK9 억제제는 등장 자체로 매우 의미가 있고, 따라서 누가 우위이고 먼저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시장이 잘 형성되는 게 중요하기 때문.

게다가 프랄런트의 현 적응증은 국내에만 해당되는 것이고, 미국 FDA에서는 ASCVD에서 LDL-C 추가 강하가 필요한 환자들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이 확대돼 있다.

이상지질혈증 및 심혈관질환 등 LDL-C의 조절이 필수적인 질환들에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두 약제가 PCSK9 억제제의 선발대로서 관련 국내 시장을 얼마나 잘 형성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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