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향해 간다…진화하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퍼제타-캐싸일라’로 이어지는 개발 역사…일부 아쉬운 점도 존재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8-30 06:28   수정 2018.08.30 06:41
완치가 어려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에서 치료제들이 꾸준한 수확을 올리며 완치 가능성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한국로슈는 ‘HER2에서의 환자를 위한 지속적 혁신’이라는 주제의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자사의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들을 소개했다.

치료제 개발의 시작은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이었다. 허셉틴은 세계 최초의 HER2 양성 유방암 표적 치료제로 개발돼 생존율 향상을 입증했다.

화학요법 단일 요법과 화학요법-허셉틴 병용 요법을 비교한 H0648g 연구에 의하면, 병용 요법은 항암화학 단일 요법에 비해 질병 진행 속도, 객관적 반응률, 반응 기간, 전체 생존 기간 등 다양한 지표에서 우월성을 나타냈다.

하지만 완치는 쉽지 않았다. 이를 위해 한 단계 더 진보한 것이 퍼제타(성분명: 퍼투주맙)의 개발이었다.

허셉틴에 이어 개발된 퍼제타는 허셉틴과의 듀얼 블록(Dual block) 전략을 통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1차 치료제로 올라섰다. 이 둘의 듀얼 전략은 암세포의 서로 다른 부분에 결합해 이합체화를 방지하고 종양 증식을 방지한다.

치료 받은 적 없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퍼제타의 CLEOPATRA 연구를 보면, 퍼제타+허셉틴+도세탁셀(화학요법) 병용 요법은 위약+허셉틴+도세탁셀 병용 요법 대비 15.7개월 높은 전체 생존기간을 나타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때 나타난 퍼제타+허셉틴+도세탁셀 병용 요법군의 전체 생존기간이 무려 56.5개월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까지 전이성 유방암 치료 사상 최장의 전체 생존기간이다. 여러 고무적인 데이터들을 근거로 퍼제타는 2013년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는다.

뒤이어 유방암 최초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인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트주맙엠탄신)이 개발됐다. 캐싸일라는 2014년 HER2 양성 환자이면서 이전에 허셉틴과 탁산계 약물을 별도로 투여하거나 또는 병용 투여 적이 있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 투여 가능한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캐싸일라의 특징은 ‘단독’ 요법으로도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캐싸일라의 EMILIA 실험은 캐싸일라 단독 투여군과 라파티닙(상품명: 타이커브)+카페시타빈(상품명: 젤로다) 병용 투여군으로 나눠 진행됐다. 캐싸일라 단독 투여군은 병용 요법군 대비 전체 생존기간이 5.8개월 더 길었으며 사망 위험은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항체-약물 접합체는 암세포의 표면에 발현된 특정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사용해 약물을 종양 세포 내로 전달한다. 혁신적 기전인 만큼 질병의 완치를 위한 차원에서 2차 치료제보다는 1차 치료제 허가를 위한 시도를 해 볼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로슈 측은 “캐싸일라와 관련한 모든 임상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며, 병용 요법 등 다양한 임상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의 연구 결과를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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